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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아이에게 정부와 국민의 관심을…■ 인터뷰 - 주사랑공동체교회 이종락 목사
채희걸  |  jsssong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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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28  09: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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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받지 못한 비밀출산으로 태어난 아이를 베이비박스로 받아 돌봐주고 있는 주사랑공동체교회 이종락 목사. 이 목사가 불우한 아이를 거두게 된 동기와 아이를 키우며 겪은 눈물어린 애환과 감동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유기견 보호에 앞장서는 정부
 양육포기 아이보호에 우선해야
 베이비박스 활동,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후원 붐 일으킬 것

복음치유가 소문이 나면서
아이 돌봐달라는 애원에 베이비박스 탄생

먼저 베이비박스로 불우한 아이를 맡아 돌보게 된 동기를 들어봤다.
“제게는 지금 전신마비로 꼼짝을 못한 채 침대에 누워있는 33살의 막내아들이 있습니다. 이 아들이 14살 때 임파선이 부어 얼굴 크기만큼 커졌어요. 이게 악성감염이 됐습니다. 그러더니 파상풍이 발병해 뇌에 산소 공급이 안 되면서 뇌세포가 죽어 장애가 온 거죠. 몸을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눈만 깜박깜박하고 있어요.

아들의 중병에 좌절하지 않고 이웃환자를 위로하고 돌보며 복음을 전하다보니 아들의 병으로 얻은 마음의 상처를 위로받으면서 환자를 치유하게 되더라고요. 이 소문을 듣고 팔순이 넘은 할머니로부터 장애를 지닌 외손녀를 돌봐달라는 말도 안 되는 부탁을 받게 됐지요. 거절을 못하고 돌봤어요. 3개월 뒤 할머니의 손녀를 병원에 데려가니 의사가 병원에서 2년반 동안 있어도 치료가 안 됐는데 치유된 것에 깜짝 놀라며 의료사고로 치료받던 네 명의 환자를 맡아주길 간청하더라고요. 이도 거절하지 못하고 돌봤지요. 갑자기 돌볼 중증환자가 늘어나면서 우리 부부는 하루에 2~3시간 잠을 잘 수밖에 없어 무척 힘들었죠. 부부만으로는 힘이 부쳐 구청에 봉사자들을 요청했고, 그러면서 우리 부부의 복음치료에 대한 소문이 확 퍼졌어요.

2007년 꽃샘추위가 맹위를 떨치던 어느 날, 새벽 3시20분에 전화가 걸려왔어요. 울먹이면서 ‘아이를 맡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남기고 전화가 끊어졌어요. 밖에 뛰어 나가보니 고양이가 후다닥 놀라서 달아나는 거예요. 생선박스를 열었더니 추운 날씨에 저체온증이 온 아이가 안에 있더라고요. 섬뜩했지요. 아이를 안고 집에 들어와 눕히고 나서 생각했어요. 주차장, 공중전화박스, 담벼락 아래 내버려진 아이를 살리기 위해 베이비박스를 만들어서 아이들을 받기로요. 이런 아이를 통해 저는 생각지도 못한 목사가 됐고, 다른 사람을 위로해주는 위로자가 됐고, 복음을 전해주는 기쁨도 누리게 됐지요.
낙심하고 마음이 무너진 사람은 어떤 약으로도 치료하기 어려워요. 그래서 자연스레 장애인공동체 목회활동이 시작된 겁니다.”

베이비박스에 들어온 아이들의
구구절절한 사연에 눈물 쏟기도

이종락 목사는 2009년부터 베이비박스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1522명의 아이를 맡았다. 베이비박스에 들어온 아이의 엄마는 초창기는 10대 미혼모가 60%였다. 그리고 나머지는 외도로 태어난 아이, 불법노동자의 아이, 근친상간이나 강간사건으로 태어난 아이들이다. 이런 아이들을 낳은 많은 엄마들은 출생신고도 하지 못하고 베이비박스를 찾게 된다고.

베이비박스 문이 열리면 10초도 안 돼 초인종 소리가 난다. 그 다음 아이를 안으로 데려와 119에 신고를 하고, 신고를 받은 경찰이 와서 조사를 한다. 이후 구청에서 아이를 데려가 병원검진을 마친 뒤 영아일시보호소로 보냈다가 다시 보육원으로 보내진다. 박스에 아이를 데려온 엄마는 그냥 아이들 두고 가는 경우도 있지만 90~93%는 이 목사를 만나고 간다. 원치 않는 임신을 하고 다시 비밀출산을 하다 보니 엄마들은 거의 우울증에 심한 스트레스를 갖고 있다. 어떤 미혼모는 아이와 동반자살을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베이비박스로 들어온 아이 중엔 엄마가 아이를 3층에서 던지고 자신은 5층에서 투신자살하려다가 베이비박스를 소개한 TV방송을 보고 신발도 안 신고 달려와 아이를 맡겨 이 아이를 살린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를 산에 묻으려다 아이가 울거나, 출산 후 아이의 목을 조르다가 아이 울음에 놀라 박스로 데려오는 경우도 있죠. 목이 졸린 아이의 퍼렇게 멍든 모습을 보고 자원봉사자들 모두가 한바탕 울었던 적도 있습니다.”

오갈데 없는 아이는 선교관서 양육...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족도 지원

“어떤 미혼모는 3시간30분 동안 울더라고요. 진정을 시킨 뒤 아이를 위해 평생을 기도하며 살 수 있겠는가를 묻습니다. 그러면 평생 아이를 생각하며 기도하며 살겠다고 답을 합니다. 이 아이가 잘 크면 너의 기쁨이 되고 나라의 기쁨도 될 거라고 말하지요. 그리곤 정말 아이를 포기하겠냐고 묻습니다. 그러면 어떤 엄마는 ‘목사님 제가 졸업할 때까지만 키워주세요’, ‘취직할 때까지, 방을 얻을 때까지 6개월 동안이라도 키워 달라’며 애원을 합니다. 87명의 아이를 이런 부탁을 받아 키우고 있어요.”

이렇게 해서 엄마 곁으로 다시 돌아가 크는 아이가 30%입니다. 부모가 양육을 포기한 아이들은 보육원으로 보냅니다. 하지만 보육원에 가더라도 모자관계가 끊기지 않아요. 오갈 데 없는 아이들은 우리 선교관에서 다시 최장 3년간 키워줍니다. 자립을 위해 자격증을 따게 해주는데, 이 중에는 우리 직원으로 3명이 채용되기도 했습니다. 또 경제적 어려움으로 못 키우는 아이들 140명은 3년간 지원합니다. 지금 70여 가족을 지원하고 있는데 쌀, 기저귀, 분유, 생필품, 장난감, 유모차 등 육아용품과 매월 20만 원을 지원합니다. 출생신고를 못하는 아이는 보육원이나 선교원에서 키웁니다. 보육원에 가거나 입양을 보내는 아이는 파출소에서 DNA검사를 합니다. 그리고 엄마주소, 주민등록번호, 엄마가 남긴 사연편지와 상담내용 등의 기록을 남깁니다. 그래서 엄마가 나중에 찾고 싶으면 DNA검사자료를 통해 경찰서에서 1개월 내 찾아주게 됩니다.”

버려지는 아이들 정부가 돌볼
법안 마련해 국회에 제출

“엄마가 버리지 않고 지켜낸 아이를 정부가 돌봐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가 없는 살림에 2700만 원을 들여 법학교수, 변호사 등의 협조를 받아 법안을 마련해 국회에 넘겨 심의 중에 있습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정부가 위기 임신부터 비밀출산과 양육까지 책임을 지게 될 겁니다. 임신을 시킨 아버지도 찾아 양육비를 지원받게끔 법조항을 명시하고 있지요. 이 법안이 통과되면 베이비박스는 사라질 겁니다.”

이 목사는 유기견 보호에도 정부가 힘을 쓰는데 이런 아이들을 정부가 정성껏 돌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불우아이를 출산할 엄마들이 아이를 포기하지 말고 꼭 지켜야 합니다. 그리고 이 사업을 돕기 위한 국민적인 관심과 후원이 절실합니다.”
현재 베이비박스 사업은 국내외의 약소한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이 목사는 지난해 미국에서 베이비박스 활동기록을 다큐멘터리영화로 제작해 미국을 비롯한 유럽 각국에 방영하면서 후원붐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 영화방영으로 더 많은 후원이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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