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코피아 사업에 ‘생활개선과제’도 병행 추진해야김은미 전 코피아 케냐센터 생활개선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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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18  11: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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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오래전 선진국으로부터
원조를 받은 나라다.
이젠 그 빚을 갚을만한 위치다.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도 개발도상국 농촌의
생활개선을 지원해야 한다.
코피아 프로그램에
생활개선과제를 함께 병합해
추진하는 방법을 고민할 때다."

   
▲ 김은미 전 코피아 케냐센터 생활개선 전문가

아프리카 케냐에서 6개월간 생활개선 전문가로 일하고 돌아왔다. 1970년대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 생활지도사로 근무하면서 어렵지만 보람있게 추진했던 생활개선과제들을 아프리카의 케냐에서 보급한 것이다.

케냐 농촌의 부엌은 돌멩이 위에 솥이나 냄비를 얹고 나무를 때서 식사를 마련한다. 나무를 때니 부엌 안에 연기가 많이 나지만 창문도 굴뚝도 없다. 따라서 취사 시 발생하는 연기가 폐렴, 천식, 기도 감염 등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여성이 남성보다 수명이 짧은 유일한 나라가 케냐다. 이런 열악한 부엌에도 이유가 있다고 판단돼 부엌개량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추진했다. 마을마다 모델부엌을 1곳씩 설치해 다른 농가들이 보고 따라할 수 있도록 했다. 물탱크와 연결해 부엌 안으로 수도를 끌어들였고, 굴뚝이 연결된 개량화덕을 설치해 연기가 외부로 빠지도록 했으며, 바닥은 콘크리트로 깔끔하게 마감했다. 모델부엌을 설치한 뒤엔 부엌개량을 원하는 농가에 자재와 기술을 지원해 자력으로 개량할 수 있도록 했다.

물 부족 문제가 심각한 마을에는 솔라펌프 설치를 지원했다. 생리대가 없어 생리기간에 학교를 가지 못한다는 여학생들을 위해선 면 생리대 만들기 과제를 추진했고, 시범마을 여성들에겐 앞치마와 팬티 만드는 법도 교육했다.
말도 잘 통하지 않고 환경도 전혀 다른 나라에서의 생활개선과제 보급이지만 큰 어려움은 느끼지 못했다. 1970년대 우리가 추진했던 생활개선사업의 경험을 십분 활용하니 이곳에서도 통했는가 보다. 그 시대 우리나라 농촌 어머니들도 지금의 케냐 농촌의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똑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그 고충이 이해됐고, 더 가깝게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코피아센터가 개도국 현지에 설치 된지 10년째다. 단계별 전략에 따라 시범마을 육성을 하게 돼 있는데, 시범마을은 농업기술의 보급뿐만 아니라 종합적인 지역개발의 성격이 강해 성과 창출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요구된다. 현지 농촌마을 여성들을 통해 생활개선과제도 같이 접근한다면 전체적인 투입과제의 연착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빠른 시일 내 가시적 성과로 나타날 것이다. 10년을 기점으로 방향 전환이 필요한 이 시점에 한국의 지역개발 성공모델을 코피아 시범마을 사업에 적용해볼 것을 신중히 제안해본다. 농촌진흥청에서 이미 추진한 프로젝트 중 수원국 현지에 맞는 과제들을 선별해서 접목하는 것도 방법이다. 농촌주거환경개선, 응용영양사업, 농촌여성 일감 갖기, 농촌전통테마마을, 교육농장 등 우리가 성공한 지역개발사업들이 그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는 전국 각지에 회원이 9만 명이나 되는 명실상부 우리나라 농촌여성단체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역사가 길다. 이들을 통한 교류나 지원은 국내에 각국 코피아센터를 지원할 강력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이다. 일례로 2018년부터 생활개선중앙연합회는 ‘해외농업국 교류 사업’을 수립해 개도국 여성들에게 단기나마 생활개선과제를 보급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런 활동들이 각국의 코피아센터와 연결돼 지속가능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우리나라도 오래전엔 선진국으로부터 원조를 받은 경험이 있는 나라다. 이젠 우리가 그 빚을 갚을 수 있을만한 위치에 와 있다.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도 개발도상국 농촌의 생활개선을 지원해야 한다. 코피아 프로그램에 생활개선과제를 함께 병합해 추진하는 방법을 고민할 때다. 향후 코피아 프로그램 발전방안이 현지의 농촌여성이 주체가 되고 여성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마련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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