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동 시인․칼럼니스트

희망은 농업인의 삶을
즐거운 길로 인도해준다.
‘우리농업을 왜 보호해야 하나’의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

농업인이 기해년 한 해에도
논과 밭, 축사 등 곳곳에서
돼지꿈 같은 일들이
쉼 없이 펼쳐졌으면 좋겠다.

▲ 김훈동 시인․칼럼니스트

기해년, 새해가 밝았다. 행운과 재복을 상징하는 황금돼지띠 해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거는 한 해다. 한 해의 시작이다. 시작이란 낱말은 무한한 희망이 담겨있다. 새로운 다짐, 새로운 각오로 새롭게 시작하자. 올해는 농정의 방향도 ‘사람중심의 농정개혁’을 기치로 내세웠다. 그렇다. 농업인이 농정의 중심에 서야 마땅하다. 경제적 가치 중심의 기존 농업을 ‘공익적 가치’를 추구하는 농업으로 확장한다.

농산물 공급자에 머물던 농업인을 좋은 먹거리를 만들고 환경을 지키는 주체로 내세우겠다는 구상이다. 2019 농림축산식품부 업무보고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세계는 이상기후 탓에 식량자급이 언제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곡물자급률은 식량안보 차원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업·농촌의 지속적인 발전이 필요하다면서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강조한 것은 그 의미가 매우 깊다. 농업에 과감히 투자해 농업인이 혁신의 주체가 되고, 젊은이들이 돌아오는 농촌을 만들어야 한다. 직불제는 작물의 종류나 규모 등과 관계없이 모든 중소 농업인까지 포용하는 방향으로 개편돼야 한다면 당사자인 농업인과 전문가 등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야 한다고 밝혔다. 농정혁신에 농업인이 주체가 되고 농업인의 의견을 들어 풀어가야 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의 옳은 농정시각이다. ‘따뜻한 농정, 더불어 잘사는 농업·농촌’을 만든다는 게 새해 농정당국의 목표다. 농업인들은 새해에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농업을 가장 혁신적인 산업으로 발돋움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시대가 변했다고 해도 농업인들이야말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탱하는 보루다. 농촌·농업은 한국인의 마음의 뿌리요 민족의 생존산업이다. 국민소득 3만불 시대가 아닌가. 성장의 열매를 농촌에 집중 투자해 이젠 스마트농업을 확산시켜야 한다. 정보통신기술(ICT)과 농업기술을 결합하면 농업은 가장 혁신적인 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다.

농촌의 밝은 미래는 기다리기만 하면 오는 것이 결코 아니다. 농촌의 주인인 농업인이 선진농법을 일구기 위해 스스로 노력할 때 가능하다. 물론 보다 더 적극적인 농업인의 의견이 분출되고 그것이 농정에 반영돼 나갈 때 농업을 영위하는 보람을 갖게 된다. 노령화가 심화되고 있는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도 과제다. 농촌은 여러 가지 해결해야할 문제가 여전히 많다. 농촌과 도시와의 소득격차, 계절마다 반복되는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발생, 이상기후로 인한 농작물 피해, 농업인의 주소득원인 쌀값 불안정 등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정치권이 농업·농촌에 관심을 갖고 힘을 모으면 이건 난제(難題)도 아니다. 대통령도 농정당국도 새해에는 잘사는 농업·농촌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기해년 새해, 농업인은 희망을 갖고 풍년농사를 일궈갈 다짐을 해야 한다. 희망의 가치는 무한하다. 농업인이 농업에 걸고 있는 희망이 무너지지 않게 해 주는 일, 그것은 농정당국자요 도시 소비자들이다. 희망이 농업인을 일으켜 세운다. 안전한 우리농축산물을 우리 가족의 식탁에 올리는 일이다. 우리 농축산물 소비가 농가경제를 도와주는 것이기에 그렇다. 경기불황과 소비침체가 지속돼 농가경제가 녹록치 않다.

희망은 농업인의 삶을 즐거운 길로 인도해준다. ‘우리농업을 왜 보호해야 하나’의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 농업인이 기해년 한 해에도 논과 밭, 축사 등 곳곳에서 돼지꿈 같은 일들이 쉼 없이 펼쳐졌으면 좋겠다. 황금돼지의 기운이 농가마다 스며들어 잘 풀릴 것이라는 ‘자기실현적 예언’의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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