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살기 좋은 농촌 건설과 농민이 자긍심 갖는 게
혁신적 포용국가의 가치이자 농정개혁의 목표”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 영빈관으로 농업인단체장, 청년창업농, 소비자단체장 등을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국민의 안전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농업인들을 격려하며 농정혁신 방안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 선조들은 한 해를 마감하면서 마음에 진 빚을 서로 갚는 풍속이 있었다”면서 “서로 흉금을 터놓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새롭게 시작하자는 뜻”이라고 간담회 개최 배경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올 한해 봄 이상고온과 여름 폭염, 가을 태풍까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 국민 식탁에 건강하고 안전한 농식품 먹거리가 올 수 있도록 애써준 농업인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새해에도 풍년을 이루고 건강하길 기원한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농업은 우리 생명이고 안보이며 이제 농민과 농촌의 희생과 헌신은 마땅히 보상받아야 한다”면서 “농촌이 살기 좋은 곳으로 발전하고 농민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나라가 정부가 실현하고자 하는 혁신적 포용국가의 가치이자 농정 개혁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또 “중소농에 대한 배려와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는 사람중심의 농정개혁을 목표로 직불제 개편에 있어서도 농민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농축산연합회 소속 단체 중 여성농업인단체 대표로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인련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장은 우리나라의 저조한 식량자급률을 거론하며 “식량자급률 확대를 위해서는 무분별한 곡물 수입을 지양하고, 밀․보리․콩 등의 공공비축제 도입과 논농업 생산구조 다양화 등 적절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인련 회장은 또 “국가 전체예산 중 농업예산 비중은 계속 줄어 3.1%로 낮아졌고, 예산액도 전년대비 1.1%밖에 늘지 않았으며, 게다가 이번 국회의 예산심의 과정에서 농정공약 관련 주요 사업예산도 감액됐다”고 지적하며 “농업․농촌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통해 국가의 균형 있는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책적․재정적 배려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회장은 특히 농작업으로 인한 질병․사고 예방, 농업재해 법제화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밭농업을 주로 담당하는 여성농업인들은 60대 이후 대다수가 손가락 관절이 휘어지고 허리가 굽어지며 무릎과 다리가 불편해 보행조차 어려운 실정”이라며 “농산물 안전 생산은 강조되지만 정작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업인의 작업 안전에 대해서는 국가적 관심을 체감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김 회장은 40대 이후 근골격계 질환과 농약중독 등에 대한 검진을 받을 수 있는 농업인건강검진제도 도입, 농업재해의 산업재해보험 적용, 농작물재해보험의 보상범위와 평가의 객관적 판단체계 마련, 여성친화형 농기계 확대보급 등을 건의했다.

이밖에도 농민의길 김영재 상임대표는 농업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대국민 공감대 확대, 김지식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은 남북농업협력 적극 추진과 민간 출신 농특위원장 임명, 김광섭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은 1㎏당 3000원 이상으로 쌀 목표가격 인상, 직불제 개편, 의무자조금 도입 등을 건의했다. 또 축산단체협의회 문정진 회장은 정부의 무허가 축사 적법화 후속조치에 대한 합리적 집행과 축산식품 안전관리업무의 농식품부 일원화 등을 건의했다.

이어 시민사회계를 대표해 참석한 진헌극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 공동대표는 농업에 대한 대통령의 관심과 GMO 완전표시제 도입 등을 요청했고,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김순애 회장은 양성평등한 농촌사회 구현과 여성농업인 지위 향상, 한국청년농업인연합회 최병문 회장은 청년농업인 육성 지원과 첨단교육․기술 지원 등을 요청했다.

농업인단체장들의 이 같은 건의에 대통령을 대신해 간담회에 참석한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과 박천규 환경부 차관, 최성락 식약처 차장이 정부의 입장을 전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중학생 농부인 한태웅 군(만15세)이 본인이 첫 수확한 ‘태웅미’ 5㎏짜리 1포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문 대통령도 태웅 군에게 손목시계를 선물해 눈길을 끌었다.

평소 트로트 부르기가 취미이고 대농이 장래희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태웅 군은 “큰 자리에 불러주셔서 감사하다”며 ‘흙에 살리라’라는 노래를 불러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