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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는 ‘돼지해’, 뭐든 하면 잘‘돼지’~■기해년 ‘돼지 이야기’
이명애 기자  |  love8798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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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27  14: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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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이지 번(돼지) 통도사 성보박물관 소장, 십이지신 중에서 해신(亥神)이 그려진 그림으로, 절에서 큰 행사를 할 때 잡귀의 침범을 막는 의미로 12방위 가운데 북서북에 걸었던 불화(佛畵)이다.
>> 재물과 풍요, 게으름과 탐욕의 양면성
>> 인간의 소중한 반려자로 생활에 유용

돼지는 동양의 12간지의 마지막 동물로 오행으로는 물(水), 방향으로는 북서북, 시간으로는 21~23시를 상징한다. 재물과 복을 상징하며, 우리 조상들은 신통력을 가진 상서로운 동물로 여겼다. 개업식 등에서 고사를 지낼 때도 제상에 잘생긴 돼지 머리를 올린 이유는 돼지를 단순하게 인간이 식용으로만 여긴 게 아니라 신이 즐겁게 받는 제물로서 생각했기 때문이다. 돼지는 신의 뜻, 혹은 어떤 의지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서도 활용됐다.

돼지가 한반도에 서식하기 시작한 시기는 구석기시대로 알려져 있고, 가축화된 시기는 이른 시기부터 사람들의 곁에서 키워졌을 가능성이 높다. 돼지형 토우를 경주의 신라시대 토우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돼지는 다산하는 동물이라 풍요를 기원하는 상징물로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돼지는 철기시대 이후, 완전히 가축화돼 사람들과 같이 살면서 다양한 의미와 상징을 갖게 됐다.

■돼지꿈, 왜 좋아할까?

다산과 복(福)을 의미

돼지꿈을 재물이 들어오는 길몽이라 여겨 복권을 사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 민족은 돼지가 복을 가져오는 상징적 동물로 생각해 왔다. 특히 돼지를 끌어안는 꿈은 명예가 상승하는 길조로 여겼다.

오래된 이발소에 들어가면 쉽게 볼 수 있었던 것이 많은 새끼를 낳은 어미돼지가 새끼들에게 젖을 먹이는 그림이었는데 사업이 번창하기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겼다. 돼지의 새끼가 확 불어나는 것만큼 재물이 빨리 불어나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풍요와 복을 의미하는 돼지는 게으르고 지저분하다는 이미지도 동시에 갖고 있다. 돼지의 습성 때문이다.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나 ‘돼지 발톱에 봉숭아물’, ‘돼지 멱따는 소리’는 돼지의 부정적 요소를 강조한 말이다.

돼지가 아무 것이나 잘 먹고 먹이에 대한 강한 욕심을 근거로 욕심장이의 상징 동물로 보는 경향도 있다. 언제부터인가 자기관리도 제대로 못 하는 뚱뚱한 사람에 대한 비속어로 변질되기도 했다. 외모 지상주의의 어두운 그림자다.

■ 가축으로서의 돼지

우리나라 양돈생산액 7조3580억원 규모

인류가 농경 정착을 시작하면서 야생 멧돼지를 순화시켜 사육하기 시작해 기르기 시작한 돼지는 동물 분류학상 우제류에 속하며 순하고 발육이 빨라 가축화에 유리했다. 잡식성인 돼지는 인간이 정착생활을 하면서부터 사육을 시작했다.

지금의 가축 돼지는 유럽, 아시아, 북아프리카 등의 야생멧돼지 일부가 순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구려 시대 한민족이 만주 지방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들어와 기르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돼지는 궁핍했던 삶을 해결해줄 수 있는 중요한 식량원이었다. 돼지고기는 이슬람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즐기는 식품으로서 우리나라에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버릴 것 없는 식재료로 다양한 요리로 개발돼 각광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양돈 산업으로 사육하는 품종은 랜드레이스, 요크셔, 듀록의 특성을 살려 3원 교잡한 것으로 생후 180일에 시장에 출하될 만큼 성장이 빠르다.

돼지는 땀샘이 없어 땀에 의한 체열 발산이 불가능하고 38~40도의 더위에 매우 약한 편이다. 더워지면 물이나 진흙이 있는 곳을 찾아 피부에 물을 묻혀 체열을 발산시키는데 이는 피하의 모세혈관을 확장시키기 위해서다. 돼지는 매우 넓은 310도의 시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잘 놀란다.

우리나라 양돈의 규모는 양돈생산액 7조3580억 원으로 한우 생산액 4조7450억 원 보다 큰 규모다. 이 둘의 생산액을 합치면 우리나라 농업 총생산액의 25%를 차지해 쌀 생산액보다도 크다.

   
 

■위대한 돼지···인간에 유용

생명공학과 융복합을 통해 인류 질병치료

돼지의 쓰임새는 무려 185개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돼 그 위대함이 재확인됐다. 네덜란드의 한 디자이너가 104kg짜리 돼지 한 마리를 3년 동안 추적한 결과다. 익히 알려진 베이컨등의 식품을 비롯 비누, 샴푸, 화장품, 치약 등 일상적인 생활용품에 사용되고, 돼지털에서 추출된 단백질은 반죽촉진제로 쓰이고 젤라틴 등 그 용도가 무궁무진하다. 젤라틴은 치즈케이크. 푸딩 무스 등 음식에 이용되며, 본차이나 등 도자기류나 페인트 붓 등에도 돼지가 원료로 쓰인다. 돼지의 심장판은 인간의 심장판을 대체할 수 있는 의료용으로 사용된다. 돼지의 장기 형태는 인간과 가장 유사해 선진 각국에서 바이오 장기 생산연구 매체로 활용되고 있다.

이렇듯 돼지는 인간 생활에서 필요한 일상용품의 원료뿐 아니라 인간의 바이오 장기 제공원이다. 돼지는 인간에게 아낌없이 주는 위대한 가축이다.

■돼지와 관련한 풍속

정월 돼지날에 행해지는 세시풍속

돼지머리 고사는 예전부터 신에게 올리는 제사가 오늘날까지 이어진 것으로 여겨진다. 고사 상마다 등장하는 돼지머리는 온 몸을 희생하고 죽어서도 웃고 있는 모습이다. 고사 상에 올려진 돼지머리에 절을 올리고 입에 지폐를 물려주는 것은 복을 기원하는 풍습이다. 윷놀이에서도 돼지는 시작을 의미한다. 새 일을 도모할 때 돼지머리 고사와 같은 의미로 만사형통을 기원하는 염원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것이다.

정월에 들어 첫 번째 해일(亥日)을 돼지날이라고 한다. 전라도지방에서는 이날 바느질과 빗질을 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바느질을 하면 손가락에 병이 나고 빗질을 하면 머리에 풍과 관련한 병이 생긴다고 믿기 때문이다. 경상남도에서는 돼지에게 해롭다고 칼질을 하지 않으며, 빨래도 하지 않는다. 특히 오전에 빨래를 하면 그 해 집안 식구에게 해롭고 궂은 일이 잦다고 하여 오후 10시가 넘어서 빨래를 하는 풍속이 있다.

산모가 젖이 안 나올 때는 돼지발을 삶아 먹이고, 백일해에 걸렸을 때는 돼지꼬리에서 피를 받아 마시면 낫는다고 하며, 곶감을 먹고 체했을 때는 돼지고기를 먹인다고 한다. 뱀에 물렸을 때는 해년(亥年) 해월(亥月) 해일(亥日)에 짠 참기름을 먹인다고 하는데, 이것은 돼지가 뱀에게 물려도 죽지 않는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듯하다. 이외에 돼지똥은 성홍렬, 홍역, 소화불량, 열병, 임질 등의 병에 걸렸을 때 효험이 있다고 한다. 돼지똥에는 병을 가져다주는 역신을 쫓아낼 수 있는 축귀능력이 탁월하다고 믿어왔기 때문이다. (자료제공‧국립민속박물관 /돼지보러오면돼지)

   
▲ 이천 돼지보러오면돼지 교육농장의 돼지박물관

 

행복한 내 꿈의 원천은 바로 ‘돼지’...이종영 촌장(돼지보러오면돼지)

한해 10만 명이 찾아오는 돼지도 행복한 농촌교육농장

   
▲ 이종영 촌장

돼지보러오면돼지는 지난해 1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간 돼지를 테마로 한 이천의 교육농장이다. “돼지는 내 꿈의 원동력으로 꿈을 키우는 방법”이라고 얘기하는 이종영 촌장은 지난 26년간 돼지와 동로동락을 해오며, 세계 18개국의 돼지 테마의 그림과 인형, 책 등 6800점을 수집해 전시하는 박물관을 만들었다.

돼지보러오면돼지에는 직접 돼지를 만지며 놀 수 있는 돼지카페와 미니돼지쇼를 볼 수 있는 공연장이 있어 돼지와 친숙해질 수 있게 했다.

이 촌장은 “돼지는 3살 아이 지능을 가진 영리한 동물”이라며 “생산자들이 돼지에게 행복한 공간을 제공해 줘야 소비자에게 유익한 건강한 고기를 얻을 수 있다”고 동물복지 실천의 중요성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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