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특허를 말하다- ⑧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운영지원과 양병준 주무관

▲ 양병준 주무관은 현장에서 활용가능한 기술 자격증만 25개로 오늘도 자기계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

소독액 얼지 않게 전열장치로 효율 높여
기능장 3개에 자격증 25개…현장에 접목

“연구는 간절함에서 얻어지는 것 같습니다. 구제역이 처음 발생된 2010년 겨울에 발판 소독조를 설치했는데 얼어서 효과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얼지 않도록 ‘전열식 발판 소독조’를 만들게 됐지요. 아이디어 상품이나 기술을 결합한 특허상품들도 결국은 주변의 필요에 의해서 탄생되는 경우가 많을 것 같습니다.”

국립축산과학원 운영지원과 양병준 주무관(45)은 기계 설비와 가스 전문 기술자다. 전기기능장, 에너지관리기능장, 배관기능장을 보유한 트리플 기능장이다. 각종 기술자격증도 25개나 된다. 지난 10월에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실시하는 2018년 국가자격 취득자 수기공모에서 금상을 받았다.
“배우는 것이 좋았습니다. 특히 뭘 고치고 만들고 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지요. 그래서 어차피 공부도 할 겸 자격증도 함께 취득하다보니 성취감도 있더라고요. 농촌진흥청은 또 연구기관이고 하다보니까 주변에 필요가 발생되면 자연스럽게 그동안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활용해 필요를 해결하게 되더라고요.”

▲ 얼지 않는 전열식발판소독조

양 주무관은 그렇게 근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연구과제로 삼았다. 2011년에는 ‘전열식발판소독조’를 특허출원한데 이어, 2017년에는 ‘냉장냉동고형 강제배기장’을 특허출원했다. 이밖에도 자동분부소독시스템을 개발해 주요 가축시설에 설치했다.
“기존에는 분무차량을 이용한 방역시스템이 주로 사용됐어요. 닭장(계사) 내 조류인플루엔자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분무차량을 이용해 외부소독을 실시하는 방식인데, 이는 차량  진입이 어려운 구역은 소독약 분무가 어렵습니다. 또 장비운용 인력 부족에 따른 피로도 증가와 분무소독에 따른 소독약의 인체 유입 등 방역종사자의 건강에 대한 우려도 많습니다.”

축산농가 맞춤형 컨설팅 및 이동식병원 지원
자기계발과 후배 위한 노력 멈추지 않을 것

양 주무관은 이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자동분무소독시스템으로 개발하고 많은 가축시설에 활용시켰다. 추운 겨울 등에도 사람이 동원되지 않고 주기적(30분 단위)으로 자동 소독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또한, 소독 수직분사가 가능해 건물 주변과 외부 전역까지 최대 3m이상 소독할 수 있어 차단 방역의 효과는 물론 예산 절감도 극대화 시킬 수 있었다.
“보통 축산 농가는 겨울철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 같은 질병의 교차 감염 방지를 위해 출입구에 발판소독조를 설치합니다. 소독조 내 소독액을 담아 축사에 들어가기 전 신발을 소독액에 담가 소독하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겨울철 결빙으로 소독 효과가 떨어졌지요. 그래서 발판소독조에 히터봉 설치와 온도감지센서를 부착해 온도를 자동 조절하게 했습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기술이고 아이디어지요. 다만 저는 현장에서 얼지 않는 소독조가 필요했을 뿐이지요.”

양 주무관은 또 초저온 냉동장치도 개발했다. 냉동장치의 콤퓨레샤는 가동 시 실내 열이 배출되지 않으면 과열로 잦은 고장이 발생하는데, 이를 콤퓨레샤 부분에 강제 배기장치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발생되는 내부열을 외부로 강제 배출하게 해 실내온도를 저하시켜 과열을 막은 것이다.
양 주무관은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고등학교 3학년 때 서울 구로공단에 첫 직장을 잡았다. 그러면서 구로에서 전주의 고등학교까지 왕복 4시간 거리를 오가며 위험물·공조·공조냉동·가스 기능사 자격증을 연이어 취득했다. 그러던 2003년 농촌진흥청 기술직 공무원에 합격한다. 이후에도 기계 설비를 운영하자면 전기 자동제어는 반드시 알아야 된다는 생각에 전기기능사에 도전했고 전기기능사를 비롯해 여러 자격증을 따냈다. 특히 ‘기능인의 꽃’이라 불리는 ‘전기기능장’은 관련 실무 경력을 7년 이상 쌓아야 응시할 수 있는데, 양 주무관은 2년간 4번의 고배를 마시며 도전한 끝에 자격증을 손에 쥐었다. 그렇게 양 주무관은 3개의 기능장을 가지고 있다. 양 주무관은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축산농가의 신기술 보급에도 앞장서고 있다.

‘축산현장 애로기술해결 맞춤형 종합컨설팅’, ‘농식품부산물활용 TMR 제조기술’ 과정에 참여해 전기안전교육, 겨울철 화재예방 교육 등을 강의한다. 농진청이 주관하는 ‘이동식종합병원 운영’에도 참여해 생활시설·가전제품 수리, 전기 기초지식 교육 등 오지마을·취약계층의 나눔·소통 재능기부 봉사활동과 영농 애로 해소 등에 앞장서고 있다.
“앞으로도 나를 위한 계발 노력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후배들에게도 좋은 선배가 되는 것이 바람입니다. 끝없이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것이 연구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기계발을 위한 도전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양 주무관은 지금도 각종 공공기관에서 시행하는 각종 교육에서 강의는 물론 국가기술자격 시험 출제와 시험감독 위원으로 참여해 우수한 산업인재 양성의 최전선에서 노력 중이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