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愛 살다 - 충북 제천 아름다운농장 김정식 대표

▲ 김정식 대표는 한방약초 식물을 집중적으로 재배해 원예치유 농촌교육농장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희소성 높은 야생화로 교육 전파
농촌학교에 교육농장의 존재 알려

“야생화는 겨울이면 잎이 죽지만, 뿌리는 살아서 봄에 풀잎이 다시 돋아요. 내년 농사를 준비하는 강인한 농촌여성의 모습과도 닮았죠."

충북 제천에서 야생화 농촌교육농장을 운영하는 ‘아름다운농장 비밀의화원’ 김정식 대표(한국생활개선제천시연합회원)는 한겨울 추위에도 야생화를 살뜰히 보살피며 말했다.

김정식 대표는 일찍이 제천에서 농촌교육농장 인증을 받고 올해 4년이 지나서 다시 재인증을 받았다. 농촌교육농장을 안팎으로 활성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쌓아온 그를 만나봤다.

아이 교육에 야생화농사 시작
김 대표가 야생화를 가꾸는 비닐하우스 2동에는 산에서 내려오는 물로 연못과 물길을 만들어 야생화와 약초뿐 아니라 깨끗한 물에서만 서식하는 물고기도 산다.

“유년시절부터 식물 가꾸는 것을 무척 좋아했어요. 옛날 시골집에 꽃이 없는 게 없이 울타리마다 심었죠. 옛날이라 하우스가 없었는데도 겨울에 1m 땅을 파서 식물을 심고 재배해 김치도 담가 먹었습니다. 밤에는 구덩이를 덮어놓고, 낮에는 햇볕 쬐라고 거둬주니까 추운 겨울에도 식물이 잘 자랐어요.”

김 대표는 고등학생이던 딸에게 농작물의 한살이를 알려주다가 땅을 사게 됐다.

“딸이 쌀이 어떻게 재배되는지 모르고 있어 직접 알려주고자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똑같은 꽃인데 식용일 때와 원예종일 때 이름이 달라지는 까닭을 알려주다가 화분도 심게 됐죠. 하나씩 화분을 들이면서 화원이 됐어요.”

농사지으려고 마련했던 시설은 화분대로 변모해 여러 꽃과 약초들이 하우스 안을 빼곡히 채우는 데 일조했다. 아름답게 가꾼 그의 농장이 입소문을 타면서 주변 어린이집에서 봄나들이로 구경을 왔다. 당시 제천 송학면 부회장을 맡고 있던 김 대표는 회원들이 교육농장을 운영해볼 것을 권유하면서 본격적으로 다양한 꽃과 약초를 심게 됐다.

교육농장의 질 높여준 자격증
“다육이나 일반적인 원예치료를 겸하는 교육농장은 많지만 야생화로 교육농장을 하는 사람은 적어요. 저희 농장에는 한방약초로 쓰이는 식물을 집중적으로 재배하니까 다른 교육농장보다 특별하죠. 우리나라 안에서 야생화 농촌교육농장은 다섯 손가락 안에 들지 않을까 생각해요.”

아름다운농장은 귀농귀촌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견학을 오고 약용식물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한다. 김 대표는 농업인으로서 전문적으로 이들의 질문에 대답해주기 위해 약용식물관리사자격증과 숲해설사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야생화에 대해 누가 질문해도 답변할 수 있게 교육을 듣고 자격증을 땄어요. 학교나 관공서에서 농장에 온다고 하면 어떤 인증을 받은 농가인지, 농장에 보험은 들어있는지, 강사는 어떤 자격을 갖고 있는지 유심히 보길래 열심히 준비했죠.”

이같은 준비 덕분에 제천에 기관들이 농업을 탐방하러 오면 아름다운농장은 필수코스가 됐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 충북 제천 아름다운농장은 2014년에 이어 올해 농촌교육농장으로 재인증 받았다.

학교에 교육농장 홍보 필요
고립적인 농촌의 특성상 김정식 대표는 매년 아름다운농장에 많은 사람이 다녀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학교에 직접 홍보물을 보내면서 바깥으로 농촌교육농장의 존재를 알렸다.

“농촌진흥청으로부터 농촌교육농장이라는 인증을 받았지만, 일반 농업인 신분으로 농촌교육농장을 널리 알리기에는 벽이 높았어요.”

그의 농장은 도시민들이 주로 찾지만 정작 제천시민들의 발길은 드물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김 대표는 제천시농업기술원과 함께 지역의 학교에 공문을 보냈지만 호응이 적었다.

“저의 프로필을 열심히 작성해 학교에 보내도 잡상인 취급을 받기 일쑤였어요. 제천시농업기술센터와 함께 홍보해도 농촌교육농장이 잘 알려지지 않아 쓴 눈물을 삼켜야 했죠.”

그는 농촌교육농장을 시작할 때는 지원금이 있어 수월했지만 앞으로 지속될 수 있게 이끌어 나가는 책임감에 막막한 마음을 전했다.

“처음 지원금으로 하우스를 마련했지만, 그 뒤로는 농업인 혼자 살길을 찾아야하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아요. 하우스 외에 교육장 건물을 마련해 농장이 더욱 발전했으면 좋겠는데 경제적인 어려움이 따라 쉽지 않네요.”

그는 농촌교육농장을 알리기 위해 학교마다 있는 자모회에 관심을 두고 농촌교육농장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지역마다 학교에 자모회가 있습니다. 내 아이에게 관심 많은 학부모들의 모임이죠. 각 학급마다 있고, 학교에 한명씩 자모회장이 있어요. 지역에 30개의 학교가 있으면 자모회장이 30명 되는 것이죠. 교육청에서 자모회장들을 응집시킬 때 지역마다 있는 농촌교육농장을 알려서 농촌교육농장에 대한 존재를 알렸으면 좋겠어요.”

김정식 대표는 농촌지역의 학교들이 현장학습을 갈 때 대기업인 에버랜드로 가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대기업만 배불려주는 것이 아니라 농촌에서 활성화 되는 교육농장에도 관심을 기울여 앞으로도 농촌교육농장이 많이 늘어나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김 대표는 아름다운농장을 교육농장으로 운영한지 5년차에 접어들었다. 농업으로 사람을 만나는 소소한 행복을 넘어 지속가능한 농업으로 농촌이 발전하려면, 사람과 농촌을 이어주는 정부의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 김정식 대표는 식물재배에 쓰이는 거름을 직접 배합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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