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용도 떨어진 산약테마공원이 다양한 협업의 장으로 재탄생

▲ 안동 병산서원의 만대루에서 모티브를 얻은 스페이스 마는 국내 최초 농촌 코워킹 공간으로 협업을 통한 상생의 시너지가 발생하는 장으로 탈바꿈했다.

카페·키친·갤러리·마켓·사무공간 등 다양한 배치 돋보여
조재훈 국장 “안동에서 상상의 꿈을 펼치는 공간됐으면”
내년 3월 오픈 예정…지역주민과 다양한 시도 함께할 계획

국내 최초의 농촌 협업공간인 ‘스페이스 마(space ma)’가 경북 안동에 건립돼 눈길을 끌고 있다.

'스페이스 마'가 자리잡은 경북 안동은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마의 주산지로, 특히 북후면은 많은 생산자가 몰려있고, 가공시설도 있는 곳으로 과거 산약테마공원이 있었던 곳이다. 산약(마)을 테마로 축제도 열리고 전문음식점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활용도가 떨어지다 보니 점차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게다가 인근 옹천역이 폐역이 되면서 쇠퇴의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그래서 새로운 활로를 찾은 게 안동마와 스타트업을 결합한 공간의 재탄생이었다.

특히 병산서원의 만대루에서 모티브를 얻고, 거기다 현대적 감각을 더했다는 '스페이스 마'는 농촌에서 보기 힘든 구조의 건축물이다.

▲ 조재훈 국장

'스페이스 마'의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안동마 6차산업화사업단 조재훈 국장은 이곳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병산서원 만대루의 마루를 받치고 있는 기둥들은 나무가 자란 그대로의 모양을 살려 인공의 멋을 줄이고 다듬지 않은 주춧돌 위에 세운 공간이죠. 선조들은 이전에 있던 모든 걸 내려놓고 새로운 지혜로 가득한 공간, 즉 절제와 비움으로 더 채우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하네요. '스페이스 마'도 그런 정신을 담아내는 공간이길 바랍니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의 6차산업화지구조성사업(3년 과정)에 선정돼 30억 원의 예산으로 생산과 가공, 유통, 관광체험을 결합한 산업화 지구로 육성 중인 '스페이스 마'. 올해까지 18억 원의 예산을 건물과 설비투자에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하드웨어 구축을 마친 이곳은 이제 국내 최초 농촌형 코워킹(Co-Working)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코워킹이란 다양한 분야의 독립적 작업자들이 한 공간에서 아이디어와 업무를 공유하는 것으로 농식품, 관광, 외식, 유통 등 협업과 활발한 교류의 장이자 동시에 안동마의 매력을 전국에 알리는 역할도 맡게 된다.

조 국장은 “한 사람이 모든 걸 맡아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제품개발, 마케팅, 유통 등 각자의 강점을 살린 이들이 모여 시너지를 내는 공간이 됐으면 합니다. 창업했거나 창업을 준비하는 열정적인 이들이 이곳에서 도약할 수 있게 엑셀러레이팅, 즉 가속화하는 공간이 '스페이스 마'입니다. 내년 3월 정식오픈을 목표로 우선 지역 업체와 청년농업인, 농업인단체 등과 접촉했어요. 물론 이곳을 이용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문은 항시 열려 있습니다.”

'스페이스 마'의 구성은 이렇다. 안동 로컬푸드와 마를 활용해 음료와 베이커리를 만드는 ‘카페 마’, 농식품 기업의 우수한 제품과 예술성이 뛰어난 문화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 마’, 안동마와 가공품, 로컬푸드, 공예품 등 안동 지역민이 생산하고 가공한 제품을 판매하는 ‘마 마켓’, 음식을 만들고 배우며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가능한 ‘키친 마’,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사무공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정신문화의 수도인 안동의 특성과 지역주민과의 다양한 시도도 눈길을 끈다. 날씨가 좋아지면 야시장과 주말장터를 열고, 종갓집과 종부의 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쿠킹 클래스를 열어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이끌 계획도 있다고 한다. 카페에는 젊은 귀농인들이 이미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그냥 차를 마시는 공간이 아닌 북카페나 작은 도서관처럼 문화적 쉼터나 마을의 사랑방 같은 특색있는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라고 조재훈 국장은 밝혔다.

“공간을 마련한 건 저희지만 여기에 어떤 색깔을 입히고 꾸밀지는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달려 있는 거죠. 다양한 분들의 도전, 특히 생활개선회원과 같은 여성농업인들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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