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25%, 훈민정음 창제자 잘못 기재

▲ 국회에서는 세종대왕이 즉위한지 600돌이 되는 올해를 기념해 훈민정음을 만든 창제자에 대한 개념정립을 위한 학술 강연회를 지난 12일 개최됐다.

대중에 드라마·영화 통해 올바른 역사 알려야

한글은 현존하는 문자 중에서 가장 많은 발음을 표기할 수 있는 문자로 8800개의 소리를 낼 수 있다. 우리나라의 문맹률이 가장 낮은 이유에는 한글의 우수성이 큰 기여를 했다.
이에 국회에서는 세종대왕이 즉위한지 600돌이 되는 올해를 기념해 훈민정음을 만든 창제자에 대한 개념정립을 위한 학술 강연회를 지난 12일 개최됐다.
이날 강연회가 펼쳐진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실에는 많은 고령인들이 자리를 메우고 과거 문헌에 나타난 훈민정음에 대한 기록을 살펴보고 학습하는 시간이 됐다.

개회식에서 권재일 한글학회장은 “우리나라의 국보이자 유네스코에서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한 훈민정음이 학교에서 올바른 이해 없이 도입돼 잘못된 지식으로 교육되는 예를 보면서 안타까웠다”며 “이번 학술강연회를 통해 훈민정음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해서 올바른 사실을 바탕으로 교육되고, 연구되는 바탕이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강연에서 경북대학교 국어학과 이상규 교수는 ‘훈민정음 창제자에 대한 논란’을 주제로 “훈민정음은 세종이 창제했고, 창제물을 집현전 학사들과 해설한 ‘훈민정음 해례’는 여럿이 함께했다는 사실은 널리 입증된 사실이다”며 “창제부터 집현전 학사들과 함께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제시하는 증거는 모두 간접적 기록 혹은 정황적 추론에 근거한 개인 기록에 불과해 수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향후 교과서에 ‘훈민정음’ 창제자에 대한 불필요한 논쟁을 일으키지 말고 즉각 내용의 수정과 통일, 곧 세종이 창제한 사실로 수정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면서 “일부 학자들의 논거를 토대로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정확하지 않은 이론을 전수하는 것은 학문의 자유를 넘어선 독선과 아집의 결과”라고 충고했다.
또한 대한민국역사문화아카데미 박순애 회장은 “한글 창제의 주역에 대한 혼동은 앞으로 더 많은 억측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하며, “중학교 역사 교과서 9종 가운데 2곳,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7종 가운데 2곳만이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었다고 소개돼 있어 이는 중고교 역사 교과서 16종 가운데 25% 수치로 집현전 학자와 공동창제라고 소개한 교과서는 10종으로 전체의 62%나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박 회장은 “세종실록의에 따르면 세종의 업적은 훈민정음 창제와 작곡”이라며 “만약 세종이 왕의 신분을 이용해 자신의 공으로 만들 생각이었다면 그조차도 모두 기록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글학회 김슬옹 연구위원은 “당시 인기가 높았던 ‘뿌리깊은나무’, ‘대왕세종’ 등 드라마와 영화 등 창작작품에서 세종이 집현전 학자들과 훈민정음을 함께 창작하는 모습이 연출되면서, 대중들에게 훈민정음 창제자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인식시켰다”고 지적하며 “허구성이 바탕인 예술장르지만 대중들에게 영향력이 커서 문제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세종은 현재도 최고의 학자이자 정치자로 평가되며, 언어학뿐 아니라 음악학, 천문학 등 새로운 문자 설계에 필요한 학문분야에 정통했다”며 “한글과 같은 문자는 융합적 능력을 갖춘 한 사람이 오랜 연구 끝에 발명이 가능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강연회는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애민정신과 한글의 가치가 후대에 제대로 전달되기 위한 관계 연구자들의 목소리가 장내를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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