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이 되는 건강정보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정천기 교수팀 5만6261명 수술환자 분석
실제 수술은 ‘개방 추간판절제술’이 가장 많아

디스크 또는 좌골신경통으로 더 많이 알려진 ‘추간판 탈출증’은 대표적 근골격계(척추) 질환이다. 다리가 저리거나 힘이 없어지기도 하며, 통증 때문에 걸음을 못걷는 경우도 있다. 허벅지 또는 종아리가 터질 듯이 아프기도 하며 더 심해지면 하체가 마비돼 거동조차 할 수 없게 된다. 디스크를 20~30년 전에는 앉은뱅이 병이라고 부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대개 척추(요추) 3·4·5번 부위의 추간판 수핵이 돌출되면서 하체로 연결되는 척추신경을 압박해 증상이 나타난다. 흔히 근육통, 신경통으로 오인해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감별진단이 필요하다.
지금은 의술의 발달로 제때 치료하면 어렵지 않게 완치할 수 있지만 과거에는 요즘의 암이나 뇌졸중 만큼 치명적인 질병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최근 이 디스크 치료방법이 다양하게 개발되면서 더 쉽고 간단한 방법들이 있는데도 오히려 환자들은 어떤 방법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좋을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게 된 것이다. 가성비가 좋은 효율적인 수술법이 있음에도 환자들은 여전히 전통적인 수술방법으로 치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정천기 교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정천기 교수팀은 최근 10년간(2003~2013년) 국내 여러 병원에서 시술한 ‘추간판 탈출증’ 수술방법의 양적변화와 각 수술 방법의 비용대비 효과를 분석한 결과, 가성비 측면에서 디스크의 여러 치료방법중에 ‘경피적 내시경 추간판 절제술’이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피적 내시경 추간판 절제술’이란 디스크 부위를 부분마취 후 주사바늘로 몇 개의 내시경 구멍을 뚫어 돌출된 수핵을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그러나 실제 디스크 환자들은 ‘개방 추간판 절제술’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개방 추간판 절제술’은 터졌거나 돌출된 수핵부위의 요추를 절개해 제거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전통적인 외과적 치료법이다.

이외에도 수핵을 약물로 녹이는 화학적 치료법 등 5~6가지의 다양한 디스크 수술적 치료방법들이 현재 시술되고 있다.
2003년 전체 디스크 환자 수술 중 ‘개방 추간판절제술’은 71.2%에서 시행됐으며, 2008년에는 가성비가 좋은 ‘경피적 내시경 추간판 절제술’이 있음에도 ‘개방추간판 절제술’이 오히려 84.1%로 증가했다. ‘척추체유합술’은 2003년 4.0%에서 2008년 6.6%로 증가했다. 반면 ‘척추후궁절제술’은 8.1%에서 4.7%로 감소했고, ‘경피적 내시경 추간판절제술’ 역시 16.7%에서 4.6%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각 수술의 비용효과 분석에서는 ‘경피적 내시경 추간판 절제술’이 가장 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부작용·재발 등으로 인한 5년간 재수술률은 척추후궁절제술(10.77%), 개방 추간판절제술(10.50%), 경피적 내시경 추간판절제술(9.20%), 척추체유합술(7.56%)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2003~2013년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5년씩 구간별로 나눠 분석했으며, 추간판 탈출증으로 인한 수술환자는 2003년 1만7997명에서 2008년 3만8264명으로 5년 사이 2.13배 증가했다.

연구팀은 “다양한 수술 증가 요인이 있겠지만, 수술 대상이 많은 30~50대와 병원 수의 증가가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추간판 탈출증에서 비용효과가 가장 좋은 수술방법은 ‘경피적 내시경 추간판 절제술’이지만, 실제 수술 선택에 있어서는 이와 다른 결과가 나왔다”며 “이는 수술 비중이 중형병원에서 많이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