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11일 농업인의 날 의미 있는 선물이 남에서 북으로 향했다. 우리나라 이산가족을 위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낸 송이버섯 2톤에 대한 화답으로 제주산 감귤 200톤이 평양 순안공항으로 향한 것이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1999년부터 2010년까지 남북교류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총 4800톤의 감귤이 보내졌었다. 지자체 차원으로는 최초의 인도적 지원이었다. 농가들은 감귤이 평화의 상징으로 북한에 전해진 것도 좋지만 당장의 수급조절에도 도움을 줘 가격폭락을 막을 수 있는 경제적 실익에 더 큰 만족감을 표했다.

북한의 비핵화가 큰 진전이 없으면서 꽉 막혀있는 남북경협에 제주산 감귤처럼 농업 또는 축산업이 물꼬를 틀 수 있다면 이는 평화와 경제의 활력소로 가치가 충분할 것이다.

예를 들어 올해도 공급과잉이 예상되는 쌀, 판로가 없어 묵혀져 있는 밀, 재배면적 확대로 가격이 폭락한 양파와 대파 등이 만약 북으로 향한다면 어떨까? 반대로 최대 농식품 수입품목인 사료용 옥수수처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작물을 북에서 우리나라로 들여온다면 이는 주민들의 민족적 동질감을 회복하는 한편, 우리 내수시장의 수급조절과 판로개척에도 도움이 돼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등의 일석이조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평화가 경제라는 말이 정치적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우리 농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법을 북으로 보내진 감귤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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