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생활속 발명이야기- 글 왕연중·그림 김민재

서울대 여재익 교수 연구진 발명
주사기에 바늘이 없다면 좀처럼 믿으려 들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영국과 미국에 이어 2008년 우리나라에서도 바늘 없는 주사기가 발명됐다.
이 주사기는 미국이 개발한 유압식 주사기와는 다른 원리의 바늘 없는 주사기로 미국 물리학회에서 펴낸 ‘응용물리저널’에 발표돼 많은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 주사기의 발명을 주도한 서울대 여재익 교수는 ‘노즐로 나오는 약물 줄기가 주삿바늘보다 가늘어 신경을 건드릴 확률도 낮고 설사 건드려도 약물 줄기의 이동 속도가 초당 100~200m로 워낙 빨라 통증을 느낄 새가 없다’고 밝혔다.

이 주사기는 용기 중간에 고무 막, 위쪽에는 물, 아래엔 액체 약물이 들어있다. 레이저를 용기 위쪽 물에 쏘면 그 안에서 거품이 생겼다가 터지며 이때 순식간에 압력이 대기압의 1만 배로 급증하면서 고무막을 밀고 그 힘으로 약물이 나오는 방식이다. 발명 당시 이 주사기 연구진은 피부과 병원의 레이저 주사기로 먼저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피부과에는 대부분 레이저 치료기가 있어 손가락 두 개 크기의 주사기만 끼우면 되고 보톡스나 피부 관리 물질을 통증 없이 효과적으로 피부에 주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미국에서도 발명
바늘 없는 주사기는 우리나라에 앞서 영국과 미국에서도 발명됐다. 영국은 1998년 의료기기 메이커인 웨스턴 메디컬 사는 바늘 없는 주사기를 개발했으며, 미국에서는 파머제트의 창립자인 챌린더가 10여 년 전 바늘 없는 주사기를 발명한 발명가로부터 관련 특허권을 사들인 후 2005년 파머제트를 세웠다. 미국의 파머제트에서 만든 주사기는 바늘로 직접 피부를 찌르는 것이 아니라 높은 속도의 물줄기를 이용해 백신이나 약물을 투약하며 투약 시간도 3분의 1초밖에 걸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챌린더는 30명 정도의 과학자, 엔지니어와 함께 수년간 개발에 몰두해 기존 발명품보다 부드럽게 투약되고 생산 비용도 대폭 낮춘 제품을 내놓게 됐다.
파머제트에서 만든 바늘 없는 주사기는 2009년 초 제품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아 뉴저지 주에서 독감예방주사로 사용됐으며, 2010년에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적으로 40여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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