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파머스 토론회서 북한 농축산업 실상 알리고 협력방안 공유

▲ 평안남도 평성시 축산과장 출신의 굿파머스 조충희 연구위원은 북한 농축산업의 현황과 함께 향후 협력방향에 관해 조언했다.

벼·옥수수에만 의존하던 방식서 벗어나 조건에 맞는 품종 재배
사료 중시하는 북 축산업…첨가제·면역활성제·대용먹이 개발 중점

평남 평성시 축산과장 출신 조충희씨가 전한 北 농·축산
지난 11일 농업인의 날, 제주도에서 값진 선물이 북으로 향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9월 이산가족에게 보낸 송이버섯 2톤의 답례로 제주산 감귤 200톤(10kg박스 2만개)이 평양 순안공항으로 향한 것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감귤이 북한 주민들이 맛보기 힘든 과일로 지금이 제철이라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렇듯 향후 비핵화가 진척을 보이면 가장 빨리 교류가 가능한 분야로 농축산업이 손꼽히고, 북한 농축산업의 잠재력 또한 무시할 수준이 아니다. 이미 세계적 투자가 짐 로저스도 지난 3월 우리나라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한국의 자본과 전문성, 북한의 노동력이 합쳐진다면 통일한국의 농업은 일본을 능가할 것”이라며 “내가 35살이었다면 당장 한국에서 농지를 구입했을 것”이라고 예측한 바도 있다.

이에 본격적인 농축산업의 교류 이전에 북한의 농업과 축산의 실상을 알 수 있는 기회가 지난 16일 건국대학교에서 열렸다. 바로 굿파머스(회장 장경국)가 주최한 ‘한반도 농축산, 함께 가는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제8회 한반도 농생명 포럼이었다.

평안남도 평성시의 축산과장으로 일하다 탈북한 굿파머스 조충희 연구위원은 북한 농축산업의 실상을 알리고 실질적인 협력이 이뤄지려면 어떤 부분을 신경 써야 하는지에 관해 발표했다. 조 위원은 “북의 농정체계는 한국의 농식품부에 해당하는 내각 농업성, 도협동농장경리위원회, 군협동농장경영위원회, 협동농장관리위원회 작업반 순서로 구성돼 있다”면서 “비교적 적은 농지지면적에서 서로 다른 생태조건을 가진 여러 농작물과 종업생산부분들이 배치돼 있어 지역에 따라 고유한 경종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위원은 구체적으로 “농업토지는 서부(평안도, 황해도)지역이 27.60%, 동부(강원도, 함경도)지역이 12.09%, 내륙(자강도, 양강도)이 6.26% 비율이고, 논이 32.62%, 밭은 54.83%, 과수는 8.85%, 뽕은 2.65%로 구성돼 있다”며 “비료는 주체농법에 의해 작물 10톤 생산을 위해 화학비료 1톤을 쓰는 게 원칙이고, 이를 위해 함흥의 질소비료공장, 안주의 남흥화학공장, 순천의 석회질소비료공장 등을 세웠지만 전기·기술·자금이 부족해 원만한 생산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밝혔다.

이어 최근 농업의 현황으로 “1990년대 말부터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종자혁명, 두벌농사혁명, 감자농사혁명, 콩농사혁명, 토지정리 등의 정책을 내놨고, 다수확품종인 감자와 비료를 적게 쓰는 침수벼, 올벼 등이 육종됐다”고 말하며 “벼와 옥수수에만 의존하던 것에서 벗어나 품종선정이 자율화됐으며, 컴퓨터에 의한 ‘먼거리 영농기술문답봉사체계’ 도입, 포전전자지도, 위성화상해석기술, 농작물생육모의기술 등의 첨단기술이 도입된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 위원은 북한의 축산업의 실상에 대해 “소는 평안북도에 제일 많이 사육되는데 동부보다 서부에 많고, 돼지는 협동농장의 공동축산과 축산협동단체의 부업축산, 개인축산의 방식으로 생산되며, 도시를 끼고 있는 노동지구 주변에 국영돼지공장이 많이 배치돼 있다”고 설명하며 “축산업에서 사료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보고, ‘애국풀’을 통한 식물성단백질 해결, 가축사료 첨가제 연구, 가축면역 활성제, 가축사료 대용먹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 위원은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의 농축산업생산성 증가는 가장 시급한 남북협력분야”라면서 이를 위해 “각 지역의 특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생산의 성장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선택하되, 이가 어려운 산간지역은 친환경농업의 시험적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며 “전통적 방식과 첨단기술을 배합해 현지 지형과 조건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반도 농축산 및 식품 가공산업 창업 아이디어-통일 한국 대비 관점’을 주제로 한 공모전에서 서강대학교 조영록·한상철 씨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영남대학교대학원 강준혁·경희대학교대학원 권새별 씨가 통일부 장관상을 각각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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