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愛살다 - 전북 익산 농촌사랑농원 이환철 대표

원목 표고로 배지 재배 표고와 차별화 전략
고정 고객 500~600명…직거래로 경쟁력

▲ ‘표고버섯은 제2 인생의 동반자’라 말하는 이환철 대표

전북 익산시 망성면은 충남 논산과 강경에 인접해 언어와 풍속은 물론 음식문화까지 전북과 충남을 아울러 공존하는 지역이다. 그래서인지 가끔씩 구수한 충청도 말씨로 정감을 더하기도 하지만, 찰진 전라도 문화의 해학과 넉넉함도 가득 묻어난다. 전북 익산시 망성면 어량리 어남마을 농촌사랑농원 이환철 대표(57)가 딱 그렇다.
“배워도 끝이 없는 것이 농사여요.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 있잖아요. 처음에는 다 잘할 것 같기도 하고, 또 지나치게 하라는 대로만 따라서 하고, 그러다보면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지요. 결국은 아무리 쉬워 보이는 농사도 선배나 농업기술센터 같은 곳에서 자주 교육도 받고 상담을 받지 않으면 지어먹기 힘들다는 것을 금방 압니다.”

지난 2011년 귀농하면서 8년째 표고농사를 하고 있는 이 대표는 스스로가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주변의 끊임없는 지도와 도움으로 귀농 2년차부터 제법 괜찮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을 꼽는다.
“귀농 2년차 때부터 표고버섯이 너무 잘됐는디, 그때는 무조건 농협 공판장에 넘겼어요. 그러다보니까 이익이 별로여~. 주변에서 직거래를 하라고 하더라고, 또 추천도 해주고 그러면서 수입도 올라가고 판매 방식의 중요성도 깨닫고 했죠. 그리고 운이 더 좋은 것은 때마침 익산에서 천만송이국화축제가 열렸는디, 관광객이 엄청나게 많이 왔어요. 그때 지인의 판매부스 한쪽을 얻어서 버섯을 팔았는디, 10일 동안 전체 생산량의 70~80%를 팔아버렸지요. 자신감이 안 생길 수가 없죠.”

▲ 농장을 방문한 고객들에게 표고버섯을 설명하고 있다.

이 대표는 내친김에 서울 등 각지의 지인들에게 연락하는 등 직접 판매 방식으로 100% 버섯을 처리할 수 있었다. 그렇게 귀농 첫해 1,650㎡(500평) 규모로 시작한 버섯 재배 시설이 매년 원목 5천본 씩을 추가하는 식으로 지금은 6,600㎡(2000평)로 늘렸다. 저온창고 등 시설도 그만큼 많아졌다. 지난 2015년 이후부터는 연매출 1억5천여만 원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이 대표의 고향은 충남 논산이다. 아주 어릴 때 부모님을 따라 인근의 전북 망성으로 이사를 했다. 그래서 인지 학교도 지역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망성초등학교, 강경중학교, 논산대건고등학교, 원광대학교를 나왔다.

▲ 참나무 원목 표고버섯 재배

“대학 졸업 후에는 서울에서 경제연구소에 근무를 했지요. 그렇게 서울에서 평생을 살 생각이었는디, 나이가 들면서 상황도 변하고, 고향 생각도 간절하고, 결국은 귀농을 결심한 것이 벌써 8년이 지났네요. 인생 2막을 새롭게 시작해보고 싶었던 것이 귀농이었는데, 비교적 잘 적응하고 있고, 아주 잘 했다는 생각입니다.”
이 대표의 전략은 한마디로 직거래다. 소비자가 직접 농장을 방문하고 구매하는 것을 제일로 삼는다. 농사의 첫 번째는 안전한 품질이라는 것이 이 대표의 신념이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신념하나로 참나무 원목 표고만 재배했어요. 배지표고는 투자비 인건비가 덜 들고, 생산도 3개월이면 가능해요. 그렇기 때문에 경매시장에서는 원목재배 표고가 절대 불리할 수밖에 없지요. 원목 표고를 제대로 판매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 대표의 농촌사랑농원에는 언제나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한다. 농장이 곧 놀이터이자 휴식의 공간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인지 동네사람부터 이웃과 친구, 소비자들까지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 몇 년 동안 고정소비자만 500~600여 명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그 비결이다.
“원목 표고는 생산에 1년6개월이나 걸리고, 생산비와 투자비가 더 듭니다. 그래도 소비가 되고 이윤을 남길 수 있는 것은, 경매 시장에서는 배지표고 보다 비싸지만 일반 시장의 여러 표고버섯들과 비교해서는 직거래가 저렴하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여기까지가 한계 같아요. 더 이상의 매출 성장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왜냐면 수입품도 너무 많고, 또 농산물 유통단계도 너무 많아서 생산자가 손에 쥐는 돈은 적을 수밖에 없는 구조로 돼 있어요. 주변의 많은 농민들이 조합을 만들어 거래단계를 줄이려는 노력들을 하고는 있는데, 결국은 경쟁력 없는 대부분의 생산자들은 다시 경매시장으로 갈 수밖에 없어요.”

이 대표는 귀농은 분명 매력적이라고 강조한다. 그렇지만 농촌과 농민을 이해하고, 농사에 대한 철저한 준비 없이는 또 다른 낭비라고 지적한다.
“귀농자의 20~30%는 6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역귀농한다는 자료를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요. 정부의 정책자금 등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합니다. 진정 어려움이 닥쳤을 때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3년 이상은 버텨야 농촌에서의 미래도 가능성도 보인다고 해야 옳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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