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삼산업 활로를 찾다-한국인삼협회 한승헌 차장

▲ 한승헌 차장은 농민의 피땀 흘려 모인 돈임을 잊지 않고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다양한 홍보사업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려인삼 페스티벌 삼판났네’ 개최…국내외서 찾는 축제되길
‘삼삼한 레시피’ 공모…인삼 포함한 식탁 위 삼시세끼가 목표
인삼 경작신고 의무화하는 인삼산업법 통과 필요

고려인삼은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대표적 한류브랜드였다. 국내에서도 건강기능식품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 하지만 해외에서 중국, 미국 등에서 값싼 인삼이 늘어나면서 수출액은 몇 년째 정체 또는 감소세를 반복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부정청탁금지법, 안전성 우려,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의 등장으로 1인당 인삼소비량은 2011년 0.46kg에서 2016년 0.32kg으로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민·관의 전문가를 만나 인삼산업의 활로를 모색해본다. 이번 호는 한국인삼협회 한승헌 차장이 주인공이다.

-한국인삼협회(이하 협회)와 인삼자조금관리위원회(이하 자조금)의 활동을 설명해 달라.
2012년 협회는 법인설립 허가를 받았고, 자조금은 ‘농수산자조금의 조성 및 운용에 관한 법률’ 제정 후 2015년 출범했다. 자조금의 출범은 협회와 인삼농가는 물론 인삼산업 발전의 큰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그간 농업보조금에 기대던 것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선진국형 기반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협회와 자조금은 농업인 개인이 할 수 없는 일을 대신 하는 곳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게 국내외 소비촉진을 위한 홍보사업이다.

-자조금이 출범했지만 어려움도 있을 것으로 안다.
인삼은 보통 4년에서 6년에 걸쳐 재배하기 때문에 수확 시 내는 거출금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출범 당시 회원 7300여 명으로 시작해 현재 1만 명이 넘고 있지만 연작장해 때문에 지역을 옮겨 다니는 농민이 많다보니 중복자가 많다. 거출금 부과를 위해 필요한 개인정보는 지역인삼농협의 도움이 필요한데 쉽지 않은 측면도 있다. 그래서 판매를 목적으로 인삼을 경작하는 자 모두에게 경작신고를 의무화하는 ‘인삼산업법’ 개정안 통과가 필요하다. 명확한 통계도 가능하고 안전성 우려도 불식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효과적으로 정부정책에 반영할 수 있다.

▲ 고려인삼 페스티벌에서 외국인이 인삼튀김을 시식하고 있는 모습.

-인삼의 소비를 늘리기 위해 어떤 사업 펼치고 있나?
약재로만 인식되던 인삼을 우리 식탁에 올리는데 힘쓰고 있다. 올해로 3번째를 맞는 ‘삼삼(蔘蔘)한 레시피’ 공모전은 다양하고 간편한 인삼 레시피를 발굴해 다양한 연령층이 소비를 늘리는데 목적이 있다. 발굴된 레시피는 인삼요리 책자로 제작할 계획이다. 그래서 아침에 아이와 부모를 위한 조식, 저녁에는 손님대접을 위한 요리, 디저트까지 모든 요리에 인삼이 포함된 식탁 위의 삼시세끼가 목표다.

그리고 연세 지긋한 어른들만 찾는 기존의 소비형태로는 긍정적인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아이들을 공략해야 한다. 생각해낸 게 유치원에서 인삼맨이 등장하는 인형극이었다. 철저히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똥을 주제로 했다. 1년에 30회 정도 진행했는데 효과는 일단 긍정적이다. 인형극을 했던 유치원에서 재방문 요청을 하며 하는 말이 아이들이 인형극을 보고 부모들에게 인삼이 먹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해외시장에서 인삼종주국의 명성이 예전 같지 않다.
독일 뮌헨에서 매년 9월에 열리는 맥주축제인 옥토버페스트는 맥주 1잔을 위해 독일 현지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600만 명 이상이 모인다. 우리도 20년 이상을 내다보고 올해 ‘고려인삼 페스티벌 삼판났네 시즌2’를 9월에 개최했다. 제1판 ‘놀아보세’는 인삼낚시, 인삼비누, 인삼초코과자 만들기를 제2판 ‘먹어보세’는 인삼튀김과 솜사탕, 칵테일을 제3판 ‘알아보세’는 인삼음식 레시피 시연 등을 펼쳐 많은 호응을 얻었다. 국내와 해외에서 찾는 축제가 바람이다. 물론 단시간에 이룰 수 있는 목표는 아니다.

현재 홈페이지도 개편하고 있다. 영문판과 중국어판은 물론 인삼의 A부터 Z까지 모든 정보가 총망라될 수 있게 만들려 한다. 1번의 클릭으로 저렴한 제품구입부터 축제정보, 효능, 통계자료까지 모두 포함할 계획이다. 3년 안에 온라인에 있어 인삼의 메카로 만들고자 한다.

인삼의 종주국임에도 인삼에 대한 해외판 책자가 없는 사실을 알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었다. 당장의 효과보다는 인삼밥을 먹는 한 사람으로서 의무감을 갖고 1000곳 넘는 대학에 공문과 친필편지를 보내 어찌 보면 무모하게 뛰어들었다. 그 결과 34개국 220개 대학에 우리가 만든 인삼책자가 보급됐다. 힘들었지만 보람과 긍지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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