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탐방-강원 철원 비타민나무농원 고민경 대표

▲ 고민경 대표는 우리나라 환경에 맞는 고하홍을 개발해 과즙과 가루뿐 아니라 묘목도 공급하며 큰 수익을 얻고 있다.

항산화·항암효과 있는 비타민나무, 직접 몸으로 효능 체험
우리나라에 맞는 ‘고하홍’ 직접 개발, 일손 덜고 수확량도 많아

간경화 말기에 운명처럼 찾아온 비타민나무
고민경 대표가 물 맑고 공기 좋은 철원으로 내려온 건 십년 전 일이다. 간경화 말기로 3개월의 시한부 판정을 받고 더 이상 현대의학으로 차도가 없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그 때 우연히 비타민나무를 만나게 됐다.

“당시 비타민나무를 키우던 한 할아버지가 몸에 좋다며 설탕과 1:1비율로 만든 진액 2리터 2개를 주셨어요. 하루에 6번씩 따뜻한 물에 타 먹었더니 복수가 빠지기 시작하면서 믿기지 않을 정도로 몸이 거뜬해졌어요.”

비타민나무의 효과를 직접 몸으로 체험한 고 대표는 이후 본격적인 농사에 뛰어들었다. 비타민 열매의 정식명칭은 시벅턴(Sea Buckthorn)으로 국내에서는 산자나무, 사극나무, 비타민나무로 불리고 있다. 비타민나무에는 비타민, 지방산, 유리 아미노산, 플라보놀, 카로티노이드 등이 포함돼 있다. 그 중 플라보놀은 항산화·항암제로 사용될 수 있는데 심장질환, 뇌졸중, 폐암의 위험을 줄여준다. 고 대표가 건강을 되찾은 것 역시 이 성분의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비타민나무는 열매원액 또는 열매가루, 잎가루로 복용해요. 열매가루는 천연비타민 대용으로, 잎가루는 간을 해독하는 성분이 있다고 해요.”

▲ 고 대표의 농원에서 수확한 비타민나무 열매.

직접 개량종 ‘고하홍’ 개발해
하지만 비타민나무를 재배하며 우여곡절이 많았다는 고민경 대표. 묘목을 중국에서 들여와 유기농으로 키웠지만 자그만치 3억 원이 넘는 손해를 봤다. 중국에서 들여온 묘목은 높이가 6m가 넘고, 가시도 많으며 포도송이처럼 달리기 때문에 일일이 손으로 따야 해서 인건비도 큰 부담이 됐다. 그래서 직접 우리나라 환경에 맞는 개량종을 개발해야겠다고 결심한 고 대표.

“중국 묘목은 심추홍이라고 가을에 열매가 달리는데 수확량도 적어 경제성이 없더라구요. 이 품종으로는 손해만 보겠다 싶어 심었던 나무도 과감히 다 뽑아버렸어요. 같이 시작한 작목반 사람들이 다들 포기해도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 개량종인 ‘고하홍’을 개발했어요. 제 성의 고를 따고 여름에 열리는 붉은 나무라는 뜻이에요. 고하홍은 다 성장해도 2.5m정도라 수확하기도 편하고 열매도 15kg까지 달려요. 열매 색깔로 노란 기존 품종과 달리 붉은 열매죠.”

지금은 철원에서 수확을 하는 농장과 경기도 포천의 육묘장을 따로 만들어 묘목을 공급하며 큰 수익을 얻고 있다. 비타민나무의 효능이 입소문이 나면서 고정적인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물론 약용과일이라 선별과정도 길고 보관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해서 가격부담은 있지만 한 번 찾은 고객들은 거의 단골이 된다고 한다.

“병원에서 치료의 한계를 느끼고 우리 농원을 찾는 분들이 꽤 돼요. 마치 과거의 저처럼 말이죠. 부디 많은 분들이 비타민나무를 통해 건강을 찾기를 진심으로 기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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