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호남문화재연구원이 발굴조사 중인 사적 제346호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에서 조선 시대 훈련청과 군기고로 추정되는 건물지가 발견됐다. 또한, 화약 무기인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 11점, 자기류, 기와류도 함께 출토됐다. 호남문화재연구원은 15일 발굴현장에서 이번에 출토한 유물들을 공개하고,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 발굴조사는 고창군에서 2003년 복원정비 기본계획을 수립한 후 연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건물지와 시설물, 성벽, 문지, 해자(垓子) 등이 확인됐다. 발굴조사 성과와 고지형 분석을 바탕으로 읍취루, 동헌의 담장과 삼문, 연지(蓮池, 연못)와 정자 등이 복원됐으며, 북·서벽의 정비 등도 꾸준히 시행 중이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훈련청과 군기고로 추정되는 건물지를 비롯해 10여동의 건물지와 수혈(구덩이), 도로시설 등이 확인되었다. 특히, 1호 수혈에서는 조선 시대에 발명된 우리나라 최초의 시한폭탄이라고 할 수 있는 비격진천뢰가 출토됐으며 인접해 포대(砲臺) 시설도 확인됐다.

비격진천뢰는 모두 11점으로 비교적 온전한 상태이며, 크기는 지름 21㎝, 무게 17~18㎏ 정도이다. 현재까지 보고된 비격진천뢰는 국립고궁박물관 소장품인 보물 제860호를 비롯해 모두 6점에 불과하다. 이번에 발견된 11점은 그 수가 상당히 많고, 새롭게 출토된 점에서 주목된다.

비격진천뢰는 조선 선조 연간에 발명됐으며, 목표물에 날아가서 천둥번개와 같은 굉음과 섬광, 수많은 파편을 쏟아내면서 폭발하는 작렬(炸裂) 시한폭탄으로, 완구(碗口)라는 화포에 장전해 사용했다.

비격진천뢰가 나온 구덩이 주변에서는 포사격 시설로 추정되는 포대(砲臺)가 조사됐다. 평면이 원형형태로 규모는 지름 170㎝이다. 돌을 편평하게 깔아 견고하게 만든 후 흙을 다져 바닥면을 마련했다. 포의 거치대로 추정되는 2개의 기둥구멍이 포대 남쪽에서 확인됐다.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은 1417년(태종 17년) 왜구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축성됐다. 조선 시대 읍성 가운데 제작연대가 정확하게 알려진 읍성으로, 행정과 군사의 요충지 역할을 담당했다.

호남문화재연구원은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이 왜구의 방어를 위해 축성된 점으로 보아, 훈련청‧군기고 등 건물지, 비격진천뢰와 포대시설 등은 무장읍성의 군사적인 성격을 고고학적으로 밝히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