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독성물질에 의한 간암과 전이 감소 확인

간염․간경화에도 효과…건기식 개발로 농가소득 기대

▲ 누에

‘홍잠’(弘蠶)이 독성물질에 의한 간암 예방에 뛰어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홍잠’은 완전히 자라 몸속에 견사단백질이 가득 찬 익은 누에(숙잠, 熟蠶)를 수증기로 쪄 동결건조한 익힌 숙잠을 이르는데, 이는 지난해 농촌진흥청이 대국민 공모를 통해 선정한 명칭으로, ‘널리 이롭게 하는 누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차의과학대학교 약학대학 김은희 교수 연구진과 함께 ‘홍잠’이 독성 물질로 인해 발생하는 간암 예방에 뛰어난 효과가 있음을 연구를 통해 밝혀냈다.

간암은 독성 물질 노출이나 바이러스 감염, 지나친 알코올 섭취 등에 따른 간염과 간경화가 주요 원인이며,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간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 당 21.5명으로 폐암(35.1명) 다음으로 높다.

연구진이 시험쥐를 대상으로 간암 유발 독성 물질(DEN)을 16주간 주 1회씩 투여하는 동시에 홍잠을 매일 1g(60㎏ 성인 기준 10g)씩 먹여 간암 억제 효과를 실험했다. 그 결과, DEN만 투여한 시험쥐의 간에서는 많은 악성종양이 발생했지만, 홍잠을 동시에 먹인 쥐는 먹지 않은 쥐에 비해 악성종양 수가 8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세포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암화증상인 이핵(Binuclear) 현상이 70%, 악성종양 증식인자(PCNA)가 58%, 암세포의 전이와 재발 인자(Ki-67)이 50% 감소하는 등 간암 관련 지표도 줄어들었다.

연구진은 홍잠이 간염과 간경화 억제에도 효과적임을 확인했다. 홍잠을 먹인 시험쥐는 간염과 관련한 대표적인 염증물질(TNF-α)이 62% 줄고, 간의 손상 여부와 정도를 판단하는 인자도 확연히 줄었다. 간경화와 관련해 간의 섬유화 인자가 70~80% 정도 감소하고, 간경화 지표도 40~60%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농진청은 이번 연구결과를 지난해 11월에 차의과학대학교와 공동으로 특허출원했으며, 향후 항암보조식품으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작용기전 구명과 인체적용시험 등 건강기능식품화를 위한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소량 생산하던 홍잠을 국민이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농림축산식품부와 지방자치단체, 양잠단체 등과 협력해 관련 기술을 농가에 적극 보급할 예정이다.

농진청 이건휘 농업생물부장은 “홍잠을 꾸준히 먹는 것만으로도 간암 예방에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홍잠이 양잠농가는 물론, 국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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