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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잡겠다며 농민 잡는 정부■ 포커스 - 수확기 정부미 방출로 쌀값 내린다고?
송재선 기자  |  jsssong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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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08  10:3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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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쌀값 내리려 2017년산 구곡 방출계획
농민들 “쌀값 회복해 안정화된 것일 뿐인데…”

당정, 물가인상률 반영해 19만6천원으로 인상키로
반농업적 농정 규탄 대규모 집회도 예고

정부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재고미 방출을 계획하고 있어 농민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정부는 지난 2일 경제부처 물가관계 차관회의에서 물가인상이 쌀 등 농산물의 가격이 오른 것 때문이라며 2017년산 정부 재고미를 공매를 통해 시중에 방출하겠다는 방안을 세웠다. 정부가 쌀값을 내리기 위해 연내 구곡을 방출하고, 영세자영업자에게 가공용쌀 1만 톤 확대 공급, 대형마트 할인판매 유도 등을 시행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에 몇 년째 하락하던 쌀값이 최근 회복세를 보여 한숨을 돌리던 농민들이 정부의 이러한 발표에 강력히 분노하며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농축산연합회는 “지금까지 역대 어느 정부도 수확기 쌀값 안정이라는 명목으로 정부 재고미를 방출한 적이 없다”며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던 문재인 정부가 물가상승을 이유로 조금이나마 회복한 쌀값을 내리겠다는 것은 농민들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고 그 동안 보여줬던 농정에 대한 무관심을 넘어 지나친 농민홀대 정책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농축산연합회는 “최근 산지 쌀값이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그 동안 터무니없이 하락했던 가격의 회복일 뿐이고, 정부가 과잉물량 시장격리 조치를 통해 겨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쌀값이 물가상승의 주범이라는 왜곡된 여론만을 신뢰한 채 엉터리 정책만을 내놓고 있다”고 정부를 맹비난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황주홍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평화당 소속 의원들도 정부의 발표에 실망과 비난을 쏟아냈다.

의원들은 “정부가 공공비축미를 방출하면 쌀값 인하는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며 “농식품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부처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농민의, 농민에 의한, 농민을 위한 농림부’는 고사하고 농민을 배신하는 ‘반농정책’의 첨병임이 이번 결정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평화당 의원들은 이어 “‘농민은 공직자’, ‘농민에게 쌀값은 월급’이라며 달콤한 밀어를 속삭이던 문재인 정부가 수확기에 쌀값 안정을 이유로 비축미를 방출하는 역대 어느 정권도 하지 않은 ‘살농정책’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도 “이낙연 총리가 쌀값이 25년 전 수준으로 폭락해 농민이 큰 고통을 겪었기에 정부가 바람직한 상태까지의 쌀값이 회복될 때까지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 불과 1년 전”이라면서 “그 어떤 정부도 하지 않았던 수확기 구곡방출은 규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철회를 촉구했다.

정부 재고미 방출계획과 함께 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차기(2018~2022년산 쌀에 적용) 쌀 목표가격에 대한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농식품부는 현행법령에 따른 계산법으로 차기 쌀 목표가격 정부안 18만8192원/80㎏을 제출하면서 목표가격에 물가상승률 반영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최근 국회 시정연설에서 “쌀 목표가격에 물가상승률이 반영되길 바란다”며 국회에 공을 떠넘겼다.

이에 대해 정치권과 농업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황주홍 의원은 “정부가 제시한 목표가격은 농민들에게 인간 이하의 삶을 강요하는 조치나 다름없다”며 “평화당이 제안한 쌀 목표가격 24만5000원을 조속히 확정하라”고 촉구했다. 농축산연합회도 “그 동안 정치권과 농업계에서 요구한 쌀 목표가격 20만 원 이상과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며 수정을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지난 8일 당정협의를 열어 차기 쌀 목표가격을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19만6000원으로 인상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반영한 농업소득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마저도 성난 농심을 잠재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오는 13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인근에서 ‘문재인 정부 농정개혁 촉구 14만 농업경영인 총궐기대회’를 열어 수확기 비축미 방출, PLS(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 전면 시행,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의 반농업적 행태를 규탄하기로 예고돼 있어 성난 농심이 늦가을 아스팔트를 달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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