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愛살다 - 전북 김제 백산인삼농장 김태엽 대표

▲ 막 수확한 인삼을 들어보이는 김태엽 대표.

첨가물 없이 ‘정제수와 홍삼추출액 100%’ 제품
크라우드펀딩 시작, 재배과정 보고 느끼도록

10ha 인삼 농장에
홍삼 제조·판매까지

소나무가 우거지면 산이요, 나무보다 비탈 언덕진 구릉이 이어지면 곧 들녘이다. 산은 산인데 지형이 낮고 숲이 무성하지 않아 붙여진 이름 백산(白山). 전북 김제시 백산면은 그래서 인삼과 뽕나무 재배에 탁월한 지형으로 꼽힌다.
이곳 백산면 학당길 129에서 10ha 규모의 인삼농사를 꾸려가는 김태엽 대표(38·백산인삼농장)는 4대를 잇는 인삼 장인이다. 지역에서는 그를 ‘인삼아빠’라 부른다. 넉넉한 성격에 매사를 솔선수범하는 것은 물론 인삼에 관한한 모르는 것이 없기 때문이란다. 그도 그럴 것이 김 대표의 인삼농사는 4대째를 이어 계속되고 있다.
“충남 금산에서 증조할아버지와 할아버지, 아버지가 대를 이어 인삼을 재배했습니다. 여덟 살 때 아버지(김동탁·67)가 이곳으로 이사를 오면서 저도 백산면 사람이 됐죠. 아버지의 영향으로 백산면에 인삼농장이 많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김제 백산은 인삼농가가 그 어느 지역 못지않게 활성화됐죠.”

▲ 해가림막이 설치된 인삼밭

이스라엘 봉사활동서 만난
아내가 농장 보배

김 대표는 4대를 이어서 인삼농사를 짓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꿈도 많고 야망도 컸다. 대학을 졸업하고 신세계백화점 식품코너 실장, 이집트 대사관 영사협력원 등으로 일했다. 지금의 아내 이재린(34) 씨는 김 대표가 2003년 이스라엘 자원봉사 때 만났다. 그리고 이집트에서 일할 때인 2007년 5월 결혼해 지금은 아들(11) 하나를 뒀다.
“어느 날 아버지가 아프신 것을 보면서, 농사를 누군가는 거들어야 된다는 생각이 커졌습니다. 또 증조할아버지 때부터 이어오던 인삼농사를 끊기게 하고 싶지는 않았지요. 그런 생각에 이르렀고, 결국 지난 2012년 봄에 본격 귀농을 했습니다. 귀농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던 아내도 결국 2년 후에는 귀농에 합류해서 지금은 인삼농사의 큰 몫을 해내고 있죠.”

김 대표는 귀농 후 바쁜 인삼 농사 중에도, 한국농수산대학 인삼학과와 한국벤처농업대학원에서 6차 산업을 전공했을 만큼 전문지식 축적에 열정적이었다. 그런 열정과 4대를 이어온 기술력으로 전북을 넘어 전국의 대표 인삼과 홍삼제품으로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인삼은 흙이 제일 중요합니다. 친환경적인 미생물을 토양에 살포해 인삼이 잘 성장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으로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홍삼을 달이고 남은 찌꺼기는 액비를 만들어 인삼밭 예정지에 살포하는 것을 반복합니다. 이렇게 재배한 5년 근 인삼을 깨끗하게 씻고, 증삼기에 넣고 백산인삼만의 비법으로 오랜 시간동안 홍삼을 찌고 말려 맛과 향을 깊어지게 하는 것이 기술이죠. 쪄낸 홍삼을 말리고 1년 이상의 숙성 과정을 거쳐 홍삼이 만들어집니다.”

“대부분의 홍삼액 제품들은 홍삼의 비율을 줄이고 다양한 첨가물을 넣어 단맛을 강하게 하며 단가 또한 낮추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아무것도 넣지 않고 정제수와 직접 가공한 홍삼 100%만을 달인 제품을 만들죠. 확실한 타 제품과의 차별화라면 모든 제품을 당해 수확한 인삼으로, 바로 쪄내서 말린 홍삼을 1년 이상을 숙성시키는 것입니다. 숙성과정을 가지는 이유는 이 과정에서 홍삼이 더욱 깊은 맛과 향을 간직하기 때문입니다.”

김 대표는 최근 크라우드펀딩(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다수의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도 진행하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홍삼과 직접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고객들이 고품질의 인삼 재배과정과 제조과정을 지켜보고, 또 합리적인 가격으로 그들에게 제품이 전달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했다.
“저는 고객이 직접 농장에 방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공장도 둘러보게 하고, 시음 등을 권합니다. 인삼열매 수확이나 어린 인삼 수확 등 체험도 중요한 일과 중 하나죠.”

김 대표는 지역사회에서 유명인사다. 각종 언론 영상매체를 통해 인삼 전도사와 귀농귀촌의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농업교육원, 농업기술센터 등에서는 이미 인기 강사다.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하는 것이 가장 큰 홍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투명하고 반듯한 제품을 생산하는 것만이 가장 ‘나답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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