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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케(DIKE)의 저울
윤병두  |  ybd77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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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05  13:4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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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중국 서안시 인근에 있는 옛 송나라 수도였던 개봉(開封)시를 찾은 적이 있다. 개봉시는 1천여 년 전 북송(北宋)의 수도로 인구 150만의 세계적 무역도시였다고 한다. 우리에게 너무나 낯익은 포청천은 개봉부윤(현 시장)으로 재직 시 명판관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사적인연에 얽매이지 않는 엄격한 법 잣대로 명성이 높았다. 포청천이 부임 시 왕으로부터 받은 용(龍)작두, 호(虎)작두, 개(犬)작두는 현재 개봉부의 집무실에 남아있다. 작두(斫刀)는 사형 집행 시에만 쓰던 것으로 용의 머리가 있는 용작두는 왕족, 호작두는 귀족과 관리, 개작두는 일반평민에게 사용하던 사형기구였다.  

그는 왕의 친인척 비리를 과감히 탄핵하고, 귀족이나 부패한 정치인을 예외 없이 척결하는 공정한 판결을 내려 기득권층의 암살 위협까지 받았다. 당시 서민들 사이에선 ‘청탁이 통하지 않는 이는 염라대왕과 포청천 뿐’이라는 노래가 유행할 정도였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디케(DIKE)는 ‘정의의 여신’이다. 법원에 가면 눈 가리고 칼과 저울을 들고 있는 여신상을 볼 수 있다. 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칼은 법의 엄정함과 정의의 실현을, 저울은 공평무사함을 상징한다. 눈을 가린 것은 사사로움을 떠나 평등한 판결을 하란 뜻이 담겨있다.
그러나 최근의 우리 정치판에는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 등 말이 유행하고 있다. 정의의 여신이 고장 난 저울을 들고 눈을 가리지 않고 사사로움에 얽매인다면 결국 힘없는 서민에겐 가장 큰 폭력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1000년 전 판관 포청천과 같은 공직자가 우리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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