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愛살다 - 전북 부안 바람직한 농부 송신호 대표

1만평 농장서 과채주스·액상차 생산 활기
브랜드디자인과 마케팅 기술 주민에 전수 ‘상생’

▲ 지난해 8월 완공된 과채주스 가공시설에서 상생의 농업을 키워가는 송신호 대표.

HACCP 인증받아 ‘영농 자신감’
“저는 사람들이 좋아요. 특히 가족과 이웃 같은 관계 속에서 제가 더 많이 희생하고 도와주면서 행복을 느끼는 그런 일들이 하고 싶었습니다.”
농산물 생산과 과채주스를 제조하는 송신호 대표는 올해로 만 서른 살이다. 전북 부안군 상서면 용서리 299-8. 변산해수욕장 앞바다를 끼고 조금 더 육지로 돌아들면 송 대표의 농장과 농산물가공시설이 나온다.

“며칠 전(10월10일)에 액상차와 과채주스 제조 분야에서 국가식품인증인 HACCP을 받았습니다. 더 열심히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제조·판매하는데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송 대표는 부안으로 귀농한 것이 어쩌면 운명이란다. 서울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초중고등학교와 대학을 중퇴했다. 그리고 인천에서 보험사와 부동산 관련 회사를 약 6년 여 다녔다. 회사 생활동안 여섯 살 연상의 부인 이지숙씨를 만나 주변의 관심 속에 결혼도 했다. 지금은 두 딸도 두었다.
“어머니가 10여 년 전에 먼저 부안에 둥지를 틀었지요. 어머니도 부안은 낯선 곳이었는데, 어쨌든 그렇게 부안과의 인연의 끈이 시작됐다고 할 수 있죠. 그렇게 세월이 흘러 제가 결혼하고 나니까 함께 살자고, 내려오기를 바라더라고요. 마침 메르스 사태로 영업도 힘들고 지쳐있었는데, 잘됐다 싶었죠. 그래서 엄마랑 함께 살고 싶어서 그냥 내려왔죠. 2016년 초니까 3년째 되어갑니다.”

송 대표는 귀농 후에 어머니가 얻어 짓던 문중 땅 1만여 평을 이어받아 블루베리와 양파 등 각종 과채류를 재배했다. 규모가 커지고, 지역사회 활동을 하면서 생산에만 그치지 않고 가공식품 제조까지 이어지는 농업의 역동성을 깨달았다. 그래서 부안군을 찾아가 몇 번의 상의를 거쳐 끝내는 부안군농업기술센터로부터 약간의 시설자금을 받을 수 있었다.
“지자체의 지원금을 조금 보태서 지난해 8월에 액상차와 과채주스를 제조할 수 있는 시설을 완공했습니다. 주로 마을에서 일손을 구하지만, 엄마가 언제나 함께 해주기 때문에 별로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쩔 땐 장인과 장모까지도 거들어줘서 수월하게 시설을 운영하고 있네요.”

▲ 머위 과즙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송 대표가 귀농하고 얼마 되지 않아 외손녀들이 보고 싶다며 서울에 살던 장인 장모까지 함께 부안으로 내려왔다. 그러다보니 엄마와 아내, 두 딸, 장인과 장모까지 모두 7명이 부안으로 귀농한 셈이 됐다.
“저와 처가식구들까지 부안이 제2의 고향이 됐네요. 귀농 전에는 와이프와 다툼도 잦았는데, 귀농 후에는 그런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지금은 모두가 넉넉하고 행복합니다. 일할 터전과 주변의 모든 사람들까지 다 좋아서 본격적으로 농사꾼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식구들끼리 일거리의 경계는 뚜렷하지 않지만, 어느 정도 주요 업무는 정해졌습니다. 저는 주로 농산물 생산 쪽에 신경을 쓰면서 다른 일들도 하지요. 와이프는 주로 디자인과 인터넷 전자상거래를 담당합니다. 엄마는 가공시설에서 과채주스와 액상차 제조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장인 장모는 손녀들을 돌보는 일을 주로 합니다. 언제부터 특별히 정하지는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그렇게 일이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송 대표가 가꾸는 농작물은 배추, 양파, 마늘, 블루베리, 돼지감자, 도라지, 머위 등등 주로 과채주스와 액상차를 만들 수 있는 품목들이 대부분이다.

송 대표가 최근 관심을 갖는 공부는 브랜드디자인과 마케팅이다. 자신의 사업에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아직 젊기 때문에 지역주민들에게 이 같은 기술을 컨설팅해서 다함께 농가소득 창출이라는 상생의 농업을 키워가는 것이 목표다.
“각종 단체 등에서 농장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가공시설에도 견학을 자주 오고 그러니까, 책임감도 더 생기고 노력을 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더라고요. 얼마 전에는 농업기술센터에서 강의도 했습니다. 난생 처음 해보는 강의였는데, 자부심이 컸습니다. 앞으로 더 용기도 많이 내고, 진정한 농사꾼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행복을 일구어가는 것이 소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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