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표준 관비처방서 개발…물 33% 양분 41% 절감

관행적인 시설재배로 과도하게 소모되는 물과 비료 사용량을 줄이고 토양의 건강도 올려주는 관비처방서가 개발돼 생산비 절감과 토양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은 시설작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면서도 물과 비료 사용량은 물론, 토양 내 양분 집적현상을 줄이는 관비처방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농진청이 개발한 관비처방서는 시설작물 중 많은 면적을 차지하는 애호박, 수박, 풋고추, 딸기 재배농가를 대상으로 현장 실증시험을 통해 물과 양분의 흡수량과 이용 효율에 따른 생육단계별 공급량을 설정한 것이다.

기존에는 작물별 비료사용량의 밑거름과 웃거름 비율만을 제시하거나, 작물 생육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농가의 경험에 의존해 물과 양분을 공급해 왔다.
농진청 윤종철 농업환경부장은 농업전문지 브리핑에서 “이번에 개발한 관비처방서는 목표 수량, 재배 작형과 생육단계별로 주(週 )단위 물 공급량과 시판되는 질소·인산·칼리비료의 실제 사용량을 제시해 농가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한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이 관비처방서는 관비를 이용하는 시설재배 농가의 실태를 바탕으로 설계됐으며, 밑거름과 웃거름의 공급비율을 기존 50:50에서 30:70으로 조정했다. 예를 들어, 애호박을 2~7월 재배해 1톤을 수확하려면 밑거름은 질소 1.1, 인산 0.2, 칼리 1.0㎏/10a, 웃거름은 질소 2.5, 인산 0.4, 칼리 2.4㎏/10a가 필요하다. 
연구진이 이번에 개발된 처방서를 적용했더니 물과 양분(질소)의 공급량과 이용률이 작물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물은 33%, 양분(질소)은 41%가 절감됐다고 밝혔다.

농진청 토양비료과 성좌경 연구사는 “충남 부여의 수박 재배농가에서 기존 방법과 관비 처방을 비교한 결과, 물과 질소 공급량이 줄어 결과적으로 토양 중 질산태 질소의 집적을 약 29%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된 4개 작물에 대한 주 단위 관비처방서는 올해 10월부터 농업기술포털 농사로(www.nongsaro.go.kr)와 토양환경정보시스템 흙토람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농진청은 영농현장에 신속한 기술보급을 위해 4개 작물 외에 오이, 토마토, 멜론, 참외 등 5개 작물에 대한 관비처방을 확대하고, 내년에는 흙토람에 관비처방 기능을 추가해 목표수량, 작물, 재배기간, 밑거름·웃거름 종류를 선택하면 자동으로 관비처방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에 개발된 관비처방서는 개별 농가의 토양 영양상태나 작물 생육정도 등을 정밀히 적용해 처방받을 수 있는 단계가 아닌 표준 처방서여서 향후 농가들이 토양검정 후 정밀한 데이터를 직접 입력해 맞춤형 자가 관비처방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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