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특허를 말하다- ⑤ 농촌진흥청 농식품자원부 이성현 박사

▲ 삼채연구의 주역 이성현 박사.

쿠키·건강기능음료 등 맞춤형 제품 개발로 농가소득 이끌어

세계 최초 삼채의 신기능성 구명
복합기능성 식의약 소재화 확대에 중점

“삼채는 유황 향이 강하기 때문에 냄새를 차단하는데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러나 실험실을 막을 수도 없고, 연구원들은 들락날락 하다보니까 근처의 또 다른 실험실에서 냄새난다고 타박도 많이 받았지요.”
삼채는 요즘 농가에서도 뜨는 작목이다. 특히 귀농한 농부들이 즐겨 심는 작목 중의 하나가 바로 삼채다. 삼채가 농가의 주요 소득 작목으로 자리 잡기까지 농촌진흥청 농식품자원부의 이성현 박사(연구사)와 그 연구팀원들의 끈질긴 연구 성과의 공로가 있기에 가능했다.
“농부들이 직접 삼채를 들고 왔어요. 삼채의 성분, 기능성을 알고 싶다는 것이었지요. 그렇게 삼채 연구를 시작한 것이 지난 2014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삼채에 빠져서 살고 있습니다.”

▲ 농진청 농식품자원부의 삼채연구팀(사진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최정숙, 장환희, 황유진, 이성현, 김정봉)

이성현 박사와 연구팀(김정봉, 최정숙, 장환희, 황유진, 최봉겸, 김남석, 이선혜, 김유석)들이 지금까지 개발한 삼채와 관련된 특허는 삼채의 혈당강하 효과, 비만예방 효과, 숙취 해소 효과, 뼈 건강과 면역력 증진 효과 등 20여 가지가 넘는다.
“삼채는 원래 고랭지에서 자라는 식물인데, 국내에 들어 온지는 2010년 쯤 이니까, 농민들 사이에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정말 최근 몇 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처음 삼채가 국내에 들어왔을 때만해도 삼채의 재배 특성을 잘 이해하지 못해 잎이 마르거나 뿌리까지 무르는 현상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들이 많았습니다.”

▲ 삼채를 이용한 다양한 가공제품.

농진청의 삼채 연구 결과가 삼채의 대중화에 엄청난 기여를 했다고 할 수 있다. 이성현 박사와 삼채연구팀의 지금까지 성과는 눈부시다. 삼채의 부위와 가공방법에 따라 다양한 기능성을 과학적으로 구명하는 것은 물론 맞춤형 제품을 개발했다. 20여 건의 특허와 20여 건의 기술이전이 이를 말해준다. 특히 과제 수행이 더 성과가 높다고 볼 수 있는 것은 국내외 전문가들(학술, 농업, 산업, 소비자)이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유기적 협조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삼채는 또한 기능성 평가를 통해 당뇨·비만을 예방하고, 갱년기 모델의 골밀도를 개선하며, 천식 증상을 완화하고 면역력을 강화할 뿐 아니라 숙취 예방과 간 기능을 개선하는 생리활성이 있음이 밝혀졌다. 이는 국내외에서 사용되는 물질과 대비해 4~20% 우수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세계 최초로 삼채의 복합 기능성과 지표물질(cycloallin) 구명을 통해서 기능성 원료 기반을 구축했다는데 의미가 더 큰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로 인해 기능성 원료의 수입 감소는 물론 세계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수출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됐다.

삼채의 부위와 기능을 고려해 영양바, 저염 핫소스, 초코파이, 쿠키, 숙취해소 음료, 사료 등을 개발했는데, 국민건강을 생각해 조리법을 개선(저염, 쌀가루 대체 등)했으며 성별(갱년기 여성), 연령(어린이, 어르신)과 맛(순한 맛, 매운 맛, 어린이, 외국인용)에 대한 기호를 고려해 소비자 맞춤형 제품도 만들었다.
영양바에는 흑미를 넣어 맛과 기능성을 더했고, 염도를 낮춘 핫소스는 치킨, 디핑, 제빵 등 용도를 다양화해서 소비자층을 확대했다. 초코파이는 동물성 젤라틴 대신 식물성 한천을 사용해 알레르기는 감소시키고, 소화력은 향상시켰으며, 삼채와 발아콩을 이용한 쿠키는 성장기 어린이나 어르신들의 간식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특화했다. 특히 삼채는 알코올 분해 효과가 뛰어나다. 이를 업체에 기술 이전해 숙취 음료로 곧 시판될 예정이다.

“세계적으로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갈수록 성장하는 추세인데, 우리는 여전히 75% 이상의 기능성 원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기능성 소재도 역시 부족합니다. 삼채는 부위와 가공방법에 따라 다양한 기능성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생산량도 증가하고 있어 원료 확보가 충분한 기능성 소재입니다. 특히 비만, 골다공증과 천식은 사회·경제적 비용이 매년 2000억 원 이상 되는 질환입니다. 그러나 약물 치료는 다양한 후유증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천연소재에서 개선효과가 있는 소재 발굴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삼채 소재는 국민건강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삼채는 생물로 1kg에 3000~ 5000원에 유통되고 있으나 맞춤형 제품 혹은 기능성 원료로 소재화 할 경우 6만~5만 원/kg으로, 그 가치가 적게는 10배에서 많게는 150배 이상까지 높아질 수 있다.

기능성 삼채를 이용한 제품은 매운 맛을 좋아하는 동남아나 미국을 포함한 히스패닉계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아 이들을 대상으로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삼채의 기능성과 제품에 대한 정보 공개로 국산 농산물에 대한 신뢰가 향상됐고, 삼채의 우수한 기능성과 개발기술에 대한 소비자의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최적이자 최고의 제품으로 연계되고 있는 상황이다.
삼채 농업은 소비자들이 농촌 생산현장을 찾아가서 경험하고 치유 받는 6차 산업의 발달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생산자인 농업인에게도 고소득 작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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