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생활개선으로 국가번영의 디딤돌을 놓은 농촌여성박옥임 순천대학교 사회복지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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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21  17:5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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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여성들이 선도적으로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한다.

기존의 틀을 뛰어넘어
현장과 이론을 겸비한
전문가, 경영자, 정책입안자 등
다양하게 활동 영역의
폭을 넓혀야 한다.
그리하여 농촌여성들이
보다 수준 높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더 큰 도전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 박옥임 순천대학교 사회복지학부 명예교수

그리스의 유명한 디오게네스 이야기이다. 어느 날 동네 아이들이 이 철학자를 시험했다. 자기들 손 안에 있는 새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맞춰보라 한다. 답은 간단했다. 그 새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와아! 웃으면서 철학자가 그것도 모르냐고 비아냥거렸다. 그러자 디오게네스는 내가 너희들 손 안의 새가 죽었다고 하면 너희들은 살려 보낼 것이고, 살았다고 하면 죽이지 않겠는가? 그러니 그 새의 생사여부는 너희들 손에 달려있으니 내가 어찌 알겠느냐는 내용이다. 이 답을 들은 동네 아이들은 향후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가슴에 새겼을 것이다.

자신들의 미래가 그들의 손 안에 있다는 것을 아는 현명한 농촌여성들이 있었다. 스스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목표와 방법에 대한 자각이 생겨났다. 오랜 세월동안 농촌에 잔존해왔던 잘못된 인습을 떨쳐버리고 국가 번영의 디딤돌을 놓을 생활개선에 발 벗고 나섰다. 변화의 단초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먼저 사람답게 살아야 할 권리를 무시한 잘못된 인습을 바로잡는 것부터 시작했다. 혼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거대한 벽은 여럿이 힘을 합쳐야만 가능했다. 그리고 감당하기에 너무 벅찬 농업노동과 가사노동의 이중고를 해소하는 주거환경과 영양개선 등에도 앞장섰다. 더 나아가 상·하수도나 도로, 마을 복지시설 등의 공공인프라 구축에도 뛰어들었다.

다음으로 빈곤과 차별로 못 배운 한을 어떻게든 풀어야만 했다. 못 배워 고통 받았던 자신들의 처지를 자녀들에게는 절대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다. 먹고 싶고 입고 싶은 것 허리띠 졸라매고 오로지 참아냈다. 오직 자녀교육 뿐이었다.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은 교육보다 더 효율적인 것이 없다는 확신이 있었다. 교육의 효과인 풍부한 지식과 다양한 기술을 구비한 그들 자녀들이 바로 국가의 핵심적인 유용한 인적자원으로 활용됐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지속적인 성장으로 부강한 국가로 우뚝 서게 됐다. 이처럼 국가번영의 디딤돌을 놓은 장본인이 바로 농촌여성들이다. 이 모든 것은 농촌여성들이 물불 안 가리고 나서지 않았더라면 어느 누구도 감히 앞장서서 해 낼 수 있었을까? 농촌여성의 살아있는 깨달음과 실천을 통해 협력해 힘을 모았더니 세계가 부러워하는 나라로 변화됐다. 디오게네스의 말처럼 대한민국의 성장과 추락은 농촌여성들의 손에 달려있었던 것이다. 비록 교육기회가 극히 제한됐던 농촌여성들에게 미래를 내다보는 지혜로움과 인간다운 삶에 대한 간절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처럼 농촌여성들은 생활개선을 통해 잘못된 인습을 타파하고 헌신적인 자녀교육을 통해 자원부족국가에 필수요소인 인적자원 확보에 엄청난 기여를 했다. 농촌여성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존재를 드러낸 결과, 사회의 역동적인 변화는 물론이고 국가번영 초석의 역할을 해냈다. 힘을 모아 행동하고 실천을 통해 성과를 냈지만 구체적인 기록이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이제부터 흩어져 있던 생활개선 활동의 과정과 그 알맹이인 내용을 체계화해야 한다. 흔히 어려움을 이겨낸 개척자들에게 행동만 있고 기록이 없는 안타까운 일이 허다하다.

지금 농촌은 인공지능이 적용되는 스마트팜과 같은 엄청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농촌여성들이 선도적으로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한다. 기존의 가족공동체, 마을공동체 틀을 뛰어넘어 현장과 이론을 겸비한 전문가, 경영자, 정책입안자 등 다양하게 활동 영역의 폭을 넓혀가야 한다. 그리하여 농촌여성들이 보다 수준 높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더 큰 도전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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