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전국의 많은 자치단체가 명절 때만 되면 귀농귀촌 상담 센터를 열고 한 명이라도 더 고향으로 돌아오게 하려는 노력을 펼쳐왔다. 끝없이 줄어만 가는 지방의 인구를 현 수준에서라도 붙들고, 그들을 통해 경제도 활성화시켜보자는 궁여지책이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명절에 귀농 상담센터를 운영하지 않는 자치단체가 더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정작 대도시로 나갔던 자녀나 친인척들이 명절에도 고향을 잘 찾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필자의 고향 전북 김제 여꾸다리 마을의 이번 추석 연휴 모습이 꼭 그랬다. 이웃집 용식이 엄마는 아들이 있는 울산으로 갔고, 고샅 끝집의 형제들은 가족여행을 떠났다는 것이다. 최근 고용연구원의 보고서는 한국의 지방 40%의 소멸을 예고했다. 꼭 보고서가 아니어도 시골마을에서 몇 년 동안 아기울음을 듣지 못했다는 그 많은 뉴스들이 이미 예고했었다.

전라북도의 한 관계자는 귀농귀촌 정책이 지방경제를 다소 활성화시킬 수는 있어도 인구를 늘리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한다. 대부분이 자녀를 낳을 수 없는 은퇴세대인 장년·노년층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청년이 떠나지 않고, 청년이 돌아오지 않는 한 여러분의 고향 시골마을은 명절을 잊은 쓸쓸한 추억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명절 때마다 주차로 몸살을 앓던 그 고향이 그립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