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농업인정책, 현장에 답이 있다 - 마을공동급식

안정적인 농업을 위해서는 체계화된 영농기술이 매년 개발돼 풍년농사를 돕지만, 여성농업인에 대한 복지정책은 종종걸음이다. 여성농업인을 위한 다양한 복지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기 일쑤다. 소수의 사람이 신청하게 되면서 혜택을 골고루 받지 못하는 현상이 이어진다. 이에 사람이 살고 싶은 농촌을 만들고, 삶의 질을 높이는 농촌생활을 위해 여성농업인 맞춤 복지정책은 무엇이 있는지 알아봤다.

마을공동급식 - 전남 나주 규동마을

▲ 전남 나주 규동마을 어르신들이 점심식사를 함께하기에 앞서 밝은 웃음을 보이고 있다.

“마을회관서 같이 밥 먹으면 재밌어, 반찬을 누가 집어먹나 쏙쏙 없어지니까 밥맛이 돌아.”

전남 나주 다도면은 면중에서 면적이 가장 크다.

특히 규동마을은 인구수가 많고 그중에서도 75세 이상 고령농이 많아 오랜 옛날부터 마을회관에서 공동급식을 실시해오고 있다.

“마을공동급식에 대한 지자체 지원이 생긴 뒤부터 상반기에 20번, 하반기에 20번씩 분기마다 면사무소에 신청해서 160만 원을 지원받고 있어요.”

▲ 공동급식책임자 김상곤씨

규동마을 前이장이자 공동급식책임자 김상곤씨는 오래전부터 공동급식을 관리하면서 지자체사업을 속속들이 꿰고 있다.

“마을공동급식은 전국적으로 실시되고 있지만, 전남이 특히 활성화 됐습니다. 나주시에만 70개 마을이 공동급식 지원을 받고 있으니 앞으로도 더욱 많아지지 않을까요.”

그는 규동마을이 오래전부터 지원사업이 있기 전부터 공동급식을 실시해왔으며 점심, 저녁을 가리지 않고 주민들과 식사를 함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원이 없던 시절에는 마을주민들이 수확한 제철재료를 중심으로 소박한 반찬이 주였다면 지원을 받으면서 장을 볼 때 고기도 다양하게 살 수 있어 걱정이 줄었습니다.”

김씨는 160만 원의 지원금으로 80만 원은 식재료로, 80만 원은 인건비로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숙 부녀회장이 음식을 요리하고 설거지와 뒷정리를 담당하고 있어서 수고비를 드리고 있습니다.”

마을에서 가장 젊다는 이정숙씨(64). 그는 올 여름 폭염속에서도 주민들과 화합하며 마을회관을 지켰다.

“마을회관에서 에어컨을 계속 트니까 어르신들이 많이 모여서 이야기도 나누고 식사도 함께 하면서 무더위를 이겨냈어요.”

규동마을은 김상곤씨와 이정숙씨를 제외하고 모두 남편 없이 홀로 지내는 75세 이상 어르신들이다.

한 어르신은 아픈 다리를 가리키며 “무릎 수술한 뒤로 다리 아파 죽겠다”며 “서서는 잘 다니지만 앉을 때는 아무리 어려운 자리여도 다리를 펴고 밥을 먹어야 해서 불편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가까운 이웃들과 식사를 함께 하면서 어르신들은 이구동성으로 “여럿이 밥술을 뜨니까 반찬별거 없어도 맛있다”고 전했다.
 

<미니인터뷰> - 규동마을 이정숙 부녀회장

"마을표 식재료로 건강한 음식 책임져요"

나주 다도면에만 이장이 25명이고 경로당이 27개입니다. 급식도우미로 일하면서 농촌에 분포하고 있는 고령화된 마을주민들의 식사를 국가지원으로 챙김 받고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르신들이 더운데 홀로 밥을 해먹기란 힘이 많이 들어요. 올 여름에도 에어컨을 계속 틀어놓고 같이 모여서 밥을 먹었어요. 식사하면서 이야기도 많이 하게 되니까 치매예방에도 좋다고 어르신들이 말씀하세요.

김장철에는 김장김치도 마을회관에서 담가요. 고기만 마트에서 사오고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식재료로 요리하면서 건강한 식단을 구성해보고 있습니다. 여럿이 모여서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어르신들이 즐거워해 식사를 차리는 제 마음도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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