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국내최초로 알레르기 개선 효과 밝혀

아토피 증상 40% 줄여주고, 쇼크사도 반감
가공·체험 프로그램 개발해 융복합산업화 모색

▲ 쑥부쟁이

우리 고유의 나물인 ‘쑥부쟁이’가 알레르기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쑥부쟁이의 건강 기능 효과를 밝히기 위해 순천향대학교와 함께 동물실험을 수행한 결과, 알레르기 완화 효과가 뛰어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쑥부쟁이는 이른 봄, 들에서 가장 먼저 자라는 국화과 다년생 야생초로, 부드러운 질감에 쓴맛이 나며, 서늘한 성질을 갖고 있다. 겨자향과 나무향이 조화를 이루며, 산에 나는 흰 국화라 해 한방에서는 ‘산백국’이라 부른다. 민간에서는 전통적으로 감기나 편도선염, 기관지염, 천식 등을 치료하는 데 이용해왔다.

이번 동물실험은 쑥부쟁이 추출물을 먹이지 않은 쥐와 먹인 쥐로 나눠 진행했으며, 알레르기 반응을 유도하는 오브알부민(Ovalbumin)을 2주 간격으로 두 차례 주사했다.

실험결과, 쑥부쟁이 추출물을 4주간 경구 투여한 쥐 집단의 혈청에서는 염증을 일으키는 면역글로불린(IgE)과 히스타민 농도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사이토카인도 쑥부쟁이 추출물을 먹인 집단에서는 정상 생쥐 수준으로 조절됐다. 또한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는 낮아지고, 알레르기를 억제하는 사이토카인은 크게 증가했다.

쑥부쟁이 추출물이 과민면역에 따른 쇼크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아나필락시스는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고 수 분 이내에 발생하며, 심하면 사망에 이르는 급성 알레르기 증상이다. 쑥부쟁이 추출물을 먹지 않은 쥐 집단은 쇼크 유발 후 100% 치사율을 보인 반면, 쑥부쟁이 추출물을 먹인 쥐 집단은 약 50%의 생존율을 보였다.

또한,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한 생쥐는 피부가 건조해지거나 짓무르고, 홍반 증상이 나타났는데, 쑥부쟁이 추출물을 먹인 생쥐는 이 같은 증상이 40% 정도 줄었다. 피부 조직의 염증을 관찰한 결과, 쑥부쟁이 추출물을 투여한 집단은 염증에 의한 침윤이 거의 없었다.

알레르기 코 결막염으로 일상생활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6주간 쑥부쟁이 추출물을 먹게 한 뒤 코 결막염 증상과 면역 기능 변화를 조사했는데, 실험 참가자들이 쑥부쟁이 추출물을 1g씩 하루에 두 번, 6주간 복용했더니 콧물과 코 가려움, 콧물 목 넘김 등의 증상이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에 게재됐고, ‘쑥부쟁이 면역활성 조절 식품 제제 개발’로 특허등록을 마쳤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기능성 원료 등록을 제안한 상태이며, 농진청은 산업체 기술 이전과 상품화로 산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쑥부쟁이는 길가나 들판에서 잘 자라는 잡초로 남부지방과 제주도에 많이 분포하고 있고 재배작목은 아니었다. 그러던 쑥부쟁이는 2012년에 전남 구례군이 지리산나물 육성계획(2012년)을 통해 전략나물로 선정하면서 농업법인을 설립해 2015년까지 시설과 단지를 조성했다. 현재는 구례군 지역농업특성화 작물로 지정돼 비가림하우스나 노지에서 2만3000㎡(2.3ha) 규모로 재배·생산하고 있다.

농진청 농식품자원부 황경아 박사는 “쑥부쟁이를 활용한 머핀·쿠키 가공·체험 등의 참여 프로그램을 추가적으로 개발해 농촌융복합산업 모델로 제시하겠다”면서 “쑥부쟁이 건강기능식품 소재화와 다양한 제품 개발을 통해 농식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황 박사는 또 “쑥부쟁이의 알레르기 개선 효과뿐만 아니라 비알콜성 지방간이나 심혈관 질환 등 대사질환과 관련된 작용기전 결과를 보완해 복합기능성 소재로 개발할 계획”이라며 “우리 농산물인 쑥부쟁이의 다양한 기능성을 밝혀 국내 농가소득 증대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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