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일수록 민첩한 대처 어려워 주의 필요

소방청은 추석을 앞두고 본격 적인 벌초 시즌이 시작되면서 벌 쏘임 주의보를 발령하고 벌초, 제초작업, 성묘 등을 할 때 말벌 공격에 주의해 줄 것을 당부하였다.

지난 2일 전남 여수시 화양면에서 벌초를 하던 50대 남성이 말벌에 쏘여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올해 벌 쏘임으로 인한 사망사고는 소방청이 파악한 것만 5건이 된다.

말벌 전문가인 경북대 최문보 연구교수는 올해 벌 쏘임 사망자는 등산, 벌초 또는 제초작업 중 장수말벌, 좀말벌 등에 쏘여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대부분 고령으로 말벌에 쏘였을 때 민첩하게 대처하지 못해 큰 사고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최근 3년 간 월별 벌 쏘임 환자 발생현황을 보면 벌초, 제초작업, 성묘 등의 활동이 증가하는 9월에 벌 쏘임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어 이 시기에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벌초 시즌에 가장 많은 피해를 나타내는 말벌 종류로는 땅속에 서식하는 장수말벌, 말벌, 땅벌 등이며 그 외 풀숲에 집을 짓는 좀말벌, 뱀허물쌍살벌, 별쌍살벌에 의해서도 벌쏘임 사고가 발생한다. 벌초 중 사망사고는 무덤 내에 벌집을 짓는 장수말벌이 대부분이며 그 외 인근 풀숲에서 좀말벌 등에 의해 종종 일어난다.

벌 쏘임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벌초 전 행동 요령으로는 풀숲 또는 벌초 등 말벌의 출현이 의심되는 장소는 바로 들어가지 말고 2-3분 가량 그 주변을 조용히 둘러보면서 숲속의 벌의 움직임을 확인한다.

뱀을 쫓기 위해 지팡이나 막대로 풀밭을 후려치다 벌집을 건드리는 경우가 많으므로 자제하고 벌초를 할 때는 모자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말벌들이 공격을 할 때 특히 머리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는데 고령일 경우 머리 공격을 받으면 바로 사망할 수 있다. 따라서 모자만 쓰더라도 말벌의 공격에 생명을 건질 수 있다.

땅속에 서식하는 말벌의 공격은 대부분 하반신으로 벌집의 입구와 가까운 곳부터 먼저 공격한다. 그러나 이후 점점 상반신으로 올라오며 공격하는데 특히 말벌은 검은색 털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머리를 조심해야 한다.

말벌의 공격에 따른 상황별 대처방법은 말벌이 공격을 시작해 쏘이고 있거나 이미 쏘였을 경우 이미 흥분한 말벌의 집중적인 공격대상이 되기 때문에 무조건 그 자리를 빨리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최소 10m에서 최대 20m이상 벗어나면 말벌의 공격이 현격히 줄어든다.

말벌이 위협을 가하지만 아직 쏘이지 않았을 경우 벌을 잡으려는 등 자극하는 행동을 하지 말고 가능한 신속히 자리를 피하는 것이 가장 좋다.

소방청 최민철 119생활안전과장은 “추석을 맞이해 벌초 등 산에서 벌에 쏘이게 되면 119구급대의 신속한 접근이 어렵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벌에 쏘이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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