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청년농업인-충북 보은 ‘우성’ 김우성 대표

▲ 도시에서는 실패했지만 농촌에서 굼벵이를 키우며 새로운 기회를 잡은 김우성 대표는 많은 청년농업인에게 롤모델이 되기에 충분하다.

서울서 실패 맛본 뒤, 굼벵이 사육하며 다시 일어나
식용곤충으로 만든 숙취음료·반려견 영양제로 시장 개척

현재 국내 식용곤충 시장 규모는 약 700억 원으로 2020년 2000억 원까지 확대가 예측될 정도로 블루오션이다. 또한 1인 가구 증가로 정서적 상실감을 대체하는 반려견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이 시장 역시 2020년 6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두 블루오션 시장에서 식용곤충으로 만든 반려견 영양제로 시장에 뛰어든 청년농업인이 이목을 끌고 있다. 바로 충북 보은군의 농업회사법인 우성의 김우성 대표다.

굼벵이로 일어서다
김우성 대표는 서울토박이었다. 20살부터 휴대폰 매장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함께한 김 대표는 사업수완이 좋았다. 불과 몇 년 만에 3개 매장에 직원만 해도 10명이 넘을 정도였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위기가 김 대표의 인생을 180도 바꿔놓았다. 2014년 단통법이라는 직격탄을 맞으면서 휴대폰 매장을 운영할 수 없게 됐다.

“프랜차이즈를 알아봤지만 여의치 않았고, 휴대폰 케이스 노점상도 해봤지만 역시 신통치 않았어요. 더 이상 서울에서의 도전은 희망이 보이질 않던 차에 지인으로부터 굼벵이 사육을 권유받았죠. 마땅히 대안도 없었기에 할머니가 속리산 근처에 사둔 땅이 있던 충북 보은에 터를 잡았어요. 그게 3년 전의 일이예요.”

식용곤충은 이미 해외에서는 길거리 음식은 물론 고급요리 재료로 각광받고 있었다. 비록 한 번의 실패를 맛봤지만 남다른 사업 안목을 갖고 있던 김 대표는 ‘이거다’라는 확신이 들었다. 굼벵이는 귀한 약재임에도 한약시장을 돌아봤지만 국내산이 거의 없단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때는 곤충에 대한 사람들의 거부감도 컸고, 곤충이 식품원료로 인정받지 못했었다. 다행히 2016년 식품원료로 곤충이 인정받은 후 굼벵이와 대추즙으로 만든 숙취음료를 출시하면서 사업은 본 궤도에 올랐다.

“우선 굼벵이에 대한 사람들의 거부감을 없애는 것이 우선이었어요. 그때 머리를 스친 게 보은에서 유명한 대추였죠. 대추즙은 숙취음료로 유명하고 무엇보다 마실 때 단맛이 있어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을 거라 확신했죠.”

이 제품은 ‘챙기세요’라는 제품으로 나가고 있고, 특허청으로부터 굼벵이와 대추를 포함한 숙취해소용 천연음료로 특허도 마쳤다.

‘벅스펫’으로 새로운 시장 열다
김 대표는 타고난 영업맨의 경험을 살려 굼벵이와 숙취음료를 들고 레스토랑, 주점, 카페 가리지 않고 무작정 쳐들어가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반려동물숍을 들렀다. 그 곳에서 간식으로 파는 것들이 돼지코, 목뼈, 정강이처럼 혐오감을 줄 수 있는 것 투성이었다. 바로 돌아와 굼벵이를 믹서로 갈아 파우더 형태로 만들어봤다. 귀뚜라미와 고소애도 갈았다. 거기다 코코넛, 아마씨, 귀리, 쌀 등도 갈아 파우더 형태의 영양제 ‘벅스펫’을 출시했다. 간 건강을 위한 굼벵이 파우더, 피부관리를 위한 귀뚜라미 파우더, 단백질 보충을 위한 고소애 파우더 등 3종 출시는 김 대표에게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반려동물 시장이 크다는 걸 벅스펫을 출시하면서 실감했어요. 사람이 먹어도 좋을 만큼 자연 그대로의 건강함이라는 컨셉트로 만들었지만 홍보도 거의 하지 못해 걱정하던 차에 전국의 애견업자들에게 문의가 오더라구요. 그 후 농식품부의 청년농부 100에도 선정되고, 농협미래농업지원센터에서 주최한 ‘나의 농사이야기’에서 대상을 받으며 한층 더 자신감이 생겼죠.”

특히 농협미래농업지원센터의 도움을 빼놓을 수 없다는 김우성 대표. 각개격파 식으로 동물병원이나 반려동물숍을 방문해 영업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이 때 유통과 경영 전문컨설턴트 양동철 교수의 도움을 받아 프랜차이즈 동물병원 이리온과 농협의 하나로마트에 벅스펫을 유통할 수 있게 됐다. 전국적 유통망을 갖춘 벤더업체 계약도 양 교수의 조언이 큰 몫을 했다.

“굼벵이를 키우면서 실패가 그냥 실패가 아니더라구요. 그게 다 경험이었고, 저만의 자산이더라구요. 마땅히 기반도 없는 청년농부로였지만 농식품부, 지자체, 농협 등 여러 곳에서 도움을 받으며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앞으로 식용곤충 분야의 선구자 역할을 하며 도전하는 이들과 소비자들을 연결하는 허브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미니인터뷰-농협미래농업지원센터 양동철 교수

“원스톱으로 맞춤 컨설팅 지원합니다”

열정과 아이디어는 청년들의 큰 강점이다. 반면 유통, 경영, 금융 등 비즈니스 지식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농협미래농업지원센터는 창업(특허·법률·세무지원)컨설팅, 유통(온·오프라인 판로지원)컨설팅, 경영(6차산업 인증·농식품기업 경영진단·식품안전 검사지원)컨설팅, 금융(정책자금·농신보 보증지원)컨설팅 4개 분야의 원스톱 맞춤형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김우성 대표처럼 전국의 하나로마트, 로컬푸드, 신토불이 창구 등 농협매장을 이용한 판로지원은 청년농부에게 새로운 기회다. 또한 농협에서 개최하는 아이디어 경연대회를 통해 홍보는 물론 다른 청년들을 벤치마킹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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