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농식품 소비트렌드 들여다보니…
온라인 구매액 8년간 354% 증가…오프라인은 6%
가정간편식·맞춤형 이유식을 새벽배송으로 소비
까다로운 입맛이 틈새시장 창출
최근의 농식품 소비트렌드는 한마디로 온라인을 통한 구매로 나타났다. 특히 가정 간편식이나 디저트 또는 맞춤형 이유식을, 그것도 새벽 배송을 통해 신선하게 이용하는 온라인 푸드 마켓이 인기를 끌었다.
이밖에도 도시농업의 확산, 과일과 소고기 등의 수입산 구매 증가, 포장김치·즉석밥 등의 간편 편의 농식품 소비 증가, 끓이고 볶고 데우기만 하면 되는 1차 조리식품 시장의 활성화 등 시장 전체보다는 세분화된 시장 속에 존재하는 소비자를 겨냥하고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마케팅이 주요 트렌드로 분석됐다.
농촌진흥청이 지난 8월28일 본청 종합연찬관에서 농민과 관계자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8 농식품 소비트렌드 발표대회’를 갖고 지난 2010년부터 2017년까지 887만 개 이상의 가계부 구매 건수와 온라인 빅데이터에서 분석된 이 같은 결과를 발표하고, 다양한 원인과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라승용 청장은 개회사에서 “다품목 소량소비 형태가 가속화되고, 맛과 영양, 건강뿐만 아니라 1인 가구와 고령인구 증가 등에 따른 소비패턴도 뚜렷해지고 있다”며 “트렌드를 정확히 읽고 농민과 농업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원석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 대표이사는 “농민의 생산과 판매는 소비트렌드를 읽고 제대로 반영됐을 때 그 효과가 크다”며 “농진청이 개발한 각종 과일과 작물들이 바로 그런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서 이날 ‘2018 농식품 소비트렌드’ 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 8년간(2010∼2017) 온라인 농식품 구매액은 354% 치솟은 반면, 오프라인 구매액은 6% 증가에 그쳤다. 또 ‘싱글족’ 증가와 맞물려 ‘건강과 맛’을 공략한 가정간편식(2017, 3조 원) 시장은 엄마의 ‘집밥’을 대신하며 성장했다.
디저트 시장은 8.9조 원(2016) 규모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진데다, 수입 과일도 2000년 이후 121% 증가해 꾸준히 찾고 있다. 새벽 배송 시장도 지난 2015년 100억 원대에서 2018년은 4000억 원으로 급성장하며, 신선도에 대한 수요를 반영했다. 지난 2013년~2017년 동안 20배 증가한 친환경 이유식 시장(70억 원)은 아이의 ‘월령(개월 수)별’로 맞춤 재료를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들, ‘소확행’ 확산되면서 농업에서 힐링 추구
소비자 요구 잘 파악하는 생산자에게 기회
이날 와이즈넛 배진철 부장과 경상대 김성용 교수는 ‘빅데이터로 본 농식품 소비트렌드’ 주제발표에서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하면서 농식품 소비 트렌드가 급격히 변하는 양상”이라며 ‘일상 속으로 들어온 농촌’을 꼽았다.
최근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방법으로 농업관련 서적 등이 증가하면서 편안함과 힐링을 농업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집밥 준비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층을 위해 온라인 푸드마켓이 집밥의 아웃소싱 채널로 자리잡아가면서 1차 조리식품, 손질 포장된 식재료, 집앞까지 배송서비스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문정훈 교수는 ‘다양해지는 마트 매대와 까다로워지는 소비자(농식품 소비의 세분화 현상)’를 주제로 “기호식품의 다양성과 신선식품의 다양성 등 갈수록 까다로운 소비성향의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고, 이들의 특성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커피의 경우, 다방커피에서 믹스커피, 인스턴트 원두커피, 액상커피로 시장 규모가 옮겨가고 있는데, 최근에는 우리나라가 ‘커피공화국’이라 불리면서 브랜드가 아닌 기타 영역의 커피 수요가 늘고 있는 양상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까다로운 소비자의 다양성이 증가할수록 새로운 틈새의 기회는 그만큼 늘어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문 교수는 특히 신선식품에서 발견되는 다양성으로 돼지고기를 사례로 “냉동 유통되지만 품질과 육향이 뛰어난 이베리코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베리코의 등장으로 많은 농장주들이 우려를 하고 있으나, 반대로 선도 농가의 경우 비로소 양돈 산업에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까다로운 소비자는 가격이나 눈에 보이는 형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필요와 용도라는 것을 생산자가 정확히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밖에 분과별 발표에서는 1인당 쌀 소비량이 2000년 93.6kg에서 2017년 61.8kg으로 10년간 연평균 2.0%씩 감소했으나 즉석밥 시장은 2012년 1661억 원에서 2017년 3643억 원으로 연평균 17%씩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옥수수 구매가구 비율은 신선옥수수 44.8%, 옥수수 가공식품 62.3%로 가공식품에 대한 구매경험이 더 높았다.
또한 수입 소고기와 수입 과일의 소비 증가가 계속되고 있고, 작은 과일, 단맛이 우수한 과일 등의 소비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