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질병이라는 자괴감에 고령자들도 젊은 환자 꺼려

젊은 치매환자들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시설 입소를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자유한국당·양천갑 당협위원장)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출한 연령별 치매환자 현황과 장기요양 등급판정자 대비 이용자 비율 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현재 전체 치매환자 수 45만9421명 가운데, 65세 미만의 환자 수는 1만8622명으로 전체 치매환자의 약 4%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통계청은 F00: 알츠하이머병에서의 치매, F01: 혈관성 치매, F03: 달리 분류된 기타 질환에서의 치매, F04: 상세불명의 치매로 분류하고 있다.

이 중 2017년 현재 40세 미만의 젊은 치매환자가 가장 많이 걸린 치매 유형은 혈관성 치매, 알츠하이머병에서의 치매, 상세불명의 치매, 달리 분류된 기타 질환에서의 치매 순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김승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장기요양 수급판정을 받는 30대 이하 젊은 치매 환자의 수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30대 이하 장기요양 수급 1등급 판정을 받은 치매환자의 수는 2013년 16명, 2014년 14명, 2015년 17명, 2016년 26명, 2017년에는 30명까지 늘었다.

그러나 30대 이하 치매 환자들의 장기요양 1등급 판정자 대비 시설이용자 비율 현황은 2013년 18.8%, 2014년 21.4%, 2015년 11.8%, 2016년 19.2%, 2017년 16.7%로 2014년을 제외하고 20%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80대 이상의 시설이용자의 경우, 2013년 62.2%, 2014년 59.7%, 2015년 58.5%, 2016년 59.1%, 2017년 54.4%로 30대 이하의 치매 인정자수에 비해 높은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젊은 치매 환자의 경우, 시설에 입소해 장기요양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상황임을 방증한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40대 이하의 치매 환자들이 시설 입소 비율이 낮은 이유를 ‘환자 본인’과 ‘장기요양기관’의 양측의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통상 장기요양기관은 노인 요양시설로 인식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인지 기능’이 남아있는 40대 이하 치매 당사자의 경우, 본인이 노인성 질병에 걸렸다는 자괴감에 퇴소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 기능이 사라진 조기 치매 환자도 신체 나이는 젊기 때문에 시설에 입소 중인 65세 이상 환자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이유로 퇴소 조치를 받아야 하는 사례로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기요양기관 역시 비슷한 이유로 젊은 치매 환자 입소를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지 능력이 부재해, 젊은 치매 환자를 통제하기 어렵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김승희 의원은 “정부가 치매국가책임제로 전환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는 젊은 치매환자들이 많다"며, "복지부가 젊은 치매 환자들을 수용하는 장기요양기관에 적정 수가를 책정해주고, 이들이 입소할 수 있는 기관을 지정하는 등 치매 환자들이 차별없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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