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전하는 청춘이 아름답다 - 강원 화천군 송주희·김윤철 부부

▲ 청년농 송주희씨(사진 오른쪽)는 지난해 음악을 전공한 남편 김윤철씨(사진 왼쪽)와 결혼해 올해 애플수박 재배에 도전했다.

청년농 육성이 농업계 화두다. 농촌의 지속가능을 위한 해답이기 때문이다.
청년, 더구나 청년여성농업인은 더 찾아보기 힘든 농촌에서 송주희씨는 젊음과 아름다움으로 주목 받고 있는 청년여성농업인이다.
얼마전 TV 인간극장에 송주희씨의 농촌 정착기가 ‘꽃 처녀 농부되다’로 소개되며 영화 ‘리틀포레스트’ 처럼 청년들에게 농업에 대한 희망을 주는 전도사 역할도 하고 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서울에 갔던 주희씨가 고향 화천에 돌아와 농부가 된 것은 어머니 김순자씨의 사고가 계기가 됐다. 다친 어머니를 대신해 농사와 집안일을 돕고 농사를 하다보니 시험 준비로 지쳤던 몸과 마음이 생생히 깨어남을 느꼈다.
“농사일이 재미있었어요. 잃었던 자존감도 되찾을 수 있고, 농작물을 수확하고 가공하면서 많은 성취감도 느낄 수 있어 좋았어요.”
작년 3월에는 우연히 취미로 시작한 기타학원에서 음악 전공의 남편을 만나 결혼, 농촌에서 드문 신혼부부 한쌍이 됐다.

아내…주렁주렁 하늘에 달리는 애플수박 재배 도전
남편…지역축제 개최해 농촌에 신선한 바람 일으켜

든든한 남편 김윤철씨, 늘 곁에서 지켜주는 농업인 선배인 아버지 송임수씨의 응원을 받으며 즐거운 농사를 하고 있는 청년농 송주희씨의 도전은 그칠 줄 모른다. 올해는 애플수박을 여름철 작물로 선택해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화천 지역은 여름에 애호박 농사를 많이 하는데 저는 올해 좀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고 싶었어요.”
잡곡과 땅콩, 깻잎 농사와 들기름, 참기름, 잡곡소포장 가공까지 아버지와 함께 농사 짓는 송주희씨지만 하우스 2동 농사는 본인이 하고 싶은 농사를 하기로 아버지와 약속했던 터다. 

 “사실 아버지와 농사법에 대한 사소한 의견 차이로 갈등도 있었지만 애플수박은 아버지도 처음이라 제가 더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는지 몰라요.”
마침 화천군농업기술센터에서 8가구가 참여하는 애플수박 작목반을 만들어서 서로 의논하고 도와가며 농사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애플수박의 가능성은?
애플수박은 요즘 들어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고급 품종의 수박이다. 1인가구가 늘어나는 등 가구당 가족 수가 적어져 한번 사면 다 먹기 부담스러운 일반 수박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품종이다.
애플수박은 일반 수박의 1/4 크기며, 껍질이 얇아서 깎아먹을 수 있어 껍질 쓰레기도 줄일 수 있다. 일반 수박에 비해 과육이 부드러운데 씨앗까지 부드러워 그냥 먹을 수도 있다. 
“첫 농사치곤 잘 됐어요. 아예 재배법을 모르니까 기술서에 적힌 그대로 정확히 따라서 했죠. 조금 이상하다 싶으면 컨설턴트와 상의했어요.”

여름 3달 하우스 2동 농사에 500만 원 조수익이라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지만 젊은 부부는 첫 작목 농사로 나쁘지 않은 성적표라 만족했다.
“애플수박의 가능성은 많다고 봐요. 아직 모종 값이 비싼 게 흠이고, 잘 익었는지 선별이 어려운 점이 있지만요.”
지금은 계약재배로 일괄 출하하고 있지만 재배 물량이 많아지면 군부대와 학교 급식 등에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 하늘에 주렁주렁 열리는 애플수박은 요즘 트렌드에 맞는 과일로 인기다. 크기는 종이컵 3배 정도다.

너래안 마을축제로 농촌 알려
농사 경험이 전혀 없는 김윤철씨는 일을 거들 뿐 송주희씨가 주도적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대신 음악 전공인 김윤철 씨는 농촌에 새로운 문화를 정착하는 일에 더 열심이다. 결혼 첫해인 지난해 가을엔 농사를 마친 이곳 하우스에서 음악 등의 공연과 캠핑, 농촌 먹거리를 체험하는 어울림문화 캠핑 페스티벌인 너래안 마을축제를 펼쳤다.

“하우스 안에 텐트를 쳐서 1박2일 행사를 진행했는데 참가자 모두 즐거워하고 흡족한 행사였죠. 올 가을에도 추석 지나서 화천 너래안 마을축제를 이곳 하우스에서 펼칠 계획입니다.”
젊은 부부는 신소득 작목재배에 도전하며 새 희망을 가꾸고, 사람이 찾아오는 농촌마을 만들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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