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견 교수의 재미있고 유익한 옷 이야기(40)

비키니는 핵폭탄처럼
세계를 흔들었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글거리는 태양과 확 트인 푸른 바다, 그리고 드넓은 백사장에 갖가지 색깔의 비키니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상큼하다. 더위에 지친 심신을 흔드는 듯하다. 비키니가 지속적으로 사랑을 받아오는 이유일 것이다.
비키니는 일찍부터 존재했었다. 기원전 3~4세기경으로 추정되는 시기의 시칠리아 아르메리나 별장에 비키니 같은 차림의 여성들이 운동을 하고 있는 모자이크가 남아 있다.

비키니란 남태평양에 떠 있는 산호섬의 이름이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섬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다음해(1946년 7월1일) 미국은 성능이 달라진 원자폭탄 실험을 이 비키니섬에서 실시했다. 아름다운 비키니 섬은 생물이 살 수 없는 죽음의 땅으로 초토화됐다. 희한하게도 이 섬이 전 세계의 이목을 끄는 이변을 일으켰다.
핵폭탄 실험 며칠 뒤 프랑스의 루이 레아(Louis Reard)가 아슬아슬하게 유방과 음부만을 가리는 수영복을 만들고 어떤 이름을 붙일까 고민하다가, 이 수영복이 끼칠 영향이 비키니섬에서 이루어진 핵폭탄 실험만큼 클 것을 기대하며 ‘비키니’라는 이름을 붙였다.

 당시에는 이 비키니를 입겠다고 나서는 모델을 구할 수 없어서, 파리 시내 한 카지노의 스트립 댄서인 미쉐린 베르나르디니에게 사정해 겨우 첫 선을 보이게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결과는, 핵폭탄 실험과 같은 충격을 줬다. 수영장에 처음 비키니를 입고 등장한 이 댄서는 즉석에서 세계적 유명인사가 됐다.
그뿐만 아니라, 그 여파는 핵폭탄과 같이 세계를 흔들었다. 로마 교황청은 부도덕한 옷이라 비난했고, 이태리, 스페인 그리고 포르투갈 등에서는 법으로 착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비키니는 1950년대에 유럽에서의 유행을 거쳐 미국으로 건너갔고, 그곳에서 비키니는 1960대의 영 패션 시대와 함께 젊은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게 됐다. 우리나라에서까지 1961년 백화사가 상어표 수영복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선을 보였다. 그리고 꾸준히 숱한 사연과 이벤트를 연출하며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아름다운 비키니를 사다 걸어놓고 그것을 바라보며 다이어트를 하는가하면, 아찔한 비키니 차림을 정치판에서 이용하기도 한다.

비키니의 영역은 계속 넓어지면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더욱 아슬아슬하게 가리는 마이크로 비키니를 넘어, 절연테이프로 중요부위만 가리는 비키니가 등장하기도 했고(2018.7.16. 마이에미 스윔 위크 수영복 쇼에서), ‘거꾸로 비키니’까지 몸매가 좋은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 중이라 한다(2018.6.30.영국 일간 메트로발표). 이 거꾸로 비키니의 시작은 이탈리아 모델 발렌티나 프라데그라다(Valentina Fradegrada)다. 이 비키니는 보통 목에 매는 비키니 끈을 목이 아닌 가슴 윗부분에 놓고 매듭을 지어 가슴 정중앙에 커다란 구멍을 내고 그 구멍으로 유방과 ‘가슴골’을 강조하는 것이다. 아찔한 이 모습이 유럽에서 대단한 인기라 했다. 우리는 ‘아직’인 듯한데, 글쎄 이를 어찌 봐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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