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렸다. 김영록 전 장관의 지방선거 출마로 거의 5개월간 공석이었던 농식품부 장관에 지명된 이개호 후보자의 농정철학과 직무 능력을 검증하는 자리이자 산적한 농업현안을 장기간 내팽개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중간심판의 시간이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농식품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농산물 가격안정과 농가경영 안전망 강화, 농촌 일자리 창출, 농축산물 안전 관리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나름 고민과 의지를 담은 발언이었지만 농해수위원들은 정작 농정철학과 장기 농정비전 등이 빠진 재탕정책이라고 질타했다. 장관 후보자라면 당연히 농업구조를 혁신할 중장기 계획과 비전을 먼저 설계하고 제시해야 한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농업홀대가 더 이상 지속되지 않도록 강력한 농업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농민단체들은 개인의 도덕성 문제를 간과할 수는 없지만 대한민국 농정수장의 자질을 검증하는 자리인 만큼 농정 현안에 대한 이해와 문제 해결 의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나름 청문회 통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가 21대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혀 또 한 번 경력 쌓기용 장관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또한 농업홀대의 단면이 아닐 수 없다. 급변하는 국내외 농업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할 우리 농업의 백년대계를 설계해야 할 농정수장이 1년 반짜리 장관만 하겠다고 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우리농업의 미래가 불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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