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활개선연합회장 탐방 - 강정숙 서귀포시연합회장

▲ 강정숙 회장은 가족과 함께 농사짓고 회원들과 함께 여성리더의 역할을 해내는 제주살이가 참으로 행복하다고 말했다.

 

다시·같이·지금 가요~
지난 6월 한국생활개선서귀포시연합회는 회원 800명이 참여한 가운데 농업·농촌 문화발표 경진대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불철주야 체육대회나 뛰어다닌 강정숙 회장은 보통의 행사와는 차별을 두고 싶었다.

“1년에 전 회원이 모이기 힘든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체육대회나 농산물 홍보행사 정도에 그치는 게 아쉬웠어요. 그래서 활동 우수 사례자의 발표와 라인댄스를 비롯한 문화공연을 선보일 수 있는 문화발표 경진대회로 꾸며봤어요.”

경진대회의 이름도 올해로 생활개선회 활동 6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의 의미를 담아 ‘다시Go, 같이Go, 지금Go’의 Three Go 다짐을 대내외에 알렸다. 그리고 오랫동안 이어져 오고 있는 수눌음(제주도의 특수한 형태의 품앗이)을 서귀포시연합회는 그 의미를 지역 내 봉사활동으로 확장하고 있다. 고난의 세월을 겪어온 섬사람 특유의 공동체의식은 회원들의 끈끈한 유대감을 더욱 강화시켰다.

그리고 강 회장이 중점을 두고 있는 일이 바쁜 농사일로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회원들을 위한 야간 순회교육이었다. 지난 3월부터 32개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오후 6시 이후 마을단위로 순회교육과 읍면동 집합교육으로 구성돼 그간 서귀포시연합회가 수행해 온 향토음식과 갈옷 보존, 농산물 소비촉진, 전통식품 가공상품화, 전통문화 계승 등의 활동을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밑천이 돼줬다.

틀에 박히지 않은 문화가 함께하는 한마음대회 열어
가족과 함께 보기 좋은 작은 동산 꾸미며 살아가

곤머체로 놀러 오세요~
서귀포시는 전국 제일의 감귤주산지다. 강정숙 회장 역시 이곳에서 감귤을 비롯한 과수농사를 짓고 있다.

“윗대부터 팽산농원이라는 이름으로 감귤농사를 지어왔어요. 지금은 하우스와 노지를 합쳐 약 1000평 정도 농사를 짓고 있지만, 더 큰 목표를 위해 지난 2016년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과 서귀포시농업기술센터로부터 ‘농촌자원소득화 시범사업’을 지원받게 됐어요. 농장 이름도 제주도 방언으로 보기 좋은 동산이라는 뜻의 곤머체로 새로 지었어요.”

지원금으로 농사지은 작물의 가공·건조와 체험도 가능한 공간을 마련한 강정숙 회장은 숙박도 가능한 펜션도 갖추고, 농어촌 민박 신청도 해두고 있다. 유명한 관광지 근처가 아니라 걱정이 많았지만 최근 새로운 여행 트렌드인 ‘한 달 살기’처럼 장기간 묵고 가는 손님도 많다고 한다.

테라스에만 나오면 위미항 너머 바다와 한라산이 한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펼쳐져 있어 시간이 지나면 이곳을 찾는 이들로 북새통을 이룰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단다.

강 회장 못지않은 학구파인 남편도 제주농업마이스터대학 제2기 교육생으로 손발을 맞춰 왔는데 최근 아들도 농사일을 돕고 있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역시 젊고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춘 아들이 다양한 교육을 받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면서 힘든 농사일에 신바람이 난다는 강 회장

“많은 사람들이 제주살이를 꿈꾸지만 마냥 좋지많은 않아요. 더군다나 척박한 땅에서 농사를 짓는 여성은 더하죠. 하지만 힘든 길을 같이 걸어주는 우리 회원들이 있어 꽃처럼 곱딱헌(예쁘다의 제주도 방언) 제주살이가 돼 살맛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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