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여성 창업열전 - 충북 진천 ‘연주마루’ 하연주 대표

지난달 본지가 주최한 김숙종 前 충청북도농업기술원장의 자전적 에세이 ‘콩꽃’ 출판기념회 테이블마다 놓인 소박하면서도 기품 있는 다식은 행사의 따뜻한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12년 간 전통문화를 공부해온 ‘연주마루’ 하연주 대표의 정갈한 솜씨였다. 하 대표는 지난해 진천군 농촌교육농장에 선정돼 올해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나서고 있다. 명함도 홈페이지도 아직이지만, 학교와 청소년수련관, 노인복지회관 등에 강사로 나선 경험이 밑거름 됐다. 자신만의 공간에 꿈을 채워나가고 있는 하연주 대표를 만나봤다.

▲ 하연주 대표는 농촌교육농장을 통해 아이들의 농산물 친화력을 높이고, 홍화를 재배해 맞춤형 가공식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알록달록 농산물로 작품 창작
홍화 가공해 기능성 널리 알릴 터

‘푸드아트테라피’는 천연염색서 착안
하연주 대표는 진천군 전통문화연구회장을 4년 지냈다. 지금은 도에서 6년 간 전통문화연구회 총무를 맡아 하고 있다. 전통문화연구회를 통해 지역축제에서 9년 간 찻상을 차리고, 천연염색을 배워 전문가로 거듭났다.

“100명씩 천연염색체험이 있을 때는 가스통을 트럭에 싣고 달려갔어요. 자연에서 얻은 천연의 색을 사랑하다보니 땅이 길러낸 농산물의 빛깔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사설에서 푸드아트를 배우고 미리 자격증을 따뒀죠.”

▲ 다문화가정 체험객이 만든 사과꽃게

천연염색에서 시작된 푸드아트. 하 대표는 농촌교육농장에 자연이 주는 아름다운 색을 접목한 푸드아트테라피를 프로그램에 적극 연계했다.

“천연염색에 자신있어서 교육농장을 천연염색 공방으로 구상했지만, 농촌의 풍부한 먹거리를 함께 나누고 싶어 푸드아트테라피를 중점적으로 운영하기로 마음 먹었죠.”

연주마루에서 경험할 수 있는 푸드아트테라피는 체험객들이 다양한 색을 가진 지역농산물을 재료로 저마다 모양을 내 자르고 조각해 나만의 작품을 만드는 활동이다.

“다문화가정이 푸드아트테라피를 체험했을 때가 기억에 남아요. 사과조각으로 꽃게를 표현했는데 사과껍질을 안 보이게 만든 작품을 보고 물어봤더니, 자기 고향에서는 차갑게 해서 꽃게를 하얗게 먹는대요. 체험을 하면서 고향생각을 하게 되니까 자기 속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터놓게 돼요.”

교육은 아이들에게도 인기만점이다. 아이들이 상상력을 발휘해 만든 농산물 작품은 발표시간을 통해 상상력을 자랑하면서 아이들의 창의력을 높여준다.

홍화의 이로움을 아시나요
하연주 대표는 연주마루 주변 3305㎡(1000평) 농지에 홍화를 주작목으로 재배하고 있다. 중국산이 더 많은 홍화는 기름을 짜서 마시면 몸에 좋고, 꽃을 덖어 꽃차로 마시기도 하는데, 옛날부터 홍화씨가 어르신들 사이에 특히 유명하다.

“홍화씨를 깨처럼 볶아서 꾸준히 끓여 마시면 관절염에 좋다는 소문이 있어요. 그래선지 예전부터 어르신들에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홍화는 갱년기여성에게도 좋은 성분이 들어있다고 해요. 처음에는 꽃도 색깔도 아름다워서 재배했는데 알면 알수록 사람에게 좋아서 주작목으로 재배하고 있어요.”

홍화를 가공한 식품으로는 홍화씨, 꽃차, 기름 등이 알려져 있다. 그는 몸에 좋은 홍화를 더욱 알릴 생각으로 어떻게 가공할 것인지에 대해 관련 전문가로부터 컨설팅을 받을 예정이다.

“홍화의 어린잎을 채취해 샐러드나 나물로 먹기도 하고, 장아찌를 만들기도 해요. 꽃을 우리면 색이 예쁘게 나와서 천연추출물로 떡이나 양갱에 넣어 음식의 빛깔을 먹음직스럽게 밝혀주기도 한답니다. 앞으로 홍화농사를 지으면서 홍화식혜, 홍화떡, 홍화미스트 등 홍화와 관련된 다양한 가공식품을 계속 연구하고 싶어요.”

아이들에게는 농산물을 이용한 작품 만들기를 알려주고, 자신은 홍화농사로 소비자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가공식품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하연주 대표의 앞날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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