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개선회 60년사 기록물 강원권역 수집회의 열려

▲ 홍천군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된 생활개선회 60년사 역사기록물 수집을 위한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과거 자료들을 함께 보며 즐거운 추억에 잠겼다.

농번기 탁아소·메탄가스 설치·부엌개량 등 기억 남아
앞으로의 60년 위해 도약하는 농촌중심단체 역할 다해야

지난 19일 강원도 홍천군농업기술센터에서는 생활개선회 60년사 역사기록물 자료수집을 위한 회의가 열렸다. 이번 회의에는 농촌진흥청, 강원도농업기술원, 홍천군농업기술센터,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와 강원도연합회, 농촌생활발전중앙회 관계자가 참석했다.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 김인련 회장은 “전국을 순회하며 진행된 자료수집을 통해 족히 수십 년은 된 기록들이 발견되면서 그야말로 흙 속의 진주를 찾은 것처럼 큰 희열을 느낀다”며 “과거 이곳 강원도의 다양한 사업들이 되새기고, 현재 또는 미래 다시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는다면 전혀 고생스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생활개선강원도연합회 임동숙 회장은 “젊었을 적 우리 마을에 농번기 탁아소가 있어 보모교육 후 수료증을 받았던 기억이 있어 집을 샅샅이 찾아봤지만 없었다”면서 “이제라도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지나온 60년에 얽매이지 않고 앞으로의 60년을 위해 다시 도약하는 단체로 거듭나기 위해 농촌의 중심단체로서 생활개선회가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촌진흥청 김경호 농촌지도사는 “매번 역사기록물 수집회의 때 농촌생활발전중앙회 선배들이 참석해 증언을 해주실 때마다 마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직접 목격하는 것 같다”면서 “후배의 한 사람으로서 기록물들을 모으고 역사화할 수 있어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 농촌생활발전중앙회 오승영 부회장

이날 회의에 참석한 농촌생활발전중앙회 오승영 부회장은 기억에 남는 사업으로 농번기 탁아소, 메탄가스 설치, 부엌개량 등을 꼽았다.

오 부회장은 “요즘도 애 키우기 힘들다고 아우성인데 그때는 학교 가기 전 애들을 집에 두고 부모들이 논으로 밭으로 일하러 나가는 게 보통이었다”면서 “그래서 20대 불과하던 우리 생활지도사들이 4-H 회원들을 교육시키고, 기부 받은 녹음기와 테이프로 애들과 노래하고 춤추면서 하루를 보내던 게 농번기 탁아소의 모습이었다”고 증언했다.

그리고 “생활개선회원들도 무보수로 기꺼이 탁아소 뒷바라지를 헌신적으로 해주고 전국 각지에서 장난감도 기부를 많이 받은 덕분에 원래는 8시 반에 탁아소가 시작되는데, 애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눈만 뜨면 탁아소 가자고 심지어 새벽 6시에 오히려 선생님들의 손을 붙잡았던 기억이 또렷하다”고 회상했다.

또한 “가축의 분뇨를 활용하는 메탄가스 설치작업은 돌이켜보면 여자라면 할 수 없던 일이었는데, 주민들한테 ‘똥까스 아가씨’라고 불릴 정도로 일에 몰두했었다”면서 “부엌을 입식으로 개량하는 사업의 경우 여성의 허리통증 완화, 동선 최소화를 목표로 높이와 거리를 자로 무수히 재가며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당초 목표로 정했던 것들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남성들도 부엌 출입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가사일을 분담하는 풍토도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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