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가스분석표준센터 책임연구원 정진상 박사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미세먼지는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유해물질이다. 미세먼지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발생정보를 알아보고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가스분석표준센터 책임연구원인 정진상 박사를 만났다. 

 시진핑 주석, 환경오염과의 전쟁 선포
 북경 등 대도시  가스난방·음식점 전기렌즈,
 오토바이 전동배터리 사용 강력 지도

미세먼지는 자동차 매연, 석탄 화력발전,
공장 굴뚝과 가축배설 페기물, 유기농비료,
농산폐기물 소각과정서 다량 발생

미세먼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전에 먼저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무엇을 연구하는 기관인지를 알아봤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국가의 측정표준을 담당하는 국가연구기관입니다. 쉽게 말해 시간, 무게, 온도, 길이는 물론 표준물질이 돼야 할 물질의 표준을 설정하고 그것을 국제적인 기준과 동일하게 맞추는 일을 합니다. 국제간 통용되는 표준측정법을 개발하고 표준물질을 보급하고, 교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지요. 저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가스분석표준센터 책임연구원으로 가스혼합 물질을 개발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6년 전부터는 미세먼지가 어디서 오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와 미세먼지의 크기와 농도 등 미세먼지측정방법 표준화연구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정 박사는 미세먼지는 대기 중에 떠도는 액체상태 혹은 고체상태의 입자라고 했다. 미세먼지는 자동차의 매연과 석탄이용 화력발전소, 공장굴뚝 등에서 배출된다고 했다. 그리고 농업부문에서도 가축 배설물과 유기농비료에서 미세먼지를 만드는 암모니아가스가 배출되고, 수확을 끝낸 뒤 농산폐기물 소각 과정에서도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된다고 했다.

미세먼지는 휘발성 유기화합물 가스가 반응
유기 입자로 만들어져 발생원 찾기 쉽지 않아

미세먼지는 발생원으로부터 바로 나오는 것도 있지만, 먼지형태로 바로 배출되는 것은 많지가 않다고 했다.
“초미세먼지의 60~70%는 대기 중에서 가스들이 서로 반응해서 먼지로 만들어집니다. 예를 들어 암모니아가 이산화질소와 결합해서 질산암모늄 미세먼지가 돼 사람을 괴롭힙니다. 주로 많이 발생되는 초미세먼지는 암모니아 가스와 이산화질소가 결합해 만들어지는 질산암모늄과 아황산가스와 반응해서 만들어지는 황산암모늄이죠. 휘발성유기화합물가스가 반응해서 유기입자로도 만들어지기 때문에 발생원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WHO, 미세먼지로 연 700만 명의 조기사망자 발생
초미세먼지 농도 높은 도시서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가 호흡기 질환과 암을 유발하는 위해물질이라며 2013년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이후 WHO는 미세먼지로 인해 수명이 줄어든 조기사망자가 700만 명에 이른다는 발표도 내놓았다. 최근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알츠하이머 발병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고 한다. 이처럼 미세먼지는 단순히 대기오염문제를 벗어나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를 안겨주고 있다.

“황사와 같이 큰 입자의 먼지는 들이 마시면 대부분이 기관지에 걸리거나 코에 들어가 쌓여 답답한 느낌을 주며 호흡에 지장을 줍니다. 반면 작은 입자인 초미세먼지는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까지 바로 들어가 건강에 큰 위협을 주게 되죠. 초미세먼지 중에는 물에 녹는 것과 안 녹는 것이 있는데, 물에 안 녹는 미세먼지는 폐에 쌓여 담배흡연자의 폐처럼 까맣게 되는 폐질환을 유발시킵니다. 물에 녹는 초미세먼지는 폐안 혈액에 스며든 뒤 산소공급과정에 녹아들어 혈관질환을 유발합니다. 또는 피가 진해지면서 혈류순환을 방해해 수명단축의 위험이 있습니다.”

중국의 미세먼지와 국내 배출 미세먼지 발생량
규명으로 적절한 저감정책 추진

정 박사는 정부가 연평균 미세먼지농도 경감을 위한 획기적이고 근원적인 대책을 과감히 펼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미세먼지 고농도 발생기간에 적절한 비상저감조치를 취하는 투트랙 시책을 제안했다.

“이 같은 투트랙 전략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환경부가 연평균 미세먼지농도 경감을 위해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 양과 국내에서 배출원별로 발생되는 양을 면밀히 규명해 적절한 저감정책을 추진해야 합니다. 또한 미세먼지가 매우 심한 시기에는 석탄화력발전 중단, 공장가동 억제, 자동차 2부 운행 등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중국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고농도 미세먼지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날아 오는지 과학적인 시나리오를 만들어 획기적인 시책을 펼쳐야 합니다.”

베이징올림픽 계기…강력한 미세먼지 저감책 추진
암행 환경감시로 심한 경우 공장 파괴 중벌까지

정 박사는 중국정부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대회를 계기로 미세먼지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강력한 환경정책을 펴고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시진핑 주석이 환경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해 미세먼지 경감을 위한 많은 투자와 강력한 정책을 펴고 있다고 했다.

북경 등 대도시에서는 가정에서의 석탄난방을 없애고 가스난방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양꼬치 음식점에서는 화로 사용을 금지하고, 전기렌지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석탄사용이 목격되지 않을 정도의 강력한 미세먼지 저감시책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전역에서는 오토바이가 전동배터리로 운행되고 있고, 환경감시 암행감찰반을 둬 공장에서의 미세먼지 불법 배출 발각시 강력하게 제재하고 심한 경우 공장을 파괴하는 중벌로 다스리고 있다고 했다. 동북아시아 미세먼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 중국정부는 정부 및 민간에서 다양한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고도 했다.
정 박사는 지난해 텐진대학과 상하이 화동사범대학 교수진과 미세먼지 관련 공동연구를 합의하고 내년부터 수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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