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부산권역 생활개선회 역사기록물 자료수집 회의 열려

▲ 지난 16일 부산광역시농업기술센터에서는 생활개선회 60년사 역사기록물 수집을 위한 회의가 열렸다.

이익이 아닌 조직의 좋은 이미지 위해 노력했던 생활개선회
선배들의 업적을 후배로서 자료화할 수 있어 다행이라 여겨

생활개선회 60년사 역사기록물을 수집하는 작업이 전국 권역별로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부산광역시농업기술센터에서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 김인련 회장과 전현직 생활개선부산광역시연합회장, 부산시농업기술센터와 농촌진흥청, 농촌생활발전중앙회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부산권역 수집회의가 열렸다.

농촌진흥청 박수선 지도관은 “과거의 기록들에 역사라는 이름을 붙인다는 건 현재 어떤 의미를 가지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값진 이정표를 만드는 일”이라면서 이번 작업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리고 박 지도관은 “초반에는 기록물들이 많이 없어져버려 걱정이 많았는데 생활개선회원들과 선배들의 호응이 점차 높아져 소중한 자료들이 많이 발굴되고 있다”며 만족해했다.

생활개선부산광역시연합회 임영숙 前회장은 농촌진흥청이 수원에 있었을 때를 회상하며 “부산에서 수원으로 올라갈 때면 전날 밤을 새워서 일을 서둘러 마쳐야만 해서 졸다가 수원역을 지나쳐 버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이야 어디서나 알아주는 단체가 됐지만 1990년대 중반에 제가 회장으로 있을 때는 기금조성도 거의 없어 직접 판매를 통해 충당해야만 했다”면서 “그래서 생각한 게 멸치액젓을 만들어 파는 일이었는데, 한 상인이 큰 고무통에 물을 몇 리터 채운 다음 액젓을 만들면 큰 이득을 남길 수 있다고 알려줬지만 우리가 하는 일이 단순한 이익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개선회의 좋은 이미지를 위해 하는 일이었던 만큼 그 제안을 거절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하며 육체적으로 힘들었지만 지역과 여성농업인을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일해 그때는 힘든 줄도 몰랐다고 증언했다.

▲ 농업기술센터와 전현직 생활개선회원들이 모은 자료들.

이어 권소숙 前회장은 생활개선회가 일본을 통한 선진농업기술 전파에 앞장섰던 일화를 소개했다. 권 前회장은 “일본에서 우리 김치를 배우고 싶어 하는 이들을 부산으로 초청한 후, 다시 일본으로 우리가 건너가 하우스와 로컬푸드 매장을 견학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며 “당시 우리에게 생소했던 농사법과 소포장 가공기술, 체험농장 등 앞서나가던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우리 부산에서 시작했던 일이 지금은 전국으로 퍼져 대중화된 것은 생활개선회의 역할이 크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농촌생활발전중앙회 이한기 감사는 “2~3년 전부터 농촌자원사업의 역사를 자료화하는데 관심을 가지고 일해오고 있던 차에 이렇게 전국 권역별로 자료수집이 진행되고 있음에 뿌듯함을 느낀다”면서 “이곳 농업기술센터는 30년 이상 자리를 지키면서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자료들을 많이 소장하고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말하며, 사라질 뻔 했던 역사가 후손들에게 영원히 전해질 수 있도록 관계자 모두 사명감을 가지고 일해주길 부탁한다는 바람도 아울러 전했다.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 김인련 회장은 “수십 전의 사진과 자료들을 보니 과거 농촌과 도시 아이들의 키와 몸무게 차이가 많이 나 산양우유를 먹이자는 캠페인을 벌였던 적이 생각났다”면서 “지금이라도 이런 기록물을 찾아서 농촌뿐 아니라 국가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했던 생활개선회의 업적을 돌아보는데 의의가 있는 만큼, 중앙회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는 동시에 선배회원들과 담당공무원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 홍보택 사무총장은 “자료를 수집하다 보면 대동소이한 내용이 많은데, 부산은 그 당시 손으로 일일이 등사를 해가며 찍어낸 자료집들도 많이 남아있어 다시금 힘을 얻는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더 좋은 자료가 모일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생활개선부산광역시연합회 최희숙 회장은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먼지 가득한 창고를 샅샅이 뒤지며 며칠을 고생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와 선배님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면서 “예전에 차는 물론이고 대중교통도 마땅치 않았던 시절, 집에서 해온 음식을 머리에 이고 센터를 찾았던 회원들의 억척스러움이 오늘날의 영광으로 이어졌다”면서 말했다.

마지막으로 부산광역시농업기술센터 엄영달 소장은 “내년에 새로운 농업기술센터를 건립함에 따라 그간의 부산농업사를 편찬하는 작업을 준비하면서 생활개선회 자료도 많이 찾을 수 있었다”면서 “수십 년간 공직생활을 해온 저조차도 몰랐던 자료들을 보면서 후배로서 선배들의 업적을 이렇게나마 기릴 수 있게 돼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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