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생활속 발명이야기-글 왕연중·그림 김민재

생각을 바꿔 성공
이웃나라 일본에 가난한 장사꾼이 살고 있었다. 이름은 타니젠노조.
타니젠노조는 어느 극장 앞에서, ‘미카사’라는 허름한 가게를 내고 단 완두, 빙수, 찹쌀떡 등을 팔아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거의 매일 찾아오는 손님이 없자 우두커니 서서 애꿎은 하늘만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이 하루 일과였다.
가난 때문에 아들까지 양자로 보내고, 금슬이 그렇게 좋던 부부사이는 점점 금이 가기 시작했고 싸움도 잦았다.

웃음기라곤 찾아볼 수조차 없는 얼굴로 하늘만 뚫어져라 쳐다보던 타니젠노조는 어느 날 갑자기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생각으로 슬그머니 미소를 지었다.
‘궁하면 통한다고,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겠지. 반드시 뭔가 좋은 수가 있을 거야. 생각을 바꾸고 뭔가 다른 것을 궁리해보자. 찢어지게 가난하다고 마음조차 무기력하고 궁색해져서는 안 되지.’
어떻게든 가난을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살겠다는 의지로 타니젠노조는 매사에 긍정적이 됐다. 얼굴에는 억지로라도 미소를 띠고, 손님이 오면 반갑게 웃으면서 맞이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바꿔 친절하게 대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집에 사는 아주머니가 친구들을 데리고 가게에 찾아왔다. 아주머니와 그 친구들은 단 완두와 찹쌀떡을 만들 때 사용하는 팥소를 주문해 잘 비빈 다음에 맛있게 먹고 갔다. 어떤 아주머니는 맛있다며 포장까지 해갔다. 오랜만에 활기가 넘친 하루였다.

단 완두에 팥소 더해 비벼
그날 밤, 타니젠노조는 또 하늘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순간 낮에 완두에다 팥소를 비벼 넣어 맛있게 먹고 있던 이웃집 아주머니의 얼굴표정이 떠올랐다.
타니젠노조는 당장에 단 완두에다 팥소를 비벼 직접 먹어봤다. 맛이 일품이었다. 지금까지 먹어본 음식 중에 가장 맛이 있었다. 다음날, 타니젠노조는 가게 문에 커다란 종이를 붙였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명한 팥소가 든 완두 판매!’

길을 지나던 사람들이 흘끔거리며 그 글귀를 보고 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가게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했다. 가게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주로 여학생이나 가정주부 등 여자들이었다. 말 많은 여자들을 통해 소문은 입에서 입으로 퍼졌다. 드디어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먹기 위해 타니젠노조의 가게로 몰려들었다.

“완두 단팥죽 한 그릇!”
팥소가 든 단 완두는 어느 사이 사람들이 부르기 좋은 ‘완두 단팥죽’으로 바뀌어 있었다. 파리만 날리던 가게 미카사는 어느 사이 미카사회관이 됐고, 일본에서 크게 이름을 떨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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