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이광석 원장

4대 전략과 23개 실행계획 세워 적극 추진할 터
탐나 감자 비롯해 제주농업 신성장동력에 포커스
제주여성 DNA 이어받은 생활개선회, 적극 지원

삼다(三多)의 섬 제주의 농업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그 중심에 지난 1월 취임한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이광석 원장이 있다. 취임사에서 ‘제주형 종자산업’ 육성을 비롯해 다양한 기술 보급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이 원장은 감귤산업 도약, 아열대 과수 선도, 월동채소의 안정적 공급, 관광산업과 연계한 6차 산업 활성, 청정농산물 생산 지원으로 타도와 차별화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이 원장으로부터 상세한 제주농정에 대해 들어봤다.

▲ 이광석 원장은 제주농업의 청정제주의 장점을 극대화한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적극 힘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농민들에 큰 영향을 미치는 PLS 시행이 6개월 남았다. 제주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우리 기술원은 PLS 시행에 대비해 농업인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영농교육 시 농약안전사용 교육을 반드시 실시하고 있으며, 문자메시지, 현수막, 영농정보지 등을 통해 적극 홍보하고 있다. 아직 등록이 완료되지 않는 소면적 재배작물의 경우 신속히 직권 등록할 수 있도록 농촌진흥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고, 월동 채소류의 경우 올해 생산품목(내년 출하)은 적용 유예를 건의한 바 있다. 물론 내년 시행에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농업기술원 전 직원과 함께 농가지도와 홍보에 애쓰고 있다.

-제주농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중점계획과 방향은?
올해 기술원은 ‘행복과 희망을 주는 창의 농정 구현’이라는 비전을 내걸고 ▲경쟁력 강화 기술개발 ▲새로운 농가 소득원 발굴 ▲제주형 종자산업 육성 ▲농업인 역량강화 등의 4대 전략과 23개 실행계획을 설정해 추진하고 있다. 우선 고부가가치인 제주형 종자산업 육성을 위해 품종보호등록 15건, 품종보호출원 4건 등 총 19품종을 육성해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그 중 극조생 양파 ‘싱싱볼’은 NH종묘와 통상실시해 수입산 종자가격의 60% 수준에 공급하고 있다.

국산 품종 점유율이 제로인 브로콜리 종자의 국산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뉴탐라그린’을 품종 보호출원했고, 제주마늘 ‘대사니’는 현재 주품종인 남도마늘에 비해 큰 쪽 발생비율이 높고, 수량도 18% 많은 장점을 갖고 있어 2022년부터 매년 2억1600만 개를 공급한다. ‘탐나’ 감자는 병해충에 강하고 뛰어난 맛과 상품성을 가져 월동채소를 대체하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탐나’ 감자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수출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 감자 재배면적이 10년 전에 비해 40% 넘게 감소했다. 이는 일본의 대지품종이 맛이 없고 더뎅이병 등 병해충에 약하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는 2005년 6174ha에서 2016년 1636ha로 크게 줄어들면서 월동 채소류를 크게 증가해 수급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맛이 좋고, 가공하기 쉬우면서 더뎅이병에 강한 품종 ‘탐나’를 개발해 2016년 품종특허등록, 2017년 품종보호등록을 마쳤다. 지난해 봄감자로 출하돼 첫 경매에서 전국 최고가 32200원(20kg)를 기록함으로써 그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았다.

탐나는 해외에서도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감자 골든씨드 프로젝트 일환으로 카자흐스탄에서 실증시험을 통해 현지 품종보다 수량은 60% 가량 월등히 많았다. 내년부터는 카자흐스탄을 포함해 중앙아시아에 품종보호등록을 완료하고, 3g 미만의 종서를 이용해 현지 합작회사에서 증식 후 2020년부터 종자회사 또는 농가에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6차 산업은 섬세하고 창조적인 여성농업인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관련 육성책은?
제주는 6차 산업 활성을 위해 2개의 협의체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제주도 37개 농촌교육농장이 참여하고 있는 농촌교육농장 협의체는 월1회 지속적인 과제모임으로 급변하는 트렌드의 흐름을 파악하고 소비자 요구에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 수제품 생산 농업인들의 공동홍보와 판매를 지원하기 위해 개발한 공동브랜드 ‘수다뜰’은 지난해 협의체가 영농조합법인으로 출범해 농가의 소규모 사업장이 6차 산업화로 청정 제주의 가치는 지키면서 농가소득 증대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수다뜰 협의체는 대도시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해 서울고속터미널에서 ‘제주어멍들의 수다’행사를 가진 바 있으며, 올해도 7월9일부터 14일까지 행사를 진행한다.

그리고 올해부터 농업인과 소비자간 상호이익과 우수 농식품 홍보를 위해 매월 넷째 주 토요일에 농가 수제 가공품 판매를 위해 ‘제주어멍아방 토요마켓’을 정기적으로 운영한다.

-농촌의 주체로 활력을 불어넣고 여성농업인의 대표조직인 생활개선 육성 방안을 소개해 달라.
제주의 여성농업인 단체 회원은 약 4000여 명으로 그중 절반이 넘는 2300여 명이 생활개선회원이다. 단순히 회원 수뿐만 아니라 기술원에서 진행하는 각종 교육과 행사에도 높은 참석률을 보이는 단결력이 뛰어난 단체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제주의 생명산업인 감귤의 간벌과 열매솎기, 수눌음(제주 고유의 노동협동방식)을 전개해 고품질 농산물 생산과 다양한 가공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이들이 바로 생활개선회원들이다.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생활개선회의 성과를 수집하고 분석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8월에 기념행사와 농촌활력화 대회를 성대하게 치를 계획이다. 자체적으로 60년 활동사를 발간하고, 아울러 미래비전도 선포하는 등 생활개선회원들의 자긍심을 높여 농촌 삶의 질 향상에 앞장설 수 있는 단체가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또한 한 가정의 경영책임자이자 지역문화의 전수자, 여성리더로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선진의식 함양 워크숍, 리더양성 교육, 농작업환경 개선과 건강관리 등의 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농촌여성신문 독자를 위해 당부와 격려의 말씀 부탁한다.
이제 농업과 농촌의 발전에 있어 여성농업인의 역할이 막중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 것이다. 특히 강인한 제주여성의 DNA를 이어받은 생활개선회원들은 지역의 전통문화의 맥을 잇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경영주로서 그 역할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가사와 영농으로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언제나 배움과 실천을 통해 농업·농촌의 변화를 주도해 왔음에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도 행복한 농촌 만들기로 삶의 질을 높이고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는 활동을 부탁한다. 농촌여성신문도 전문적이고 알찬 내용들을 제공해 여성농업인들이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장이 되도록 협조 바란다. 우리 농업기술원도 현장의 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어려운 여건을 헤쳐 나갈 수 있는 핵심조직으로 역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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