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 허종민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소장

▲ 허종민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소장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육사 선생의 ‘청포도’라는 시가 생각나는 칠월이다. 학창시절 누구나 한 번쯤 외우고 읊조렸던 시 덕분에 칠월은 왠지 청포도를 먹어야만 할 것 같다. 그래서 청포도를 보면 덥석 사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실 제주는 마땅한 여름과일이 없다. 하우스감귤이 있긴 하지만 값도 만만치 않아 특별한 날에나 맛볼 수 있다. 그런데 몇 해 전부터 풋귤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열매솎기 한 것을 활용하고자 시작한 풋귤의 상큼한 맛이 소비자의 입맛에 맞아 많이 찾고 있는 것 같다.
감귤연구소에서 발표한 ‘온주밀감 완숙과와 미숙과 추출물의 성분분석’ 보고서에 의하면 풋귤은 노화예방, 스트레스 해소, 소화기능에 도움을 주는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완숙과보다 2배 이상 높다. 그리고 이 성분은 과육 부분 보다는 껍질 부분에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의외로 건강음료를 많이 찾는다. 쌉쌀하면서 상큼한 자몽이 인기가 있는 이유가 건강에 도움을 줄 것 같아서라고 한다. 그렇게 본다면 풋귤이야 말로 건강음료가 아닐까 한다. 우선은 청정 제주가 만들어냈다는 것, 농약잔류 검사를 받아서 출하됐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몸에 유익한 성분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 풋귤 출하기간은 8월15일부터 9월15일까지 가능하며 총 1천 톤을 출하할 계획이다. 물론 출하농장으로 사전 지정을 받은 농가에 한해서다. 서귀포농업기술센터에서는 8월17일과 18일 이틀 동안 풋귤청 담그기 행사를 할 예정이다. 감귤 주산지인 서귀포에 걸맞게 자가생산 풋귤 2㎏을 가져오면 현장에서 직접 썰어 꿀과 설탕을 재워서 가공해 갈 수 있다. 물론 풋귤이 없으면 현장에서 구입도 가능하다. 이렇게 가공한 풋귤청은 6개월 후 먹을 수 있는데, 겨울에는 따뜻한 차로, 여름에는 시원한 에이드로 즐길 수 있다. 또 고춧가루, 양파, 마늘, 생강, 풋귤청을 넣고 양념장을 만들 수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에서는 농가에게는 풋귤 안정생산을, 소비자에게는 활용법을 보급해 소비확대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이번 기회에 건강을 챙길 풋귤청을 손쉽게 담그기를 적극 추천한다. 그래서 제주도 모든 가정에 풋귤 항아리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 대신 풋귤향으로 가득해지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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