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전 세계적으로 신종플루가 발생해 인류의 건강을 위협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신종플루의 치료제인 타미플루는 중국 토착 식물인 향신료 ‘스타 아니스’(팔각)의 열매가 주원료로 한 때 신종플루가 대유행하던 시기에는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고 한다. 동식물 유전자원에서 유래한 식의약 소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됐었다.

다음달 18일부터 ‘유전자원의 접근·이용 및 공유에 관한 법률’(이하 유전자원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유전자원법은 나고야의정서의 국내 이행을 위해 마련된 법이다. 나고야의정서는 외국의 유전자원을 이용해 의약품, 화장품 등을 개발하는 경우, 유전자원 제공국 정부에 미리 통보해 승인을 받고, 이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을 공정하게 나눌 것을 규정한 국제협약이다. 2018년 5월 기준으로 유전자원의 접근과 이익공유 관련 법령을 제정한 국가는 중국, 일본, 네덜란드 등 총 69개국에 달한다. 자국의 유전자원 보호와 이익 공유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뒤늦게 우리나라도 나고야의정서 당사국 지위를 확보함에 따라 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우리 토종자원에 대한 기능성 연구와 이를 활용한 식의약 소재 개발에 관심을 갖고 박차를 가해야 한다. 현재 환경부와 농식품부, 복지부, 해수부, 과기부, 산업부 등에서 다양한 유전자원을 관리·점검하고 있다. 자원빈국인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유전자원이야말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블루오션 분야다. 잠들어있는 유전자원을 깨워 총성 없는 전쟁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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