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는 나이만큼 키워온 두 마리의 개가 있다.’고 한다. 그 개의 이름은 ‘편견’과 ‘선입견’이다. 우스개 같은 말이지만 집단이나 사회에 속하는 다수의 사람들에게 울타리 쳐진 뿌리 깊은 나쁜 감정이나 바꾸기 어려운 비호의적인 태도나 신념을 편견(偏見)이라 한다. 하퍼 리(Harper Lee)가 쓴 ‘앵무새 죽이기’라는 책은 미국사회의 흑인 인종차별을 다룬 소설로 편견이 가져온 사회적 갈등을 정의와 양심으로 극복해가는 내용을 다룬 소설이다.

1930년대 미국남부의 한 마을에 흑인남자가 백인여성을 강간했다는 누명을 쓰고 법정에 서게 된다. 당시 미국사회는 검사도 판사도 배심원도 모두 백인이며 이 흑인청년을 구해줄 변호사도 없는 실정이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스카웃의 아빠이자 백인 변호사인 ‘애티커스 핀치’가 정의를 위해 흑인청년의 변호를 맡게 된다. 소설 속에 “앵무새는 사람들을 위해 노래만 불러주지~그래서 죄 없는 앵무새(무고한 사람을 상징)를 죽이는 것은 죄가 되는 거야”라는 내용이 나온다. 주인공 스카웃은 인종차별로 무고한 흑인청년이 죄를 받게 되는 당시의 사회적 편견을 순진한 어린이의 눈으로 바라보며 정의와 양심을 배워가게 된다.

소설 중에 “언젠가 상대방의 입장이 돼 보지 않고서는 그 사람을 참말로 이해할 수 없다”라는 말은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지금 우리 사회는 흑백논리, 지역갈등, 편견으로 가득 찬 혼탁한 사회로 치닫고 있다. ‘앵무새 죽이기’는 편견과 갈등해소를 위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는 깊은 교훈을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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