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나무의 에이즈라고 불리는 ‘과수화상병’이 과수 주산지역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어 농가와 관계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과수화상병은 2015년 경기 안성, 충남 천안, 충북 제천 등에서 발생해 특히 사과농가에 큰 피해를 줬다. 발생농가와 피해면적을 보면, 2015년 43개 농가 42.9㏊, 2016년 17개 농가 15.1㏊, 2017년 33개 농가 22.7㏊였고, 올해 20일 현재, 안성과 천안, 제천지역 18개 농가 15.2㏊에서 화상병이 발생했다. 특히 강원도 평창에서도 첫 발생이 보고됐다.

과수화상병이 치명적인 것은 치료약이 아직 없다는 것이다. 일단 병이 발생하게 되면 병원균 확산 방지를 위해 발생지 반경 100m 이내의 나무를 뿌리째 뽑아 생석회를 처리해 매몰하는 수밖에 없다. 더구나 아직까지 과수화상병 치료약 개발에 손도 못 대고 있어 농가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지난해 과수화상병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에 손실보상금 45억 원이 지급됐고, 농진청은 올해 보상금으로 50억 원을 요구했지만 절반인 25억 원 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피해가 확산될 경우, 타 사업비 전용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인간에게 치명적인 에이즈도 아직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다. 소나무 에이즈인 재선충병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치료제 개발에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매년 치료도 못하고 사후 손실보상금으로 수십 억 원이 투입되는 지금의 상황을 언제까지 되풀이 할 수는 없다. 관계기관의 더 적극적인 치료약 개발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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