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전북 김제 금모래 마당 김연화 ․조성천 부부

▲ 마을의 이야기를 만들며 이웃 농부들의 이야기도 함께 만드는 금모래마당의 부부

지역 농부들 이야기 모으는 스토리텔링사관학교 운영

‘행복한 농사꾼’이 꿈인 귀향인 부부
마을사람들과 소통하며 농부스토리 함께 만들어

김제 농부들의 공간인 금모래마당의 스토리텔링사관학교를 운영하는 김연화․ 조성천 부부는 10년 전 “고향 김제에 예전에 없던 곳을 만들자”고 결심하며 들어온 귀농인 부부다.

조성천 씨는 서울에서 잘 나가는 건설회사 임원에서 퇴직한 후 그동안의 사회 경험과 많은 노하우, 게다가 그간 모은 전 재산까지 몽땅 쏟아 제 2의 인생을 고향에서 재미있고 보람차게 만들고 있다.

“고향마을에서 자연에다가 그림을 그리듯 예쁘고 멋지게 살고 싶었어요.”자연이 도화지고 농사가 그림이었다. 농사가 좀 막막했지만 어린시절 경험과 김제시농업기술센터, 그리고 주변사람들의 도움이 큰 힘이 됐다. 김제의 주요 농산물인 보리농사와 쌀농사를 지었고 호박과 생강 등도 함께 재배했다.

“농산물 과잉생산의 시대라 애써 농사지어도 제 값을 받지 못하면 속상하고...그렇다고 마냥 시세가 좋을 때까지 저장했다가 값 좋을 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그래서 가공공장 설립을 계획했다. 조성천 씨는 건축 비용 절감을 위해 직접 포클레인 운전을 배우고 땅을 골랐다. 본업이던 건축기사의 재능과 실력도 십분 발휘해 주변 경관과 어울릴 수 있게 아담한 공장과 농촌체험이 가능한 공간도 마련했다.

▲ 행복을 빌며 만든 다양한 조청은 주로 직거래로 판매된다.
직접 재배한 김제산 농산물로
명품조청 생산

이렇게 부부가 가꾼 금모래마당에선 다양한 종류의 조청을 만든다. 직접 재배한 보리와 쌀을 원료로 천연의 단맛을 내는 명품 조청을 생산한다. 엿기름에 사용하는 겉보리와 쌀 외에도 부재료인 도라지, 생강, 단호박 등도 모두 직접 재배한 100% 우리농산물만을 사용한다.

이곳 생산품은 소포장과 아름다운 포장 디자인이 무기다. 여느 농가에서 생산하는 조청과는 좀 차별화시켜 포장과 디자인에도 세심히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마시는 조청, 짜먹는 조청 등 상품의 편리성에도 아이디어를 더했다.

“우리 농산물을 이용해 정성을 다해 만드는 것은 다른 농가들도 별반 다를 것 없지만 조청은 귀한 선물용으로 많이 판매되기에 포장이 예뻐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조청 상표도 행복한 생산자가 만드니 소비자 역시 행복하게 먹었으면 하는 의미에서 ‘랄랄락 조청’이라 지었다. 부부의 즐거운 농촌생활의 기운이 제품에도 고스란히 담겼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 제품은 2014년 전라북도 농식품가공 콘테스트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매출은 7천만 원. 부부가 들인 많은 노력에 비해서는 미비한 수준이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이 이곳을 직접 방문하거나 김제의 지평선 축제동안 직거래로 이룬 성과라 의미가 있다.

     
 
스토리텔링사관학교 설립
고향 마을사람들과의 소통의 창구로

부부는 농사짓고, 조청을 만드는 것 외에 처음 생각처럼 고향 마을사람들과 함께 더 즐거운 일을 만들었으면 했다.

▲ 귀향한 부부가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김제 금모래마당 전경

“서울에서 열심히 일만했는데 고향에서는 좀 더 마을 사람들과 어울려 살고 싶고 보람된 일을 하고 싶었죠.”늦은 나이지만 부부는 SNS 활동을 시작했고 라이브 방송 하는 법도 배웠다. 사진도 열심히 배워 사소한 농촌 풍경과 금모래 마당 행사라도 기록하며 즐기다보니 어느새 실력이 늘어 주위에서 전문가 수준을 뺨친다는 소리도 듣게 됐다.

“마을 농부들의 얘기 하나하나에 귀 기울여 보고 그들의 스토리를 모아보자”이야기농업연구소 안병권 소장과 의기투합해 금모래마당 체험관에 스토리텔링사관학교를 운영하게 된 이유다. 김제 농부들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들기 위해 각각의 자료를 만들고, 그들의 생산물에 스토리를 입혔더니 김제 농업역사까지 축적됐다. 마을 사람들도 하나둘씩 그들의 얘기에 재미를 느끼고 함께 어울리며 교육 받고 소통하는 공간이 되니 김제의 특별한 공간이 되고 의미있는 작업이 됐다.

부부는 ‘행복한 농사꾼’을 꿈꾼다. 금모래마당에서 고향의 사람들과 함께 어울림이 있는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냥 최선을 다행 열심히 즐겁게 고향마을에서 살고 싶습니다. 또 이곳에서 얻은 기쁨을 주위 분들과 함께 나눌 수 있으면 더 좋겠지요.”

소소한 행복도 나누면 더 커진다는 것을 실감한다는 부부의 행복한 웃음이 넘쳐나는 금모래마당 이야기가 아름답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