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농생명 포럼서 남북 농축산 협력방안 논의

▲ 지난 15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서는 (사)굿파머스 주최로 한반도 농생명 포럼이 열려 남북농업 협력증진을 위한 전문가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다국적 네트워크 통한 교류 필요성 있어
北, 자급농에서 상업영농으로 점진적 변모 중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간 세기의 만남의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최악의 전쟁 위기를 겪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 순간이었다.

지금의 평화무드를 기반으로 앞으로 활발히 이뤄질 남북 농축산 협력을 위해 사단법인 굿파머스의 주관으로 제7회 한반도 농생명 포럼이 지난 15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대강당에서 열렸다. 특히 지난 15일은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이 있은 지 18년 되는 날이라 의미를 더했다.

사단법인 굿파머스 장경국 회장은 인사말에서 “올해 들어 남북 화해분위기가 급진전됐지만 지난 몇 주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기대감과 실망감이 교차됐다”면서, “남북 농축산 협력은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믿음으로 우리 포럼을 통해 평화협력 조성에 일조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설훈 위원은 축사에서 “그간 어려웠던 대북관계가 재개하는 시점에 굿파머스의 대활약이 기대된다”면서, “특히 지금이야말로 농업분야의 교류가 필요한 시점이고, 남북이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굿파머스와 같은 민간단체가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탈북하기 전, 평안남도 평성시 축산담당 공무원으로 일한 굿파머스 연구소 조충희 연구원은 남북 축산협력의 현실적 관제와 실행방안에 관해 발표했다.

▲ 굿파머스 연구소 조충희 연구원

조 연구원은 “남북 축산분야 협력의 시작은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양돈 500두 규모의 강원도 고성군의 양돈 국영농장, 양돈 250두 규모의 개성시 송도협동농장, 젖소 200두 규모의 강동군 구빈협동농장, 북한 축산업 자립을 위해 남한의 사료원료와 북한의 광물자원을 맞교환한 남포시 사료공장 등이 조성됐다”면서, “하지만 지난 남북협력은 단순한 지원에만 머물러, 재원·기술·마켓·경영합리화 등 다방면적 교류가 이뤄지지 못해 분산적으로 진행되는 한계가 노출돼 앞으로 NGO단체와 기업이 참여하는 ‘농축산개발협력 협회’와 같은 다국적 네트워크를 만들어 교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북한학 박사인 농민신문 김소영 기자는 북한이탈주민 50명의 심층면접을 바탕으로 북한농업의 시장화에 대해 발표했다.

김 박사는 “북한 농업은 점진적이지만 영세자급농에서 상업영농으로 변모 중이고, 도시-농촌 연계가 국가에서 시장 매개로 변화하고 있는 게 요즘 특징”이라면서, “농산물 소비재시장의 先성장, 곡물→고기→과일시장으로 순차적인 발달, 시장 연계활동의 기회 차이에 따른 농촌 간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같은 시장화의 촉진요인은 계획경제 약화, 중국과 교역 확대, 시장화 진전에 따른 구매력 향상, 교통과 통신 발달, 영농의욕 증가, 김정은 위원장의 시장 활용 강조 등”이라고 언급한 반면, “제약요인으로는 시장의 낮은 제도수준, 농업부문 계획화를 유지하려는 당국, 과도한 조세·준조세, 농업 연관산업의 전반적 파괴, 시장 수익을 편취하려는 국가 행태 등”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을 개최한 굿파머스는 농업분야 전문지식과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도상국과 국내외 가난과 굶주림, 질병 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빈곤층의 자활과 자립을 돕기 위해 농업개발 협력지원사업과 봉사활동을 하는 순수민간단체다.

그동안 미얀마, 부르키나파소, 방글라데시, 우간다, 캄보디아 등에서 사업을 펼쳤다. 그리고 한반도 협력증진을 위해 한반도 농생명 포럼, 대학·대학원생 대상의 한반도 농생명 공모전, 가정 단위 소규모 농장 지원, 각계각층 시민을 대상으로 한 한반도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어 작금의 한반도 평화무드에 따른 농업협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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