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서울대․산청농업기술센터․당진낙협과 공동연구

한우-체중․알파토코페롤 함량↑...젖소-우유 생산량․임신율 우수

▲ 섬유질배합사료를 먹고 있는 한우(기사 안 특정내용과 무관함)

국내 쌀 수급 안정과 조사료 자급률 향상을 위한 방안으로 사료용 벼 재배면적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실제 사료용 벼가 가축의 생산성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농촌진흥청은 국내 최초로 서울대 국제농업기술대학원 김종근 교수 팀-산청군기술센터,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김현진 박사-당진낙협과 공동으로 진행한 한우와 젖소의 사료용 벼 급여 사육시험을 통해 사료용 벼의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 농진청이 개발한 사료용 벼 ‘영우’ 품종이 포함된 섬유질배합사료(TMR)를 먹였더니 수입 조사료가 포함된 사료를 먹인 대조구에 비해 한우는 체중이 5%, 일당증체량이 18% 증가했으며, 기능성분인 알파-토코페롤 함량도 1.8배 높았다. 젖소의 경우, 우유 생산량이 10%, 임신율이 17% 늘었으며, 체세포수는 27.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농가는 안심하고 사료용 벼를 재배․이용해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우 사육 시험은 약 30개월간 경남 산청의 농가에서 진행됐으며, 평균 8.5개월 된 송아지를 대조구와 급여구로 각 8두씩 나눠 체중, 일당증체량, 육질‧육량비율, 기능성분을 비교․평가했다.

그 결과, 대조구에 비해 급여구의 체중이 39㎏(726→765㎏), 일당증체량이 0.12㎏(0.66→0.78㎏) 증가했다. 1등급 이상 육질등급 비율은 급여구가 75%로 거세우 전국 평균 88.1%보다는 낮았지만, B등급 이상 육량등급의 비율은 75%로 거세우 전국 평균 65.6%보다 높았다.

채끝 부위에 함유된 기능성분인 알파-토코페롤 함량은 100g당 53.5μg으로 대조구 28.9μg보다 1.8배 높아 산화 억제로 인한 고기의 갈변화를 늦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젖소 사육시험은 약 9개월간 충남 당진낙농축협 시범농가 2개소에서 진행됐다. 젖소 54두에게 사료용 벼 ‘목양’이 4% 포함된 사료를 급여해 우유 생산량, 임신율, 체세포수를 비교․평가했다.

시험결과, 급여 전에 비해 하루 평균 우유 생산량이 2.7㎏(27.7→30.4kg), 임신율이 17%(49.7→67.1%) 증가했다. 특히 젖소의 건강상태를 알려주는 원유의 위생등급 기준인 체세포수가 평균 27.7% 감소한 149(천cell/㎖)로 나타나 1등급 우유의 체세포수 기준(20만 미만)을 충족시켰다.

사료용 벼 재배 확대는 외화 절감과 국내 조사료 자급률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한우의 경우, 하루에 두당 15㎏의 섬유질배합사료를 먹일 때 이 중 사료용 벼가 15% 포함된 섬유질배합사료로 바꿀 경우 15%에 해당하는 2.25㎏의 수입조사료를 대체할 수 있으며, 24개월 급여 시에는 1.6톤의 양을 절감할 수 있다.

2019년 논 타작물 재배 면적 목표인 5만ha에서 사료용 벼를 재배하면 약 50만 톤의 양질 조사료가 생산돼 지난해 기준, 수입되는 조사료 103만8천 톤의 48%를 대체할 수 있어 약 1700억 원의 외화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2017년 82%인 국내조사료 자급률을 91%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

농진청 중부작물과 안억근 연구사는 “이번 연구는 앞으로 사료용 벼 보급과 확대의 기반이 될 것”이라며 “쌀 수급조절 효과와 수입사료 대체를 통한 조사료 자급률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수량성, 발효적성, 간척지 적응성 등이 향상된 새로운 품종을 개발해 사료용 벼의 가치를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가축 사육시험을 통해 사료용 벼의 효용성이 인정됨에 따라 쌀 수급안정을 위한 정책과제인 ‘논 타작물재배 지원사업’의 성공적인 수행과 더불어 ‘쌀 생산조정제’의 가능성을 열 수 있게 됐다고 농진청은 평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사료용 벼는 ‘영우’, ‘목양’ 등 8개 품종으로 4300㏊의 면적에서 재배되고 있다. 특히 ‘영우’는 말렸을 때 수량(건물수량)이 많고 소화흡수율과 재배 안정성이 우수하며 로컬피드(Local Feed)로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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