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훼단체장 릴레이 인터뷰

화훼산업 발전은 비단 화훼농가의 소득 증대뿐 아니라 화훼 관련 유통을 비롯한 연관산업의 확대는 물론 국민의 정서함양과 행복증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중요하다. 우리나라 화훼산업은 부정청탁금지법 등으로 침체를 겪었지만 ‘일상생활 속의 꽃소비 문화 정착’을 목표로 화훼산업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화훼산업의 부흥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화훼관련 각 단체장들을 릴레이로 만나본다.

(사)한국화훼협회 임영호 회장

“화훼단체 뭉쳐서 한 목소리 내자” 

•화훼농가 규모화 시설현대화로 생산성 높여야
•화훼농가 경쟁력 높이고, 소비트렌드에 발맞추자

부정청탁금지법이 처음 시행돼 혼란스러울 때, 지자체나 기관들에서는 혹시 구설수에 오를까 염려돼 아예 난, 화분 등의 출입을 경비실에서부터 막은 적이 있었다. 당시 임영호 회장이 해당 기관과 지차체를 방문해 항의한 일화는 유명하다. 배달원도 난화분 수령을 거절하는 기관에 “이러시면 화훼협회장이 쫓아온다”고 말할 정도로 임 회장은 열심히 뛰어다니며 난 화분 수령을 거절 못하게 막았다.
부정청탁금지법 규정에 해당되는 사람이라도 5만 원 이하면 난 선물 등의 수령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또 aT 화훼사업센터를 비롯해 많은 화훼단체들이 함께 생활 속의 꽃문화 정착에 노력 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화훼산업은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화훼산업의 침체 원인과 앞으로의 화훼산업 발전을 위한 방향에 대해 임영호 회장의 의견을 들었다.

- 한국화훼협회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
2000여 화훼생산 농가로 구성된 한국화훼협회는 화훼농가와 더불어 실질적인 농업현장에서 문제를 함께 고민하며 농업인과 소비자를 잇는 가교 역할을 견고히 해나가는데 힘쓰고 있다. 1969년 설립돼 내년이면 50년의 역사를 맞이한다. 2000년 초반부터 전국 국화경진대회를 개최하는 등 줄곧 ‘꽃이 있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또 화훼산업의 당면 문제들을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에 정책건의를 하는 등 화훼인의 권익을 대변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나아가 화훼농업인, 각 화훼단체, 정부 기관과의 유기적 협조와 상생을 도모하며 대한민국 화훼산업 발전을 위한 자생적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 협회의 당면과제는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각종 행사와 제례 등 꽃 소비처가 의례용이 주 소비처였다. 이젠 생활 속의 꽃 소비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특히 화환 재활용은 근절돼야 한다.
분화의 경우 지자체의 도로 환경 정비 등과 지역축제 등에 꽃 소비 수요가 많다. 하지만 요즘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분화를 직접 재배하는 경우가 있어 화훼농가와의 갈등을 야기시키는 점은 우려스럽다. 지자체도 화훼농가를 배려하고 상생해야 한다.

- 화훼발전을 위한 방향을 제시한다면?
지속적 화훼산업 발전을 위해 화훼농가의 현대화, 규모화, 전문화는 필수요소라고 본다.  지금의 규모화 된 양돈농가와 같은 방향성을 화훼농가도 추구해야 한다. 처음에는 규모화가 힘들고 여기서 도태되는 농가도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어려운 화훼산업의 상황을 스스로 극복하는 맷집을 키우려면 규모화는 경영비를 절감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또한 전문성을 가진 화훼농가 육성도 필요하다. 소득이 된다면 꽃을 재배하다 좀 어려워지면 품목을 변경하고 또 시장이 좋아지면 다시 진입하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 힘들어도 버틸 자생력을 갖추려면 화훼농가의 규모화 전문화는 필수다.
정부 정책도 이에 발맞춰 10년 이상의 장기저리 융자로 현대화와 규모화를 권장 지원해야 한다. 화훼만으로도 생계가 유지될 수 있게 규모를 키워야 한다.

시장개방화로 외국산 화훼와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경쟁력 낮은 농가의 도태는 불가피한 일이다. 규모화와 전문화된 조직으로 생산과 유통을 주도해 나갈 때 수입산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국회에 계류 중인 ‘화훼산업 발전 및 화훼분야 진흥법’(이하 화훼법)의 국회통과 역시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 화훼산업의 생태계 구축을 위해선 이를 뒷받침할 법과 제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화훼산업을 미래산업으로 규정하고 첨단농업·과학기술 등 4차 산업혁명과의 상호 연계성을 찾아야 한다.

- 협회와 화훼농가의 자구 노력은?
최근의 소비트렌드를 읽고 소비변화에 맞는 품종 생산에 힘쓰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오래가는 꽃’의 생산을 향해 꽃의 품질 향상에도  노력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등에서 개발하는 신품종 육성에도 얼마든지 협업으로 현장 적용을 돕고 농가의 현실에 맞는 품종 개발에 동참하려 한다.

현재 화훼단체들의 목소리를 일원화 하고 화훼인들의 힘과 역량을 모으기 위해 13개 화훼단체로 구성된 화훼단체협의회를 설립해 곧 농식품부의 허가를 앞두고 있다.
또한 화훼협회 역시 의무자조금을 시행하거나 앞둔 백합자조금과 절화자조금의 경우처럼 분화자조금 시행을 추진 중이며 궁극적으로 전 화훼농가의 통합자조금 동참을 목표로 하고 있다.
힘을 뭉치고 통일된 목소리로 화훼산업 발전을 위해 함께 나가겠다.

 

(사)한국화원협회 문상섭 회장

▲ 화원협회는 가격표시제와 환경 오염이 없는 부자재를 사용하는 착한꽃집을 선정해 소비자와의 신뢰를 쌓고 있다.

“‘화원’의 전문성과 역할 강화돼야”

문상섭 한국화원협회장은 대구 도심에서 직접 화원을 21년째 경영 중이다. 어린 시절 담장을 빙 둘러서 꽃을 심어 가꾸던 선친의 영향을 받아 학교 실과반에서 국화를 재배한 게 꽃과 인연의 시작이다. 그후 농고를 졸업했고 원예학과 전공을 살렸다. 이런 문 회장의 요즘 가장 큰 골칫거리는 TV 등에서 광고하는 3만9000원, 4만9000원의 꽃배달 광고다. 조화나 재활용 꽃을 사용하는 이런 업체를 근절해야 하는데 공정거래위에 제소해도 ‘내돈 내고 광고 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하니 소비자의 올바른 꽃 구입 선택만을 기대해야 할 형편이다.

•도매시장 출입증제도로 외국처럼 도소매 분리 필요
•착한꽃집 확대로 소비자와의 신뢰 구축 나서

- 한국화원협회 소개와 요즘 화원의 현황은?
한국화원협회는 전국 1500여 개의 화원을 경영하는 회원사로 구성돼 있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꽃집은 유망업종이었고, 건물의 코너나 길가 좋은 위치에 자리했지만 이제 화원들이 점점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 화원협회의 역할은?
1500여 개 화원들의 이익을 대변한다. 요즘 화원들은 저가 화환 광고로 인한 매출 감소로 경영이 악화되고 있다. 게다가 화원의 수익 구조는 다른 업종에 비해 열악한 형편이다.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으로 화원경영이 어렵다.  화원은 생계형 소상공인 적합업종으로 경영주를 비롯해 1~2명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협회에서는 우리나라 화훼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회원사에 대한 화훼관련교육과 경영개선 교육을 하고 있다. 또 정부 지원사업으로 학교텃밭 가꾸기에도 동참하고 있다.

- 현장에서 느끼는 화훼산업이 어려워진 이유는?
화훼산업은 그 나라 문화의 척도가 된다.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꽃 문화가 그저 단순한 소비성 문화로 인식돼 왔다. 경조사나 행사 위주의 꽃 소비문화로 발전해 왔기 때문이다. 
또한 화훼산업의 통계가 불투명한 점도 지적하고 싶다. 정확한 화훼산업 통계 시스템의 부재가 가장 큰 문제다. 국내 화훼 유통체계와 화훼산업 정책을 리드하는 컨트롤타워도 미비하고 전문성이 확보돼 있지 않다. 이 모두가 화훼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미흡한 것이 아닌가 싶어 아쉽다.


- 화원 활성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은 무엇?
무엇보다 꽃 판매의 도소매 분리의 체계를 잡아야 한다. 꽃 도매시장 출입증을 도입해 도소매가 완전히 분리된 체계적 유통시스템을 갖춰나가야 한다.
또한 화원의 경영은 식물재배와 관리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춘 자격증을 갖춘 사람만 가능하도록 허가제를 도입했으면 한다.
지속적인 교육으로 탄탄한 화원 전문인을 양성해 소비자에게 화원에 대한 믿음과 인정을 받아야 한다. 화원 경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도, 어깨너머로 배운 지식으로 할 수 있는 게 절대 아니다. 화분관리, 병충해 관리 등 전문적 지식이 반드시 필요한 전문직임을 인식하자.

- 화원협회 자구 노력은 무엇인가?
가격표시제, 오염이 심한 부자재를 사용하지 않는 착한꽃집을 선정해 홍보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 396개 착한꽃집이 선정돼 있으며 올해 새로 100여개를 선정할 예정이다. 건전한 화환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방편으로 화환 재사용 금지에 적극 동참하고 신화환 보급과 확대에 동참하고 있는 곳을 선정한다. 
또한 협회에서는 화훼 상품개발, 경영, 마케팅, 품질관리 교육 등 회원의 역량강화 교육을 연중 실시해 화원경영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 기능 경기대회를 마련해 회원의 역량과 자부심까지 높이고 있다.

- 지속적 화훼산업 발전을 위한 방향 제시와 꽃 소비확대를 위한 제안은?
화환의 리본 하단에 제작자명, 상호, 연락처, 제작일자를 인쇄 또는 기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화환 제작 실명제가 양성화 돼야한다.
무엇보다 정부 차원의 화훼관련 홍보가 필요하다. 계절과 시기에 맞춘 식물과 꽃에 대한 정보와 기능성을 홍보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꽃과 친해지고 꽃이 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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